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나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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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자가 이동형 사다리를 사용하다가 추락하여 사망하였는데 외상과 사인이 불분명하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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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자가 이동형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다가 추락하여 사망한 사안에서 외상이 없고 사인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고 판단한 사례(서울고등법원 2014누507**판결)

    [판례 해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규정하는 업무상 재해란 근로자가 업무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로 과학적으로 입증하기보다는 전반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인과관계를 판단해야 한다.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사업주의 관리소홀이나 시설의 결함이 다른 사유와 합쳐져서 재해가 발생했다면 업무상 재해라고 볼 수 있다.

    대상 판결은 망인이 이동형 사다리를 사용하던 중 발을 옮기다가 추락하였는데 사체를 부검하였을 때 사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당시 의무기록에는 망인이 두부에 손상을 입었으나 다른 외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목격자도 피 흘리는 모습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진술하였다.

    하지만 망인은 고령이고 당시 앓고 있는 지병이 있었으므로 사다리에서 추락한 다음 사망에 이르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재해는 업무와 재해간에 상당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업무상 재해라 할 수 있다.

    [법원 판단]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와 같은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할 것이나,

    그것은 반드시 의학적ㆍ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재해발생 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라도 간접적인 사실관계 등에 의거하여 경험법칙상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한 추론에 의하여 업무기인성을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사업주가 관리하고 있는 시설의 결함 또는 사업주의 시설관리 소홀로 인하여 재해가 발생하거나 또는 그와 같은 시설의 결함이나 관리 소홀이 다른 사유와 경합하여 재해가 발생한 때에는 피재근로자의 자해행위 등으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두10103 판결,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두19147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위 인정 사실 및 위 각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피고에게 유리한 사정이 인정된다.
    ① 망인은 이동형 사다리(A자형)의 넷째 칸(높이 120cm)에서 셋째 칸(높이 90cm)으로 발을 옮기다가 추락하였는데, 그 추락할 당시의 높이가 비교적 낮은 편이다.
    ② 망인의 경우 사체를 부검하는 방법에 의하여 사인을 규명하지 않았고, 사체검안의사 역시 사인을 알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③ 이 사건 재해 당시의 의무기록에 의하면, 망인이 두부에 손상을 입었다는 내용이나 그 밖에 다른 외상을 입었다는 기재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현장을 목격한 B 역시망인이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모습 등을 확인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④ 망인은 비교적 고령(사고 당시 67세)이고, 울혈성 심장기능 상실, 심장 떨림, 협심증 등의 심장질환을 약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앓아 왔다.
    ⑤ 피고의 자문의들과 제1심의 진료기록 감정의는 망인이 심장질환에 의하여 사다리에서 추락한 다음 사망에 이르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위 인정 사실과 위 각 증거에 갑 제18 내지 2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포함)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에서 본 피고에게 유리한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이 사건 재해는 사업주가 관리하고 있는 사다리의 결함 및 안전모 미지급으로 인하여 발생하였거나 또는 적어도 그와 같은 사다리의 결함이나 관리 소홀이 원고의 기존 심장질환과 경합하여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된다.

    ㉠ 망인은 경비원으로서 이 사건 재해 당시 이동형 사다리(또는 접이식 사다리)에서 업무를 수행 중이었는데, 그 사다리는 벌림방지 장치의 걸이 부분이 벌어지고 파손되어 사다리의 발판(3단) 양쪽이 전선으로 감겨진 상태였으므로 사업주가 관리하는 시설에 결함이 있었고, 또한 원고에게 안전모도 지급되지 않았다(이러한 사유로 사업주인C개발과 그 대표이사는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벌금형을 받았다).

    ㉡ 이 사건 재해를 조사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망인의 추락 원인으로 ⓐ 망인이 벌림방지 장치가 파손된 사다리에 올라 밸브 잠금작업을 마치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3단을 디딜 때 전선 부분을 밟아 미끄러져 추락하였을 경우와 ⓑ 사다리의 고정상태가안정적이지 못해 작업 당시의 흔들림에 의해 몸의 중심을 잃고 추락하였을 경우를 들고 있는바 , 이에 따르면 망인은 업무 수행 중 결함을 가진 사다리에서 추락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다.

