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권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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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를 뉘우치지 않는 범인이 자수했다면 감경사유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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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인이 범죄사실을 뉘우치지 않는 경우라도 자수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형의 감경사유로 인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도21** 판결)

    판례 해설

    우리 형법에서는 죄를 범한 범인이 자수를 한 경우에는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범인이 자수를 하기는 했지만, 죄를 뉘우치지 않거나 범죄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경우에도 위와 같이 형을 감경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법원은 자수한 범인에게 형을 감경하는 이유는 그가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있음을 양형사유로 보는 것이므로, 범인의 자수가 외형상 자수일 뿐 실질적으로는 그 죄를 뉘우치지 않고 있다면 그 자수는 형의 감경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법원 판단

    형법 제52조 제1항 소정의 자수란 범인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하여 그 소추를 구하는 의사표시로서 이를 형의 감경사유로 삼는 주된 이유는 범인이 그 죄를 뉘우치고 있다는 점에 있으므로 범죄사실을 부인하거나 죄의 뉘우침이 없는 자수는 그 외형은 자수일지라도 법률상 형의 감경사유가 되는 진정한 자수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고, 또 수개의 범죄사실 중 일부에 관하여만 자수한 경우에는 그 부분 범죄사실에 대하여만 자수의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이 경찰에 자진출석한 당일 최초로 작성된 진술서와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범죄사실에 대한 조사를 받으면서 비록 ‘강간’이라는 낱말을 일부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그 전체적인 진술취지가 그 범행 당일 피해자와 간음한 장소는 이 사건 범행장소인 남부순환도로 옆 야산이 아니라 서울 신월동 소재 청기와여관이고 일시도 같은 날 06:00경이며 그것도 강제로 간음한 것은 아니라고 하여 위 범죄사실과는 전혀 다른 진술을 한 사실을 엿볼 수 있고, 그 후 경찰이나 검찰, 그리고 제1심 및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한 사실이 기록상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비록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자진출석하였다 하더라도 위 범죄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이상 이를 형법상 형의 감경사유가 되는 자수라고는 할 수 없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의 자수를 이유로 법률상 감경을 한 것은 형법상의 자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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