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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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류세 인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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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발유 가격이 7주 연속 상승세로 ℓ당 가격이 1,800원에 육박하는 등 7년 만에 최고점을 찍은 후에도 매주 기록을 경신하자, 정부가 이달 12일부터 유류세를 20% 인하했다. 유류세 인하가 소비자가격에 100% 반영되면, 휘발유는 ℓ당 164원, 경유 116원, LPG 부탄은 40원씩 인하되는 효과를 낸다.  국가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근본 재원인 세금은 통치자로서는 다다익선이겠지만, 백성들로서는 적을수록 좋다. 또, 세금을 거둔다 해도 어디에서 얼마만큼 걷는 것이 합당한가 하는 문제는 수천 년 동안 내려온 숙제인데, 우선 세금을 거둬도 세원이 고갈되지 않아야 하고, 또 백성들에게 부담이 적어야 한다. 만일 이런 과세의 기본원칙을 무시하고, 징수에만 혈안이 된다면 조세 저항을 피할 수 없어서 납세를 거부하고, 반란을 일으키는 것이 동서고금의 왕조 말기적 현상이었다.

    2020년 1월부터 코로나로 개인자영업자며 국민이 엄청 고통을 받았는데도 지난해 세수가 19조나 더 걷혔다고 하더니, 올해는 50조나 더 걷혔다고 한다. 한 개인 살림도 이런 엉터리없는 예측이 불가능한데, 한 나라의 과세행정이 이 정도라면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게다가 초과세수가 생기면 국채를 상환하는 것이 순리인데도 정부는 세수를 쓸 방안에만 집착하고 있다.

    근세에 영국 국왕은 세금를 더 걷기 위하여 제후와 신흥 지주계급에 권력의 일정부분을 양보하면서 과세 동의권을 얻은 것이 의회제도의 기원이다. 그러나 1627년 존 햄프턴은 의회의 허가를 받지 않고 과세된 국채와 선박건조세 납부를 거부했다가 찰스 1세에게 투옥됐다. 이것은 국민 저항을 촉발하여 청교도혁명으로 이어졌다. 또, 1696년 주택의 창문 수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창문세를 신설하자, 시민들은 창문을 폐쇄하거나 창문이 없는 집을 짓는 것이 유행했다. 영국을 여행할 때 런던에서 그리니치로 가는 시 외곽의 건물마다 창문을 벽돌로 막은 흔적이 뚜렷한 것이 즐비했다. 그뿐만 아니라 귀족들의 화려한 모자를 겨냥해서 ‘모자세’도 생겨났고, 미국의 독립전쟁도 설탕세. 인지세 등 과도한 식민지 과세에 대한 반발로 시작됐다.

    중국에서도 당 현종 때 안녹산의 반란 이후 세력이 커진 절도사들이 독자적으로 권력을 행사하자, 조정에서 생필품인 소금 전매제를 시행했다. 소금 1두당 10문과 소비세 100문을 합쳐서 110문에 거래되던 것이 300문으로 30배까지 오르자, 백성의 불만이 높고 소금 밀매가 성행했다. 세수가 줄어들자 조정에서는 밀매업자들을 염적(鹽賊)이라 하여 엄벌하니, 이들은 무장하여 관군에 대항한 것이 황소의 난이다. 주전충이 당을 멸망하고 후량을 세울 때는 전국 360개 주 중 고작 70여 주만 차지했다. 절도사들이 할거하여 5대 10국 시대는 더욱더 가관이었다. 주전충의 후량을 멸망시킨 후당의 이존익 시대에는 엉터리 세금징수로 백성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를 듯한 사실이 증선지의 ‘십팔사략’에서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상치우(商丘)의 지방관 조재례(趙在禮)는 탐관오리로 악명이 높았는데, 그가 전출 간다는 소식을 듣고 백성들은 “눈 속에 박혔던 못이 뽑힌 듯이 후련하다”며 좋아했다. 그러자 조재례는 조정에 유임을 청원하여 1년간 더 눌러앉아 백성 1인당 1천 전(錢)의 ‘못뽑이세’를 거둬들였다. 또, 윈난성 리장(麗江)의 지방관 장숭(張崇)은 한술 더 떴다. 탐관오리로 악명이 높은 그를 백성들은 “쌍놈”이라고 욕했는데, 그가 소환을 받고 조정에 불려가자 백성들은 “그 쌍놈 자식, 이젠 안 오겠지” 하며 기뻐했다. 하지만, 다음 해에 돌아온 장숭은 자신을 쌍놈이라고 불렀다며, ‘쌍놈세“라는 세금을 거둬들였다. 얼마 후에 장숭이 또다시 조정에 소환되자 백성들은 ”설마 이번에는 그놈이 오지 않겠지“하며 수염을 쓰다듬으며 기뻐했지만, 다시 돌아온 장승은 백성들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좋아했다며 앙심을 품고, ‘수염 쓰다듬세’를 징수했다고 한다.

    우리 헌법 38조는 `조세의 종류와 세율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였지만, 국민의 대표로 구성된 의회는 이 점에서 국민을 대표하지 못하는 불필요한 집단이다. 우선, 조세는 조세부담률이 아니라 그 세금이 어떤 명목에서 징수하며, 세율은 적정한지의 과세 적정성도 중요하다. 매달 월급을 받는 월급쟁이에게는 엄격하게 징수하여 ‘유리 지갑’이라고도 하는데, 주식. 미술품. 저작권 등 고액의 자산거래나 부유층과 고소득 자영업자 등에서는 과세 기술이 부족한지 여전히 과세 사각지대로서 형평성 문제를 일으킨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저출산 대책이랍시고 ‘싱글세’를 언급했다가 십자포화를 맞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세금이 한번 신설되면 폐지되는 경우가 없다.   1970년대 5년간 한시적 목적세로 신설된 방위세는 계속 연장되다가 정권이 바뀌면서도 폐지되지 않고, 교육세라는 이름으로 둔갑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부동산경기가 성행하여 인플레가 우려된다고 신설한 종합부동산세는 재산세 이외에 미실현 이익에 대한 이중과세이며, 과세명확성의 원칙에도 반하는 위헌설 끈질긴데도 정부는 13년 전에 설정한 면세점을 올리지 않은 채 공시가격을 인상하여 과세하는 악법 중의 악법이다. 세목도 중요하지만 세율로 중요한데, 오늘날 필수품인 자동차의 연료인 휘발유에 엄청난 유류세를 부과하는 것도 부당하고, 이미 생필품이 된지 오래인 냉장고 등에도 고율의 특별소비세를 부과하는 이유도 알 수 없다.

    사회복지가 잘된 북유럽의 조세부담률이 40%를 넘더라도 그 세금이 고스란히 국민에게 환원될 때는 조세 저항이 적지만, 휴전선을 지키는 국방비 이외에 이런저런 구실을 붙인 대북 지원금으로 빠져나가는 돈은 조세 저항을 안겨준다. 조선 시대에 전정(田政)·군정(軍政)·환정(還政) 등 삼정이 조세의 근간이었는데, 삼정 문란으로 죽은 자에게 인두세를 과세하는 백골징포(白骨徵布)· 어린아이에게도 과세하는 황구첨정(黃口簽丁) 등 백성의 고혈을 짜는 부정이 횡행했다. 동학농민혁명도 고부군수 조병갑이 만석 보를 증축하고 수세를 징수하여 착복한 것이 발단이었다. 착취에도 불구하고 마치 시혜를 베풀 듯 눈곱만큼 내린 유류세를 비롯하여 생필품에 중과세되지 않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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