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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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의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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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법의 지배(Rule of law)’로 인식되고 있는 법치주의는 종래에 국왕이라는 권력자의 자의적인 지배 즉, ‘사람의 지배’에 대한 반대개념이다. 법의 지배는 의회를 무시하고 청교도 탄압하던 영국의 제임스 1세에 저항하던 명예혁명 당시 영국의회에서 에드먼드 코크(Sir Edward Coke: 1552~1634)가 ‘전통적인 마그나카르타를 비판하면서 국왕이라 할지라도 신과 법의 밑에 있다’라고 하며 확립된 개념이다. 한편, 프랑스의 루소는 민약론에서 시민이 법의 구속을 받기 위하여는 먼저 그들 스스로가 법의 제정에 참여하여야 하며, 이로써 법은 비로소 정당성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루소에게 법은 한 공동체의 일반의지를 구체화하는 것으로서 시민의 이익은 개개인의 특수이익을 종합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높은 차원에서 공익을 실현하는 방법으로 구체화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나의 공동체에서 법질서의 최고 정점은 헌법이다. 헌법은 공동체를 구성하는 인간의 생명과 자유권을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천부인권으로서 정부로부터 침해받을 수 없다는 기본권을 방어하기 위한 개념 규정에서 출발하며, 천부인권을 부정하고 ‘법에 의한 권리’라고 주장하는 법실증주의자는 공산주의자와 유사할 뿐이다. 헌법 수호자는 주권자인 국민과 수탁 기관들의 책무이다. 헌법 수호는 바로 국가의 존립과 헌법의 기본질서를 지키는 것이지만, 2차 대전 후 법치주의는 형식적 법치주의의 폐해에 대한 반성으로 실질적 법치주의 이념이 제기되는 등 크게 변모하고 있다. 실질적 법치주의는 헌법 존중, 실질적인 권력분립에 의한 견제와 균형을 중요한 요소로 하며, 권력분립의 원리 중에서도 행정권 행사의 적법성과 입법권 행사의 위헌성을 심사하고 통제하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특히 중요한 요소로 본다.

    그러나 행정권이 비대해지면서 법에 의하기만 하면 된다는 형식적 법치주의, 즉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는 다수결의 논리로 독재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법의 지배라기보다 ‘법에 의한 지배’가 판을 치고 있는 것 같다. 사유재산권을 침해하거나 미래 소유재산에 대한 제한을 두는 이른바 임대차 삼법과 일련의 부동산 관련 법률들이 국회 176석을 확보한 거대 여당이 모든 토의와 심의과정이 생략된 채 일당독재 식으로 처리한 과정이 그렇다. 무주택자에게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겠다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정책은 한 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물론 앞으로 집을 사려고 하는 무주택자 등까지 모두를 힘들게 하는 부동산 관련 법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또,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규제하는 상법, 공정거래법, 노동법 등도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로 넘겨진 상태이다. 이미 주 52시간 근무,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산업안전 강화, 화학물질 관리 및 등록 요건 강화 등도 시행됐다.

    그뿐만이 아니다. 시대가 변해서 진보좌파 세력이 정치체제에도 합법적인 조직과 선거절차를 통해서 진입한 우리의 현실은 유럽식 사회민주주의와 마찬가지로 ‘의회주의를 통한 사회주의화’를 지향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법의 지배는 더욱 변질되어 행정부에 의한 ‘하위법령에 의한 법의 지배’가 크게 난무하고 있다. 즉, 부동산 거래에서 발생하는 양도세율 수정과 집을 보유했다는 이유로 과세하는 재산세·종부세율 조정, 전·월세를 당사자 간의 자율계약에 따라 설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 개정. 목돈이 없어서 은행의 장기대출을 활용해 집을 사려는 사람들의 총소득과 부채율을 따져서 대출금을 제한하는 규제를 강화했다. 위임입법을 통해서 ‘법의 지배’는 형해화 되고, 국토는 조정지역, 비조정지역으로 난도질 당하고 풍선처럼 커지는 과세지역과 세율확대는 곧 국민을 옥죄고 가렴주구를 향한 악마의 속삭임이다.

    일찍이 1850년 프랑스의 끌로드 프레데릭 바스티아(Claude Frédéric Bastiat: 1801-1850) 는 ‘법이란 인간이 정당하게 자기를 방어할 천부의 권리(생명·자유·재산권)를 집단화시킨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재산이 소유자의 동의 없이 그리고 보상 없이 소유자로부터 그 재산을 창조하지 않은 사람에게로 이전되어 간다면 그 수단이 강제력이든 사기이든 간에 그것은 약탈이다”고 했다. 그리고 ‘합법적 약탈’을 보장해주는 ‘법의 타락’을 사회의 가장 해로운 것이라고 했다.

    또,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국가의 책임은 검찰권의 행사로 나타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오랫동안 국세청, 경찰청, 국정원 등과 함께 통치자의 4대 권력기관이라고 비판받아왔다.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전 정권의 국정원 선거 개입사건을 수사하면서 미움을 받아 좌천성 인사를 거듭하던 인물을 일약 검찰 수장으로 발탁함으로써 큰 찬사를 받았으나, 그가 정권에 충성하지 않고 국가에 충성한다며 청와대 등 국가권력 깊숙이 칼날을 내밀자 정권은 또다시 그를 성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법률상 검찰총장 2년 임기제 보장에 막히자, 직접 상급자인 법무부장관이 지휘권을 빙자하여 검찰 조직을 크게 개편하고, 또 인사 후 1년은커녕 6개월도 되지 않는 검찰 간부들 인사로 권한을 남용하여 그의 손발을 묶었다. 정치 권력을 향한 수사와 공소를 담당한 수사팀을 뿔뿔이 흩어지고, 많은 검사가 검찰을 떠남으로써 정치 권력 수사를 와해시켰다. 진정한 검찰 개혁은 검찰 인사에 대한 청와대의 영향력을 배제하는 것인데, 법의 지배는 위임입법의 남용과 권한의 남용으로 오용되고 있는 것이다. 검찰에서는 오래전부터 “검찰총장이 연이어 세 명만 직을 걸고 권력에 맞서면 검찰의 정치적 독립은 이뤄질 수 있다”는 말이 회자했지만, 우리에게 법의 지배는 아직 요원한 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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