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나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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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희롱 가해자와 피해자간에 화해를 종용한 학교교장에게 내려진 견책처분의 적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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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교장인 대상판결의 원고는 본인 학교 여교사가 같은 여성인 교무부장에게 성희롱을 당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와의 화해를 종용하고 피해자의 동의 없이 친정아버지에게 피해사실을 알리는 등의 행위를 하여 견책처분을 받자 재량권의 남용이라는 명목으로 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능동적인 업무처리 도중 발생한 과실이라 보기 어려우며 혹여 감경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징계처분 대신 불문경고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재량권의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울산지방법원 2019구합60** 판결).

    [ 판례 해설 ]

    중학교 교장의 지위에 있는 대상판결의 원고는 이 사건 여교사가 같은 여성인 교무부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사실을 피해자인 여교사의 친정아버지에게 알렸을 뿐만 아니라 가해자와의 화해를 종용하였다. 이를 사유로 견책처분을 받자 재량권의 남용에 해당한다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였다.

    어떤 징계처분을 할 것인지 여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해당한다. 다만, 징계권자가 내린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남용이라 인정되는 경우에는 해당 처분이 위법한 처분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징계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 인정하기 위해서는 징계로서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의 원인이 되는 비위사실 등 여러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이를 고려하여 징계내용이 확실히 부당하다고 인정될 수 있는 경우여야 한다.

    대상판결의 원고는 능동적인 업무처리 도중 발생한 과실이라 주장하였으나 이러한 행위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에 의하여 생긴 과실이라 보기 어려우며 혹여 감경사유가 인정된다 해도 징계처분 대신 불문경고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에게 내려진 해당처분은 적법하다 볼 수 있다.

    [ 법원 판단 ]

    1) 제1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원고는 ♠♠중학교의 교장으로서 피해자가 호소하는 성희롱 피해사실에 대해서 피해자 보호조치가 충실히 이행되면서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신속하게 사건이 해결되도록 할 학교 내 최종적인 책임자 지위에 있었던 점, ②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수개월간 지속적으로 성적으로 부당한 언행을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가해자의 접근금지 등 가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구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가 호소하는 피해의 정도가 가벼웠다고 단정하기 어려웠던 점,

    ③ 피해자는 평소 원고가 가해자를 편애한다고 여기고 있어 원고가 기본적으로 공정한 입장에 있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 역시 이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피해자는 당시 원고의 부당한 언행에 대해서도 울산광역시교육청에 고충 신고를 한 상태였다),

    ④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이 사건 성고충심의위원회가 열리기 전날에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거나 피해자의 친정아버지에게 전화를 시도하는 등 피해자가 신고한 성희롱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들을 한 점, ⑤ 원고는 이 사건 성고충심의위원회 개최 당일 피해자의 친정아버지에게 피해자가 주장하는 성희롱 피해 사실을 알리고 그에 대한 무마를 부탁하기도 하였는데, 원고로서는 설령 그 고지의 상대방이 피해자의 친정아버지라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입장에서 그러한 사실이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피해자로서는 그러한 사실이 자신의 친정아버지와 같이 자신과 가까운 친·인척에게 알려지는 것을 더욱 강하게 원하지 않았을 수 있다),

    ⑥ 원고는 이 사건 성고충심의위원회 개최가 임박한 상황에서 피해자에게 성고충심의위원회가 열리지 않기를 원하는 분명한 의사를 표현하였는데, 이는 피해자에게 심리적 압박감과 함께 좌절감 등을 느끼도록 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언행은 피해자의 동의나 양해 없이 제3자에게 관련 사실을 알리고, 묵시적으로 성희롱 사건에 대하여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화해나 합의를 종용하는 것으로서 피해자가 호소하는 성희롱 피해사실에 대해서 피해자 보호조치가 충실히 이행되면서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신속하게 사건이 해결되도록 할 책임자로서의 의무를 다 하지 못한 채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하거나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소홀히 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제1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제2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전체 교직원 교무회의에서 학부모 교육과정 설명회에 대하여 “이것도 학급 경영의 일부인데 앞으로 언젠가는 담임과 부담임 선생님들의 성과상여금 등에도 연관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는 학교 운영에 관한 최종적인 책임자의 지위에 있는 원고가 공식 회의에서 한 발언으로서 그것이 단순히 원고의 개인적인 의견을 표명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의 그와 같은 발언에 교사들이 다소 부담감과 압박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은 공식적인 교무회의 석상에서 교사들을 상대로 학부모 교육과정 설명회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그러한 발언이 강압적이거나 폭력적인 언사와 함께 행하여졌던 것으로 볼 자료도 없는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이러한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하여는 행정행위의 효력을 다투는 사람이 주장·증명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7두48956 판결 등 참조). 한편 국가공무원법 제79조, 제80조에 의하면, 징계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감봉, 견책으로 구분되는데, 그 중 견책은 ‘전과에 대하여 훈계하고 회개하게 하는 것’으로서 가장 가벼운 징계에 해당한다. 따라서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이상 견책처분보다 가벼운 어떤 징계가 있을 수 없으므로, 견책 처분을 한 것을 가지고 징계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대법원 1985. 9. 24. 선고 85누32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와 같이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이상 견책처분보다 가벼운 어떤 징계가 있을 수 없으므로, 견책처분을 한 것을 가지고 징계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제1징계사유가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2019. 3. 18. 교육부령 제1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3항 소정의 ‘성실하고 능동적인 업무처리 과정에서 과실로 생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로서 징계의 감경이 이루어져야 하고, 감경된 징계의 일환으로서 ‘불문경고’ 가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이 사건 제1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비위사실이 ‘성실하고 능동적인 업무처리 과정에서 과실로 생긴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위와 같은 감경 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징계권자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징계를 하는 대신 ‘불문경고’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 피고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명백하게 부당하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임을 주장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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