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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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0 부동산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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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0일 정부는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6·17·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내놓은 대책은 현 정부 출범 후 벌써 스물두 번째다. 물론 정부는 부동산대책의 발표 횟수를 부인하지만, 땜질식 처방이 쏟아졌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번 대책의 주요 내용은 2021년 5월 말부터 1년 미만 보유주택에 대한 양도세율을 현행 40%에서 70%로 올리고, 1년 이상 2년 미만 보유주택의 양도세율도 현행 기본세율(과세표준 구간별 6∼42%)에서 60%로 인상하기로 했다. 또,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때, 2주택자는 20%, 3주택 이상인 자는 30%의 양도세 중과 등 다주택자가 매매차익을 노리는 유인을 최대한 없애는 동시에 집값 상승으로 얻은 ‘불로소득’을 환수하겠다고 했다. 최초 주택구입자에게 공급물량을 5% 늘인다는 점 이외에 무주택자를 위한 대책은 없다.

    우리는 집을 거주공간으로 여기는 서양과 달리 오랫동안 소유공간으로 인식해왔다. 그 저변에는 전통적인 농경 생활을 해온 탓도 있지만, 해방 후 해외에서 귀환자들과 6· 25 때 수많은 피난민들이 ‘뭐니 뭐니 해도 집 없는 설움이 제일’이라고 할 만큼 심한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근래에는 시민들의 인식도 서구화되어 거주공간으로 여기는 경향도 많아졌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오래전부터 [일반가구수/주택 수× 100]으로 하는 ‘주택보급률’을 통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주택보급률은 2002년 6월에 100%를 넘어선 이래 2018년 말 현재 104.2%이고, [자가/주택수×100]로 산출한 자가보유율은 58%(수도권 50%, 광역시 60.4%. 도 지역 68.8%)이다. 정부는 자가보유율을 높여서 무주택자들을 없애거나 최소화하겠다고 하지만, 주택보급율과 자가보유율에는 맹점이 너무 많다.

    우선, 주택보급률의 분모가 되는 ‘일반 가구 수’에는 국내 거주 외국인 약 200만 명(약 50만 가구)의 외국인 가구와 외국인이 통계에 빠져 있다. 또, 주거실태는 단독주택 32.1%, 연립주택 2.2%, 다세대주택 9.4%, 아파트 50%, 비거주용 건물 1.6%, 주택 이외 건물 4.6%이지만, 가령 단독주택의 범주에 포함되는 다가구주택의 경우 다섯 가구가 입주했어도 소유자는 1가구이고, 실제는 5가구가 살고 있다. 또,  원룸. 오피스텔 등은 주택에 포함되지만, 이들은 대부분 교통. 직장 등으로 언제든지 다른 지역이나 도시로 옮겨갈 일시적인 거주공간일 뿐이다. 게다가 전국의 주택 약 1,800만 호 중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이 310만 호로 18%에 이르고, 그중 단독주택의 절반인 200만 호가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이다.

    이렇게 ‘질 낮은 주택’에서 자가보유율이 높아진다고 한들 삶의 질은 향상되지 않는다. 시민들은 끊임없이 더 나은 주거공간으로의 이동을 계획하는데도, 정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자가보유율을 높인다고 다주택자를 범죄자취급하고 있다. 현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주택지표는 우리 정부가 기준하고 있는 주택보급률이 아닌 ‘1,000인당 주택 수’다. 이 지표를 기준으로 환산할 때,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1,000인당 주택 수는 403호로서 OECD 37개국 중 28위에 그친다. 즉,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은 오래전부터 우리의 전세제도를 알지 못한 채 임대주택이 많은데, 1,000인당 주택 수도 500호 이상이어서 우리의 주택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알게 해준다.

    무엇보다도 주택문제는 공급과 수요측면을 함께 검토해야 하는데도, 정부는 수요측면에서 다주택자를 투기로 몰아세우고 있다.  설령  외견상 주택 수와 가구 수의 균형이 맞다고 해도 소규모나 노후 등 ‘질 낮은 주택’이 많을수록 더 넓고 쾌적한 곳으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유발되기 때문에 ‘주택의 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 주거실태조사에 의하면, 거주공간이 가구원 수보다 너무 작거나 방수가 최소 주거기준(Minimum Housing Standard)에 미달하는 가구는 120만 호로서 전체 주택 수의 6%에 달한다. 또,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이라 해도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라 넓고 편리한 아파트를 선호하고, 특히 최근에는 교통, 직장, 교육문제로 급격한 핵가족화로 1인 가구가 크게 증가한 것도 주요 원인이 되는데, 통계청은 향후 5년간 수도권에서만 60만 호의 신규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소규모 아파트나 임대주택을 많이 건설해야 한다.

    사실 정부도 그동안 혁신도시며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했지만, 신도시는 교통·교육·의료시설 등 인프라가 미비하여 실수요자들이 덜 선호하고 정부가 투기꾼으로 낙인찍고 있는 이른바 ‘가진 자’들이 좋아하는 먹잇감이 되고 있다. 이것은 재건축·재개발하더라도 입주능력이 없는 조합원들은 분양권을 처분하고, 또 다른 낙후지역으로 이사하는 것과 마찬가지 악순환의 연속이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수도권 분산정책이 필요하지만, 신도시에는 수도권에 존재하는 일자리, 고용과 교육, 여가 환경을 갖출 수 있는 도시를 조성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가시화되지 않는 한 온갖 규제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막을 수 없다. 또, 한정된 주택 수로 이른바 ‘강남 불패’ 신화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국회의장을 비롯하여 청와대비서실장 등 현 정부 고위관리들이 지역구의 주택을 처분하고, 수도권의 아파트를 고수하는 점에서 잘 알 수 있다.

    또, 단기적으로는 서민을 보호하려는 현 정부의 획기적인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가령, 집을 소유한 노부모가 은퇴 후 생활, 건강 등의 문제로 자식 집에 얹혀살게 되면 1가구 2주택이 되고, 지방의 부모가 도시에서 학교, 직장에 다니는 자녀에게 집을 마련해주거나 강북에서 강남으로 직장·교육·교통문제로 오피스텔이나 원룸을 매입하고, 맞벌이 부부가 서울과 지방에 근무하면서 작은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장만해도 다주택자라고 매도되고, 양도세·중과세로 세금폭탄을 맞게 된다. 일찍이 영국의회는 여성을 남성으로 바꾸는 것 이외에 모든 것을 정할 수 있다고 했지만, 영국의회에 못지않게 개헌 이외의 모든 것을 입법화할 수 있는 우리의 거대 여당은 국민의 실상을 파악하고 정부를 견제하기보다 보유세를 강화하고, 양도세까지 대폭 인상하는 세법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주택공급이 아니라 중과세 정책은 자칫 주택 매물을 줄여 도리어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고, 또 투기억제한다며 중과세 매달리다가 자칫 가렴주구로 격렬한 조세저항을 받게 될 염려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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