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권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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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유권을 먼저 이전받고, 이를 담보로 제공하여 매매대금을 납부하기로 한 약정을 어기고 다른 사람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한 매수인의 죄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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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 소유권을 이전받은 매수인이 목적물을 담보로 제공하여 매매대금을 마련해 매도인에게 제공하기로 약정하였으나 다른 용도로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더라도 배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11도32**)

    판례해설

    형법상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무엇보다 타인의 사무여야 하는바, 우리 법원은 계약에 의한 단순 채무불이행에 불과한 경우나 당사자 사이에 신임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 그리고 타인의 사무가 아니라 자신의 사무인 경우에는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한다.

    이 사안에서 피고인은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목적물을 담보로 제공하여 매매대금을 마련할 것을 조건으로 먼저 소유권을 이전받았는바, 이후 매도인과의 약정을 위반하여 다른 목적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매매대금 지급 의무는 타인의 사무가 아니라 매수인 자신의 사무이기 때문에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원판단

    일정한 신임관계의 고의적 외면에 대한 형사적 징벌을 핵심으로 하는 배임의 관점에서 보면, 부동산매매에서 매수인이 대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하여 매도인이 계약상 권리의 만족이라는 이익이 있다고 하여도 대금의 지급은 어디까지나 매수인의 법적 의무로서 행하여지는 것이고, 그 사무의 처리에 관하여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는 신임관계가 당사자 사이에 발생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그 대금의 지급은 당사자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하여 매수인에게 위탁된 매도인의 사무가 아니라 애초부터 매수인 자신의 사무라고 할 것이다.

    또한 매도인이 대금을 모두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매수인 앞으로 목적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면, 이는 법이 동시이행의 항변권 등으로 마련한 대금 수령의 보장을 매도인이 자신의 의사에 기하여 포기한 것으로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금을 받지 못하는 위험을 스스로 인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그와 같이 미리 부동산을 이전받은 매수인이 이를 담보로 제공하여 매매대금 지급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 이를 매도인에게 제공함으로써 잔금을 지급하기로 당사자 사이에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본적으로 매수인이 매매대금의 재원을 마련하는 방편에 관한 것이고, 그 성실한 이행에 의하여 매도인이 대금을 모두 받게 되는 이익을 얻는다는 것만으로 매수인이 신임관계에 기하여 매도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것이 된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비록 피고인이 이 사건 매매계약에 기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은 바로 당일 이를 담보로 제공하여 자금을 융통하였고 그 후에도 다시 같은 일이 있었다고 하여도, 또한 그 융통한 자금을 매도인 공소외 1에게 매매대금으로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이는 그러한 담보 제공 등의 행위가 피고인이 이 사건 임야를 공소외 1에게 반환할 의무를 현실적으로 부담하고 있지 아니한 상태에서 행하여진 이상 달라지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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