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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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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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4일부터 신문과 방송은 온통 2월 26일부터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게 됐다는 뉴스였다. 2019년 말 우한(武漢)발 코로나 사태로 큰 충격에 빠진 세계는 중세 서유럽에서 농노제를 해체하고 절대적인 가톨릭 사상을 붕괴시킨 흑사병 사태를 맞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하며 보내다가 희소식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인접한 중국에서 발병한 코로나 사태에도 입국 금지를 하지 않았고, 호기롭게 마스크를 대량 지원했다가 정작 국내에 전염병이 창궐하자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다. 정부는 마스크 제조 원료조차 확보하지 못해 허둥댔던 것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6.25. 같은 전시 때나 볼 수 있던 마스크 배급제로 이른 아침부터 약국 앞에 긴 줄을 서야 했고, 설이나 추석 명절에도 부모나 가족을 뵈러 고향에도 가지 못하고 친인척의 관혼상제조차 외면한 채 5인 이상 집회를 금지해온 정부 지시를 충실하게 따랐다. 어리석은 백성들은 마스크 착용이 가장 효과적인 대처 방법이고, 정부의 지시만 일사불란하게 따르면 코로나를 퇴치하는 첩경으로 알고 길든 애완견처럼 살아왔다.

     

    사실 정부가 자랑하는 K-방역은 인간의 공동생활을 차단하는 지시를 충실하게 따르는 것을 미화시킨 것에 지나지 않았다.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연약한 존재여서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데, 공동생활의 기초인 가정과 학교가 해체되고 시장과 사회가 붕괴하여 사회적 동물인 인간을 원시적이고 개인주의적 존재로 변질시켜버렸다. 이렇게 지난 한 해 동안 5인 이상 가족 모임은 물론 자영업자는 밤 9시 영업을 제한받으며, 재난지원금이라는 기상천외의 단물을 받아먹고 고마워했다. 하지만, 카페나 음식점에서 2m 이상 거리두기를 강요받으면서도 출퇴근길에 수많은 시민이 붐비는 지하철이나 버스며 관공서의 구내식당은 괜찮다는 정부의 이중잣대에 불만 해왔다.  그런데, 더 어이없는 것은 지구 반대쪽의 시시콜콜한 일까지 시시각각으로 전해지는 세상에 정부는 왜 백신 개발이나 백신 확보에 두 손을 놓고, 1단계 2단계 조치만 남발했는지 모르겠다.

    의료계에서는 코로나 유행 초기부터 면역을 얻는 방법은 백신밖에 없다며 백신 확보에 나설 것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수수방관했다고 한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주한미군에게 모더나 백신이 도착했을 때 우리는 부러운 듯 바라보기만 했다. 하지만, 국무총리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 7월 백신 TF팀이 가동될 때 국내 확진자가 100명 정도라서 백신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았고, 미국·영국·캐나다 등 환자가 많은 나라는 다국적 제약사의 백신 개발비를 미리 댔는데, 개발비를 댄 나라와 그냥 구매하는 나라와 차등을 둘 것이기 때문에 백신 도입이 늦어진 측면이 있다”고 둘러댔다. 더욱 듣기 민망한 것은 백신 접종이 늦어지는 것은 “다른 나라의 부작용 사례를 확인한 뒤 접종하기 위해서”라고 변명한 것인데, 이 얼마나 가소로운 말인지 알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통계 사이트인 ‘아워 월드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102번째 백신 접종 국가가 됐다고 했다. OECD 37개 회원국 중 맨 꼴찌임은 당연하고, 아직 접종하지 못하는 국가는 태국, 베트남, 라오스, 필리핀 같은 동남아 국가 일부와 카자흐스탄, 아프카니스탄,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몽골, 북한 등이니 우리의 대처 능력을 짐작할만 하다. 백신 조기 확보에 성공한 이스라엘은 전 국민의 51%가 1차 접종을 마쳤고, 33%는 2차 접종까지 끝냈다고 한다. 이런 뒤늦은 처사가 참담하기만 한데, 국민 여론에 떠밀려 물량을 확보하느라 정부는 얼마나 덤터기를 썼는지 모르겠다. 또, 총리가 언급한 대로 백신마다 약효가 다르고 부작용도 염려되어서 백신 도입을 늦췄다고 했으니, 마구잡이로 물량확보가 아니라 부작용은 충분히 해소되었는지도 궁금하다.

    외국에서는 부작용을 염려하여 접종 기피 현상이 많다고 하고, 국내 한 조사에서도 백신 기피 비율이 50%에 이른다고 한다. 정부는 국민이 임의로 백신의 종류를 선택하지 못하고, 또 지정된 일자에 접종하지 않으면 그 순위를 11월쯤으로 늦추는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했지만, 이것은 국민이 제약사별 백신의 효능이 천차만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백신을 맞지 않는 사람이 많을수록 우리 사회에서 백신 접종 효과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설령, 백신을 2회 접종하여 전 국민이 공포에서 해방된다고 해도 지구촌 시대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면 위험은 그대로 존재하게 될 것이니, 지구촌 시민들이 일사불란하게 백신 접종 상태가 아니라면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의 회복은 요원한 일이 될 것만 같다.

    더더욱 몇몇 외국 제약사의 독과점 생산에 덤터기 써서 과연 얼마만큼의 외화가 빠져나가고, 그동안 몇 차례에 뿌려진 재난지원금의 재원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에서 미국 달러를 마구 찍어 낼 수도 없으니, 경기가 침체에 빠지고 일자리가 사라진 상황에서도 이런저런 명목의 세금과 많이 늘어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일찍이 프랑스 사회학자 다비드 에밀 뒤르켐(David Émile Durkheim: 1858~ 1917)은 그의 저서 “자살론”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규제하는 사회적 기준이 붕괴하여 나타나는 자살의 형태를 아노미(Anomie)라고 정의했는데, 개인이나 사회의 가치관 등이 무너지면서 한 사회체제가 공통의 가치관이 더 이상 이해되거나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사회 구성원들은 무기력, 목적의식의 결여 등을 경험하게 된다. 4.19나 5·16쿠데타처럼 기존 체제를 급격하게 변질시킨 혁명도 마찬가지이지만, 우리는 해방 이후 70여 년 동안 좌우 이념대립에서 남북갈등, 그리고 남남갈등으로 찢어졌다. 또, 지금 적폐 청산이라는 혁명 아닌 혁명으로 나라 전체가 큰 혼란에 빠져서 ‘너와 나’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아닌 ‘그들만의 리그’로 갈가리 찢긴 상황에서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그 액체가 우리 사회에 가득한 아노미를 녹여주는 역할을 해주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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