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나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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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자의 질병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위한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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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도한 운전과 심근 경색이 인과관계가 존재하여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사례(대법원 2018두405** 판결)

    [판례 해설]

    대법원은 질병의 발생 원인이 업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며 질병의 악화 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는 평균적인 사람의 건강상태가 아닌 해당 근로자의 건강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대상판결 원고는 버스 운전기사로서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과 그에 따른 심리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고 버스 수요의 갑작스러운 증가로 사망 전날까지 휴무 없이 계속 근무하였다.

    또한 휴식 시간에도 특정한 장소 없이 차량이나 주차장에서 휴식을 하였고 휴식시간도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기간에 과도한 업무량, 스트레스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렀으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본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취소시켰다.

    [법원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유해 · 위험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 업무상 부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으로서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고, 이때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과로의 내용이 통상인이 감내하기 곤란한 정도이고 본인에게 그로 인하여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는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 경우에는 과로 이외에 달리 사망의 원인이 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드러나지 아니하는 한 업무상 과로와 신체적 요인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함이 경험칙과 논리칙에 부합한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9두164 판결,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두5794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가. 망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5. 1. 1.부터 합자회사 D의 전세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는데 2015. 6.경부터 2015. 8. 초순경까지 메르스 질병으로 행락객이 급감하여 버스 운전업무를 하지 못하다가 메르스 질병 확산이 줄어든 2015. 8. 중순경부터 다시 버스 운전업무에 종사하였다. 이후 체험학습, 관광 등의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2015. 9. 15.부터 사망 전날인 2015. 10. 3.까지 19일 동안 휴무 없이 계속 전세버스를 운전하였다.

    나. 망인은 사망 전 4주간 주당 평균 47시간 7분을 근무하였는데, 사망 전날부터 1주일간 72시간을 근무하였다. 대기시간을 제외한 실제 운전업무시간을 기준으로 할 때, 망인은 사망 2주 전부터 그전 1주일간은 23시간 31분, 사망 1주 전부터 그전 1주일간은 30시간 38분, 사망 전날부터 그전 1주일간은 38시간 25분을 각 근무하였다.

    한편, 망인은 전세버스를 운전하였던 관계로 외부관광지 등 일정하지 않은 곳에서 대기하였고, 대기한 장소에는 휴게실 등의 휴게공간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망인은 차량 또는 주차장에서 대기하여야 했다.

    다. 망인은 사망 전날인 2015. 10. 3. 10:15경부터 다음 날 01:30경까지 기존에 해오던 전세버스 운전업무가 아닌 셔틀버스 운전업무를 하였다. 위 셔틀버스 운행구간은 집중력이 요구되는 커브 구간이 있는 산지에 위치해 있고, 망인은 위 구간을 반복하여 왕복하였으며, 차량 소재지에서 셔틀버스 운행장소로의 왕복 이동시간을 포함하여 15시간 15분 동안 버스를 운전하였다.

    라. 망인은 사망 당일인 2015. 10. 4. 01:30경 위 셔틀버스 운행을 마치고 곧바로 그 버스를 운전하여 집 앞에 도착하여 버스를 그곳에 세워두고 집에 들어가 잠시 눈을 붙이다가 같은 날 07:15경 위 버스를 운전하여 08:00경 출근하여 버스를 세차하던 중08:30경 쓰러져 같은 날 09:28경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사망에 이르렀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여지가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버스 운전기사는 승객들의 안전 및 교통사고의 방지를 위하여 긴장하고 집중하여야 하므로 기본적으로 적지 않은 정신적 ·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망인은 전세버스 수요의 갑작스러운 증가로 사망 전날까지 19일 동안 휴무 없이 계속 근무하였고, 사망 전날부터 1주일간은 사망 전 4주간 주당 평균 근무시간인 47시간 7분을 크게 상회하는 72시간이나 근무하는 등으로 업무상 부담이 단기간에 급증함으로써 육체적 · 정신적 피로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나. 망인의 근무시간에 대기시간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휴게실이 아닌 차량 또는 주차장에서 대기하여야 하고, 승객들의 일정을 따르다보니 대기시간도 규칙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대기시간 전부가 온전한 휴식시간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특히 망인은 사망 전날 전세버스 운전이 아닌 셔틀버스 운전 업무를 하였는데, 위 양 업무는 운행 주기, 운행구간, 승객의 승 · 하차 빈도 등에 큰 차이가 있었을 뿐 아니라 망인이 야간근무 3시간 30분을 포함하여 15시간 넘게 운전을 하였고, 사망 당일 01:30경 귀가한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08:00경에 출근하여 버스를 세차하던 중 쓰러져 09:28경 사망에 이른 일련의 과정에 비추어 볼 때, 망인의 업무내용이나 업무강도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고 발병 당시에 업무로 인한 피로가 급격하게 누적된 상태였다고 볼 수 있다.
    라. 망인이 수행한 운전 업무 이외에 달리 사망의 원인이 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도 없으므로, 망인의 나이(61세), 흡연습관 등 망인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다른 위험인자를 고려하더라도 위와 같은 운전업무로 단기간에 가중된 과로와 스트레스가 망인의 급성심근경색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고 추단할 수 있다.

    4.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의 재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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