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권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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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권과 신의칙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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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서도 그 부동산의 개조에 관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후 이에 따른 공사를 시행한 자가 공사대금채권에 기초하여 낙찰자에 대하여 유치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대전고등법원 2002나54** 판결)

    판례 해설

    민사집행법상의 인수주의를 따르는 유치권은 해당 부동산이 매각될 경우 매수인이 유치권자의 피담보채권을 인수하므로 기존 담보질서를 위태롭게 한다.

    담보권의 기본적인 취지는 먼저 성립된 권리가 권리 주장에 있어서도 우선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담보권자는 자신이 담보권을 설정한 순서대로 변제를 받게 된다. 그러나 유치권은 그 성립 순서에 상관없이 사실상 우선변제를 받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처럼 유치권보다 먼저 성립한 담보권을 해치는 결과가 발생하므로 법원은 유치권의 성립 뿐만 아니라 그 주장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판단한다.

    이 사건의 유치권자는 채무자와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실제로 공사를 진행하여 공사대금채권을 확보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공사계약 체결 시점에 이미 해당 목적물에는 다수의 선순위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유치권자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이러한 상황에서의 유치권 주장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선순위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는 모든 경우에 유치권 주장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즉, 해당 부동산에 담보권이 설정되기 전에 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면 비록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되는 공사대금채권이 담보물권 설정 이후에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법원 판단

    피고 설◈주는 실제로 김□은이 체결한 공사도급계약의 계약서상의 명의자에 불과하고 위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당사자가 아니어서 위 피고에게 위 계약에 기한 위 건물 2층, 5층, 6층 부분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이 귀속된다고 할 수도 없고, 또한 김□은이 김♤석에게 하도급을 준 공사부분 외에는 위 공사도급계약상 김□은이 도급받은 공사 전체가 모두 완공되었다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위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의 전 소유자인 김◇태, 이△희의 승낙하에 위 건물 부분을 점유하였다고 하여 위 피고에게 위 계약에 기한 공사대금채권에 기초하여 위 건물 부분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설사 피고 설◈주를 실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로 보아 그에게 공사대금채권이 귀속되는 것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위 인정 사실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① 공사대금이 금 560,000,000원에 이르는 위 공사도급계약은 계약 당시 이미 후의 경매절차에서의 이 사건 건물 및 그 대지의 감정평가액을 초과하는 총 합계액 금 3,220,900,482원인 거액의 근저당권 및 전세권, 가압류등기가 경료된 상태에서 체결되었고, 그 내용에 있어서도 약정한 공사의 내용이 모호하고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계약 당시부터 공사대금은 공사 완공 후 임료 수익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정하였던 사정, ② 이 사건 경매절차 개시 직전에 피고 설◈주가 김◇태, 이△희와 사이에 위 건물 2층, 5층, 6층 부분에 관한 사용ㆍ수익 약정을 하였는바, 위 약정에서 공사대금에서 매월 공제하기로 한 임대료 상당의 돈 금 3,600,000원은 위 피고가 제출한 자료(을 제3호증의 1, 3, 각 임대차계약서)상의 위 건물 2층 부분만의 월차임 금 4,000,000원, 5층 부분만의 월차임 금 3,500,000원이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은 제1심 임료감정 결과에 따른 위 건물 2층, 5층, 6층의 월차임 상당 합계액 금 7,721,140원과 비교하여 매우 과소하고, 또한 위 약정에 따라 위 임대료 상당의 돈을 매월 공제하여 공사대금이 완제되기까지는 약 155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사정,③ 피고 설◈주 및 김□은과, 하수급인인 김♤석이나 부분별 공사를 시행한 다른 사람들 사이에 하도급 공사대금 등의 수수 내역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도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고 설◈주가 제출한 견적서 등(을 제6호증의 1 내지 20)의 금액을 보더라도 그 합계액이 금 345,078,310원에 불과하여 공사비용으로 금 540,003,310원이 소요되었다고 하는 위 피고의 주장과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또한 위 피고는 계약한 공사 내용 중 5층 내부 인테리어 공사는 위 피고가 하지 않았음을 인정한 바 있는 등(갑 제2호증), 이 사건 공사의 구체적인 내용, 경위 및 소요 비용 등이 매우 모호하나 피고들이 이를 명백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는 사정, ④ 실제 공사는 이 사건 경매절차 전후에 걸쳐 1999. 3.경부터 1999. 가을경까지 이루어진 사정 및 그밖에 이 사건 경매절차 개시 전후에 위 사용ㆍ수익 약정이나 피고 설◈주 명의의 사업자등록, 위 피고와 김□은의 전입신고 등이 이루어진 경위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설◈주는 이 사건 건물 및 그 대지에 위와 같이 거액의 근저당권, 전세권, 가압류등기 등이 되어 있는 등 그 소유자였던 김◇태와 이△희의 재산상태가 좋지 아니하여, 위 건물 및 그 대지에 관한 경매절차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서 위와 같이 공사대금이 금 560,000,000원에 이르는 공사도급계약 및 그 후의 사용ㆍ수익 약정을 하고, 그에 따라 위 건물 2층, 5층, 6층 부분을 점유하였다고 봄이 상당한바,

    이러한 경우에는 위 피고가 전 소유자와 사이에 위 건물 부분에 관한 공사도급계약을 하고 그 계약에 따른 공사를 일부라도 실제로 진행하여 상당한 공사비용을 투하하였다고 하더라도, 만약 이러한 경우에까지 유치권의 성립을 제한 없이 인정한다면 전 소유자와 유치권자 사이의 묵시적인 담합이나 기타 사유에 의한 유치권의 남용을 막을 방법이 없게 되어 공시주의를 기초로 하는 담보법질서를 교란시킬 위험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위 피고의 공사도급계약 전에 가압류등기와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자의 신청에 의한 경매절차의 매수인(낙찰자)인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민법 제320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위 피고가 위 공사대금채권에 기초한 유치권을 주장하여 그 소유자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하거나, 그 유치권을 행사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해야 한다.

    따라서 피고 설◈주에게 유치권이 성립하여 이로써 소유자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고, 결국 피고들은 원고에게 각 점유부분을 명도하고 권원 없이 이 사건 건물 중 일부분을 불법점유하여 원고가 해당 부분을 사용ㆍ수익하지 못함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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