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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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사구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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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과거를 돌아보는 것만큼 훌륭한 교과서는 없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함이지만, 인간의 어리석음이 반복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 사악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치 금방 타 죽을 운명도 모른 채 불꽃 주변을 맴도는 불나비 같은 존재가 인간인 것 같다.

    정권을 잡기 위하여 힘을 모았다가도 갈등과 질투로 확대되어 배신과 숙청을 반복하는 것은 고금의 역사에서 잘 알 수 있는데, 요즘에는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먹는다’라는 고사성어 토사구팽(兎死狗烹)이 마음 한구석에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전국시대(戰國時代)에 가장 강력하던 오와 월은 와신상담(臥薪嘗膽). 각주구검(刻舟求劍) 등 숱한 고사성어를 만들어 냈다. 월왕 구천(句踐)이 최후의 승리를 하자 20여 년 동안 그를 돕던 모사 범려(范蠡)는 상장군이 되었지만, 구천이 어려움은 같이할 수 있어도 즐거움은 함께할 인물이 못 된다는 것을 알고 제(齊)나라로 떠났다. 제나라에 간 범려는 절친했던 월나라의 대부 문종(文種)에게 편지를 보냈다.

    “하늘에 새가 다하면 좋은 활도 창고에 넣어 두게 되고,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삶겨 죽고, 적국이 망하면 모사가 죽는 법이요. 게다가 월왕 구천의 상은 목이 길고 입은 새 부리처럼 생겼는데, 이런 인물은 어려움은 함께할 수 있으나 즐거움은 함께 누릴 수 없소. 그대는 어째서 떠나지 않는 것이오?”.

    문종은 그 편지를 본 후 병을 칭하고 조회에 나가지 않자, 사람들은 문종이 반란을 일으키려 한다고 참소했다. 월왕 구천이 문종에게 칼을 주며 말했다.

    “그대가 과인에게 오나라를 치는 일곱 가지 술책을 가르쳐 주었고, 과인이 그중에 셋을 써 오나라를 멸망시켰다. 나머지 네 가지가 그대에게 있으니, 그대는 나를 위해 선왕을 따라 시험해 보라(范蠡遂去, 自齊遺大夫種書曰, 蜚鳥盡, 良弓藏. 狡兎死, 走狗烹. 越王爲人長頸鳥喙, 可與共患難, 不可與共樂. 子何不去. 種見書, 稱病不朝. 人或讒種且作亂, 越王乃賜種劍曰, 子敎寡人伐吳七術, 寡人用其三而敗吳. 其四在子, 子爲我從先王試之. 種遂自殺)” 문종은 자살하고 말았다.

    이것은 사마천의 사기(史記) 월세가(越世家)에 기록된 말로서 ‘새를 잡으면 활을 창고에 넣고(飛鳥盡弓藏)‘,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먹는다(狡兎死走狗烹)’라는 구절 중 후반부를 줄여서 토사구팽이라 하지만, 간단히 뒷글자 한 글자만 따서 ‘팽(烹)하다’ 혹은 ‘팽당하다’라고도 한다.

    역사상 군주들은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패권을 노리지만, 일단 패권을 잡은 후에는 인식이 크게 달라진다. 패자에게 그들은 예전의 동료가 아니라 잠재적 라이벌로 여기며, 자신의 권력행사에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패자들은 그들과 끝까지 권력을 공유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일단은 그들을 공신으로 우대하면서, 다른 여러 방법으로 그들을 견제하곤 했다. 이것이 비열한 정치의 생리인데, 특히 한 고조 유방이나 명 태조 주원장처럼 비천한 출신으로서 신하들에게 얕보이기 쉬운 조건을 갖고 있던 경우에는 더더욱 피해의식을 갖기 대하기 마련이었다. 한 고조와 함께 항우의 초(楚)를 패망시켰던 한왕 한신(韓信)은 진희(秦檜)와 더불어 모반을 꾀하다가 여황후와 소하(蕭何)의 계략에 넘어가 참수형을 당했다.

    “과연 사람들의 말이 맞구나.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좋은 사냥개가 삶기고, 높이 나는 새가 사라지면 좋은 활도 감춰지며, 적국이 패망하면 지략이 뛰어난 신하도 망한다더니, 이제 천하가 평정되었으니 내가 삶기는 것도 당연하겠지.(果若人言. 狡兎死良狗烹, 高鳥盡良弓藏, 敵國破謀臣亡. 天下已定, 我固當烹)” 라며 후회했다고 한다. 사기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 기록하고 있다.

    4월 총선은 촛불집회로 정권을 장악한 현 정부가 집권 2기의 안정화를 노리는 선거이다. 선거판에 뛰어든 이들은 국민과 국가를 위한다고 말하지만, 속셈은 권력을 휘두르는 맛에 취해있기 마련이다. 진보좌파의 이념으로 똘똘 뭉친 여당에 비해서 야당은 친박, 친 MB, 친황(黃) 그리고 TK, PK, 호남 등 이루다 구별할 수 없을 만큼 잡다한 이해관계로 분산되어 있어서 결과가 뻔해 보인다. 여당이 권력을 지키게 된다면 논공행상을 벌이고, 너무 웃자라는 세력을 제거하는 토사구팽을 벌이겠지만, 설령 야당이 반문(反文)의 기치 아래 단합하여 다수당을 이룬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이념으로 뭉친 것이 아닌 야합에 불과해서 서로 공과를 다투고, 또다시 주도권을 장악하려고 이합집산을 반복하며 팽당할 때에야 비로소 현실에 눈을 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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