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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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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3일 북한의 김여정이 탈북단체들의 대북 전단을 트집 잡으면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파괴를 예고하더니, 그 사흘 뒤인 6월 16일 오후 건물을 폭파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어떤 건물이며, 무엇을 해왔는가?

    북한지역인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현 정부 출범 후인 2018년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후 발표된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9월 종래 남북교류협력사무소로 쓰던 4층 건물에 설치한 것이다. 즉, 현 정부의 남북 화해의 상징이나 다를 바 없다. 공동연락사무소는 북한이 부지를 제공하고 우리가 비용을 전부 부담하여 1층은 교육장·안내실, 2층은 우리 측 사무소, 3층은 회담장, 4층은 북한 측 사무소로 사용했다. 공동연락사무소는 쌍방이 합의한 외교 공간. 교섭·연락, 당국 간 회담·협의, 민간교류 지원, 상호 방문자들의 편의 보장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긴밀한 업무수행을 위하여 24시간, 365일 운영체제였다. 주 1회 정례회의를 통해서 주요 사안도 논의했다. 우리 측에서는 행정요원 20명, 시설유지관리를 맡은 10여 명이 근무하다가 2020년 1월 30일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남북의 직원들이 모두 철수한 상황이다. 2018년부터 금년 5월까지 3년 동안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건설비와 운영비 등 총 168억8300만 원이 들었다. 이런 공동연락사무소를 북한이 일방적으로 폭파한 처사는 우리 국민의 혈세를 허공에 날려 보낸 것이자, 남북 화해를 상징하는 현 정부의 얼굴에 찬물을 뿌린 격이 아닐 수 없다.

    본래 연락사무소(liaison office)는 1961년 외교 관계에 관한 빈 협약(Vienna Convention on Diplomatic Relations)에 따라 두 나라가 수교하기 전 상대방 국가에 면책특권을 받는 외교관을 상주하며, 수교가 이루어지면 대사관으로 격상하는 전 단계 기관이다. 이런 견지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우리 정부의 진전된 대북관계를 신뢰하게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정부의 현실감 부족한 대북 정책과 원만하지 못한 대미 정책을 상징한다. 우선, 미국은 북핵 위기로 초래된 대북제재와 비핵화 진전 속도에 어긋난다며, 공동연락사무소 개소를 서두르는 우리 정부를 말렸다. 심지어 UN 제재 위반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 갈등 후 미국은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에 관하여는 사전에 미국 정부와 조율하도록 그해 10월 한미워킹그룹(South Korea-US Working Group)을 조직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아무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두 시간 만에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우리 정부는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지만, 회의는 대통령 대신 안보실장이 주재했다. 대통령은 다음 날 외교·안보 원로들과 오찬에서 “계속 인내하며 남북 관계개선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북한은 군사도발을 암시하는 등 상상을 뛰어넘는 조치를 협박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거의 종교적 수준으로 기존 대북 기조를 유지할 태세이다.

    애당초 세계 각국이 전쟁 확산을 막기 위하여 핵확산금지조약(NOT)을 체결했는데, NPT에 가입했던 북한이 탈퇴하면서 핵무기 개발을 선언하면서 세계평화를 위협했다. 그동안 세계는 북한의 NPT 복귀를 종용하며, 대체에너지 개발을 위한 수많은 물자지원을 했음에도 북한은 핵 개발 완료와 동시에 이동발사가 가능한 SLBM까지 개발한 상태이다. 아마도 미국은 북한이 SLBM 개발단계까지 이르지 않았더라면 북미대화를 하지 않고 이라크를 기습 공격하여 후세인을 처형하듯 끝냈을 것이다. 그런 북한을 두고 계속 인내하며 관계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발상은 5대 혼란을 겪으면서 전쟁을 겪었던 송 태조 조광윤이 문치주의를 채택한 이래 국방력의 쇠퇴로 거란족에게 쫓겨 강남으로 갔다가 마침내 여진족에게 두 황제가 포로가 되어 멸망한 역사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겨울부터 코로나바이러스로 경제활동이 마비된 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이제 현 정부의 최대 업적이라고 할 남북관계조차 2017년 이전으로 되돌아간 상황을 지켜보면서 ‘과연 이 나라는 안전한가’란 의문을 갖게 한다.  그런데, 국민은 북한의 도발에 위협과 공포감을 느끼고 있는데도 정부의 대북 인식은 여전하다. 고위관리들은 북한이 미·북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경제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판을 흔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여당 출신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대포로 폭파하지 않은 것이 어디냐?”고 했다. 또, 실세 여당 의원은 “이 기회에 평양과 서울에 남북대사관 역할을 할 연락사무소 2개를 두는 협상을 시작할 수도 있지 않으냐”면서,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촉구하는 등 중구난방을 보여주고 있다.

    현 정부는 북핵 위기를 남북문제가 아니라 북미의 현안으로 인식하고, 중간자 역할을 자임하는 어리석은 좌표를 세운 출발부터 잘못되었다. 우리는 바보스러울 만큼 무한정 인내심만 보여줄 것이 아니라 대북관계를 재정립하고, 자주국방을 위한 핵 개발을 선언할 때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전술핵이라도 한반도에 들여놓음으로써 힘의 균형을 갖춰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당장 5개월 앞으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다 건너 동맹국 한국의 안보 불안까지 공감하진 않는다. 게다가 그는 현 정부를 그다지 신뢰하지도 않고 있다. 과연 나라가 나를 제대로 지켜줄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나라는 출렁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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