    ㉢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2007년 발행한 연구결과보고서(갑 제18호증)에 의하면,2006년 산업현장에서 추락으로 재해를 입은 자가 11,687명이고, 그 중 3m 미만에서의추락으로 사망한 자가 96명에 이른다(이러한 사고의 기인물은 주로 사다리, 운송수단,기계설비 등이다). 또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2011년 발표한 ‘2010년 산업재해원인조사(업무상 사고)’에 의하면, 2010년 ~ 2012년 기인물별 추락재해 발생건수 중 높이2~3m 미만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자가 47명이고, 높이 2m 미만에서 추락하여 사망한자가 27명에 이른다. 이러한 통계의 의미는 낮은 높이에서 추락하더라도 사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 망인이 추락한 사다리 3단의 높이는 약 1m 정도에 불과하나, 미끄러지는 상황에서 사다리 발판(2단과 3단 사이)에 발이 걸려 뒤로 넘어질 때 무게중심이 머리 쪽으로급격히 쏠리면서, 자유낙하보다 빠른 속도로 머리가 먼저 지면에 부딪쳤을 가능성이있었고, 또한 망인은 60대 후반으로 20대의 운동신경 반응속도와 비교할 때 두 배 가까이 반응속도가 느리므로 낙하 시 팔을 이용하여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았다(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위 조사 참조).

    ㉤ 망인은 이 사건 재해 당시 뒤로 넘어지면서 뒷머리가 빠르게 지면을 충격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사다리 3단의 높이가 약 1m이고 망인의 키가 166cm이므로 망인의머리는 약 2m 66cm 높이에서 추락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망인은 체중이 77kg인데다가 비교적 고령인 점, 지면이 건물의 콘크리트 바닥인 점,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던 점, 목격자인 B은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조사를 받을 당시에 망인의 머리가 콘크리트바닥에 부딪쳤을 때 쾅하는 소리가 바가지가 밟아서 깨지는 소리만큼 컸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두부에 상당한 외력이 가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 비록 이 사건 재해 당시의 의무기록에 의하면 망인이 두부에 손상을 입었다는 내용이나 그 밖에 다른 외상을 입었다는 기재가 보이지 않으나, 두부 외상은 신체의 다른 부위의 외상에 비하여 사망률이 높은 질병으로서 부딪히기나 맞은 부위의 피부가 찢어지거나 혹이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외형적으로 두부 외상을 직접적으로 의심할만한 상처가 없는 경우도 흔하므로 단순히 외관만으로 손상 정도를 판단할 수 없다(갑제21, 22호증 참조).

    ㉦ 망인이 약 10년 동안 심장질환을 앓아 왔고 피고의 자문의들뿐만 아니라 제1심의 진료기록 감정의도 망인이 심장질환에 의해 사다리에서 추락한 다음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보고 있으나, 이 사건 재해 이전에도 망인에게 이 사건과 같은 심장마비 등이 발생하였다는 자료가 없고(망인의 의무기록에 ‘과거력이 없음’, ‘심정지 원인으로 비심장성’이라 기재되어 있다. 을 제3호증),

    이 사건 재해 당시의 의무기록에도 망인에게 심장마비 등이 발생하였다는 자료가 없으며, 망인이 앓아온 심장질환도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하기 수년 전부터 발생빈도가 점점 떨어지는 추세에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볼때, 사다리에 올라타 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망인에게 갑자기 심장마비 등이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쉽지 아니하고(추락이 먼저 일어나고 이로 인해 심장마비 등이 뒤따랐을 수도 있다),

    설령 심장마비 등의 증세가 먼저 나타났다 하더라도 사다리에서 뒤로넘어지는 추락사고가 없었더라면 사망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즉 심장마비 등이 먼저 발생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최소한 심장마비 등과 업무 수행중 추락으로 인한 두부 손상이 경합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경우에도 후자가 상당한 역할을 수행하였을 것으로 추단된다).

    ㉧ 이에 따라, 비록 망인의 사체검안서에 직접사인이 미상으로 기재되어 있고 부검도 유족이 원치 않아 실시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은 추락으로 인한 두부 손상에 의하여 사망한 것으로 추단된다(망인에 대한 부검이 실시되지 않았다는 사유만으로 반드시 상당인과관계의 존재가 부인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2004. 3. 26. 선고 2003두12844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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