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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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종된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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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30일 개원한 21대 국회가 한 달 만인 6월 29일 원 구성을 마쳤다. 재적 300석 중 여당이 176석(여당 출신 국회의장의 탈당), 제1야당이 103석, 기타 군소정당과 무소속이 20석인 국회는 다수 정당임을 과시하는 여당이 제1야당과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되자, 본회의를 열고 여당 안대로 상임위원장 선출 표결을 시작하여 1시간 반 만에 원 구성을 마친 것이다.

    오늘날 국가는 왕조시대와 같은 국가권력의 통합은 국민을 지배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권력 혐오에서 출발하여 국가권력을 분리하되, 상호 견제와 균형으로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을 최선의 목적으로 한다. 국가권력 중 국회는 국민의 직접선거로 구성된 국민의 대표들로 구성된 단체로서 국회의 의결은 곧 국민의 의사로 간주된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원칙이지만, 그것이 만능은 아니다. 일찍이 민주주의를 꽃피운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수결 만능은 중우정치(衆愚政治)를 가져올 위험이 크다.

    사실 국회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국회의 의석수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분해왔기에 이번에도 관례에 따라 여당 11개, 제1야당 7개의 상임위원장 배분이 예상됐지만, 177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점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웠다. 여당은 건국 이래 직전 정권까지 줄 곳 야당이었다. 그런데, 여당 원내대표는 ‘그동안 과반 정당이 없었기 때문에 국회 운영을 위하여 상임위원회를 나눠 가졌지만, 이제는 절대 과반을 차지하였으므로 상임위원장 전부를 차지하고 책임 있게 운영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리에 맞다’고 주장한다. 국회는 입법부의 자율적 운영을 위하여 국회의장 등 집행부와 국회의원을 각 전문 분야로 나누어 조직한 위원회를 둔다. 국회법 제35조는 국회에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를 규정하고 있으며, 상임위원회는 국회의원이나 정부가 제출한 법률안을 본회의에 부의하기 전에 그 소관에 속하는 의안이나 청원을 심사하기 위한 상설 합의제 기관이다. 국회법 제36조는 상임위원회를, 제37조에는 18개 상임위의 역할과 임무를 규정하고 있다. 또, 제44조는 특별한 안건에 관하여 본회의 의결로 특별위원회를 둘 수 있음을 명시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설치를 규정하고 있다(제45조~제46조의3).

    그런데, 지난 6월 15일 국회는 법사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데 이어 오늘 11명의 여당 소속 상임위원장을 선출함으로써 18개 상임위원회 중 17개 상임위원장을 여당이 독차지했다. 물론, 여당 원내대표의 대야 협상 전략이라고 믿고 싶지만, ‘다수당이 국회 원 구성을 독식하는 것이 당연하며, 책임정치를 실천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칫 공산당의 일당 독주와 다를 바 없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여당은 제1야당의 참여 없이도 밤을 새워서라도 추경안을 심사하여 이번 회기인 7월 3일까지 3차 추경안을 처리하겠다고 하더니, 35조 원에 이르는 추경안을 불과 사흘 만에 심사하여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것은 국회의 능율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국회가 삼권분립상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한다는 기능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통법부(通法府)나 거수기(擧手機) 역할이라는 국회의 가장 부정적인 기능을 여실히 보여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제1야당은 국회법상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려면 먼저 상임위원을 배정해야 하는데, 아직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국회의장이 강제로 상임위를 배정한 것을 맹비난하고 있지만, 여당이 일당 독주를 하는 상황에서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다.

    오늘까지의 처사를 보면 다수당임을 내세우며 독주를 강행한 여당도 크게 위험한 결정을 했고, 여당 11석, 제1야당 7석으로 하는 여당의 협상안을 거부하고 오로지 특정 상임위원장직만을 고수한 제1야당도 명분과 실리 전부를 잃었다. 막무가내식 여당에 대응한 제1야당의 ‘전부(全部) 아니면 전무(全無)’라는 식의 대여 협상 자세는 어린애 같은 단순 사고라 하지 않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의 정치 전망을 어둡게 해주고 있다. 사실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고등수학을 공부한 사람이라고 해도 계산이 어려운 연동형 비례제라는 여당의 꼼수(?)로 만들어졌다. 이것은 1812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지사 게리(Gerry)가 공화당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변경한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의 현대판 술수로서 국회 의석비율은 177: 103이지만, 여·야당에 투표한 유권자 투표비율은 오히려 제1야당이 33.8%이고, 여당은 33.35%이었다.

    이제 오로지 의석 숫자만을 내세우며 독주를 감행하겠다는 여당과 여당을 협상과 타협으로 견제하지 못하는 야당은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여야는 부딪힐 수밖에 없고, 야당은 국민의 지지율을 믿고 국회가 아닌 거리의 집회와 시위로 나가게 되어 국정이 마비되고, 정치의 질을 크게 혼탁 시킬 것이 뻔하다. 민주주의제도를 취하면서도 후진적인 동남아와 남미국가들을 비웃었던 우리가 이제 그들보다 더 낙후되고 심지어 공산당과 들러리 정당 속에서 일당 독주를 하는 중국이나 북한과 같은 수준의 정치를 지켜보아야 한다는 현실이 서글프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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