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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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전문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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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연말 대통령은 3개 부처 장관의 개각을 단행했다. 물론 그동안 땜질식 개각이 몇차레 있었지만, 앞으로도 4월 지방보궐 선거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몇몇 정치인 출신 장관과 장관급 참모들이 교체될 예정이다. 물론 정무직 임명 자격에 관하여는 명백한 기준이 없으로 임명은 임명권자의 재량행위라고 하겠지만, 우리 현실은 적재적소의 인물 등용이 아니라 보은인사, 코드인사 경향이 많다는 점이 아쉽다.  41.8% 지지로 당선된 대통령은 직전 대통령의 폐쇄적이고 비선 실세에 의한 권력 농단의 반작용으로 60%가 넘는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반대파와 중도 세력을 포용하려는 노력보다 지지층 결속만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1월 4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 결과는 지지율이 36.6%로 떨어졌다. 사실 지지율은 오르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지만, 이것이 정권 말기에 나타나는 레임덕 현상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소규모 조직이건 한 국가이건 조직은 인적 구성과 조직 운영에 필요한 물적 예산, 여기에 조직을 통솔하는 리더십 등 삼박자가 어우러져야 한다.

    먼저. 고위공직자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회는 국회의 대정부 견제 제도이지만, 인사청문 후 야당의 동의가 없이 장관·장관급 임명을 강행한 경우가 노무현 정부 3명, MB정부 17명, 박근혜 정부 10명이었던데 반하여, 현 정부는 12월 29일 변 장관까지 모두 26명에 이를 만큼 내로남불이다. 사실 대통령은 취임 당시 고위공직자 배제 5대 원칙을 내세울 정도로 적폐 청산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지만, 정작 총리 후보자는 위장전입, 병역면탈, 탈세, 부인 그림 강매 의혹 등으로, 공정거래위원장은 위장전입, 논문표절, 부동산 투기, 다운계약서, 겸직금지 위반, 배우자 취업 특혜 의혹 등으로, 외무부장관 후보자는 위장전입, 논문표절, 부동산 투기, 다운계약서, 자녀 이중 국적 등으로 비난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했다. 특히 무주택자에게 내 집 마련을 내세운 부동산 정책은 지난 연말까지 무려 스물세 번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지난 3년 동안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성과는 0.6% 증가에 그치고, 집값만 천정부지로 치솟아 전국 평균 52%나 올랐다고 한다. 이것은 수요와 공급의 일치점에서 가격이 결정된다는 수요공급의 원칙을 무시하고, 수요 측면에 집중한 오류에서 빚어진 것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 정책 실패나 과오에 대한 사과도 없이 장관은 다시 여의도로 갔고, 후임자는 전임 장관의 뒤를 이어 규제강화와 공공주도 공급이라는 기존 틀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소통 없이 규제 일변도로만 나가면 주거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구관이 낫다는 하소연도 들리고 있다.

    또, 법무부장관 인사도 같은 맥락이다.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세운 적폐 청산의 하나로 진행되는 검찰개혁을 추진하던 장관은 삼 년 동안 장관이 세 명이 바뀌고, 네 번째 후보자가 추천된 상황이다. 비고시 출신자로서 두 번째 법무부장관이 된 첫 번째 인물은 짝사랑하던 여인과 몰래 혼인신고를 하고 여성비하 발언 논란 등에 휩싸이자 50일 만에 자진사퇴 했고. 두 번째 인물은 청와대 참모였을 당시 독단적인 판단으로 울산시장선거에 개입한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개입인지가 아직 불분명하고, 또 자녀의 대학·대학원 입시 부정·비리 혐의로 일가족이 논란을 받다가 사직했지만, 대통령은 그를 장관에 임명했다. 그도 비난의 여론을 이겨내지 못하고 35일 만에 교체되고, 그 부부는 기소되어 부인은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최근 법정 구속되었다. 그 자신도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의 후임은 현 정부의 모체가 되는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당 대표자였다. 그녀는 탄핵 주도를 사죄하며 광주에서 서울까지 삼보일배로 추한 꼴을 보였는데, 그것이 자신의 잘못을 진솔하게 사죄하는 것이었는지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하고 현 정부의 신임을 얻기 위한 제스처였는지 정국을 크게 경색시키고 사라졌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네 번째 장관 후보자는 3선 의원으로서 지역구에서 지자체 의원과 장 후보자들로부터 공천 장사로 수억 원의 수수 혐의, 국회 폭력사건 등으로 현재 재판 중이다. 또, 국회에서 이른바 ‘앵벌이 예산 구걸’을 요구하고, 재산신고 누락, 오심 재판 등 논란이 있는 비인격적인 인물이다.

    돌아보면 국회의 행정부 견제기능인 인사청문회 제도가 통과 의례에 불과한 장식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지난 1년 내내 쟁점이 된 검찰개혁도 검찰을 ‘정치의 시녀’로 만든 당사자는 역대 대통령이다. 역대 대통령은 검찰권, 경찰권, 국세징수권, 국가정보권을 4대 권력으로 삼아 정권을 유지해왔으나, 이에 대한 진솔한 반성과 사과 없이 정치의 시녀 노릇을 한 검찰만 비난하며 개혁하겠다는 것은 이만 저만한 모순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3년 동안 실패한 정책을 궤도수정 하지 않고, 릴레이 경주처럼 주자(走者)만 바꾸는 것은 의지가 아니라 어리석거나 오기(傲氣) 정치에 지나지 않는다.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인사가 아니라 보은 인사, 회전문 인사를 지켜보는 국민은 실험대상이 아니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민주주의는 토론과 타협이며, 다수결은 차선의 원칙이라고 갈파했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토론과 타협은 없고 다수결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크게 늘었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것을 중우정치(衆愚政治)정치라고 경고했다. 이제 1년여 남은 임기나마 지나온 시간을 반추하면서 정책변화도 보여주고 탕평책을 쓸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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