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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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안정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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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 출범 4년을 맞은 지난 1월 7일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안정대책 의지를 밝혔다. 불과 두 달 전 ‘국민과의 대화’ 때만 해도 “부동산문제는 자신 있다”며, “전국적으로 부동산가격이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한 것을 생각하면 현실인식이 갑자기 크게 바뀐 것이다. 물론 4월 총선을 앞두고 서민들을 위한 발언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하나의 정책에 관하여 대통령이 직접 ‘전쟁’이란 단어를 구사한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섬뜩하게 한다. 이것은 곧 그 정책이 전쟁만큼 위급할 뿐만 아니라 또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명제를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나올 정부의 입장이 궁금해진다.

    2017년 6월 23일 현 정부 초대 국토부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아파트는 돈이 아니라 집이며, 돈을 위해 서민들과 실수요자들이 집을 갖지 못하도록 주택시장을 어지럽히는 일이 더 이상 생겨서는 안 된다”며 부동산투기를 막고,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의 도입 필요성을 언급했다. 두 채의 집을 가진 그 자신은 시골집 한 채는 친정동생에게 넘겼다고 했는데, 한 달여 만인 8월 2일 발표된 첫 부동산대책은 주택가격의 상승 주범으로 서울 강남 지역을 비롯한 ‘재건축 단지’와 ‘다주택 보유자’들을 지목하고,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시행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 지난 12. 16. 대책까지 부동산대책은 집권 31개월 동안 무려 열여덟 번이나 나왔다. 특히 12.16. 대책의 주요 골자는 서민과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시장 개혁이 아니라 ‘다주택자’ 규제를 넘어 15억 원 이상의 1주택자까지로 그 폭이 넓어졌다. 즉, 다주택자에 대한 기존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물론 1주택자라 하더라도 15억 원 이상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은 아예 불가능하게 했고, 고가주택 기준을 공시가격이 아닌 시세 9억 원으로 조정하는 등 당초 ‘서민과 집 없는 실수요자’를 위한 대책에서 세수확보가 목적인 것처럼 크게 변질되었음을 알게 한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2002년 6월 주택보급율이 100%를 넘어선 이래 2016년 12월말 현재 19,111천 가구가 19,559천 채를 소유하여 평균주택보유율은 102.3%이다. 서울 96%, 경기도 97.9%로 100% 이하인 반면에 세종시는 123.1%로 나타났다. 결국 자가 보유율은 56.8%로서 2가구 중 1가구는 무주택자인 셈이다(무주택자의 임차 형태는 전세 15.5%, 보증금부 월세 20.3%, 월세 2.7%, 사글세 0.7%, 무상 4%).

    살펴보면, 하나의 정책은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마친 뒤 그에 맞는 처방이 나와야 하는데, 정부가 진실로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한다면 1970년대 잠실에 소규모 시민아파트를 대량으로 건설하고, 1990년대 노태우 정부의 주택 200만호 건설과 같이 주택공급을 크게 늘여 분양하거나 임대아파트를 대량 건설해서 임대해야 마땅한 일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주택 공급측면이 아닌 수요측면의 규제에 나섰고, 더더욱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주택소유를 마치 범죄로 간주하고 규제에 나선 것은 큰 잘못이다.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사회는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전통적인 대가족제가 해체되고 핵가족화 되었다. 그 결과 농촌의 부모가 도시에서 학교에 다니는 자녀에게 아파트를 사주면 투기이고 임차하면 투기가 아니며, 또 도시에서 아파트를 소유한 자식이 부모로부터 시골집을 상속받거나 증여받으면 투기가 되는 것인지 의문이다. 더더욱 맞벌이가 보편화되어 직장을 따라 다른 도시에 근무하면서 아파트를 사면 투기이고 임차하면 투기가 아니라는 발상인지 궁금해진다. 게다가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더 크고 좋은 넓은 집으로 바꾸려고 하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서구문화의 영향으로 주택을 소유보다 거주공간으로 여기는 세대가 크게 늘어나면서 주택 수요가 계속되고 있다. 물론 이런 현상을 악용한 투기자들도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다주택자 모두를 투기자로 매도하는 정책은 분명히 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 게다가 아파트거래허가제를 시행하겠다는 발상은 ‘시장경제 원칙’에 위배된 것이라는 비판도 많다.

    둘째. 정부는 과연 어느 수준에서 형성되는 집값이 안정화되었다고 판단할지 알 수 없지만, 정부의 강력한 대책에 정권이 끝나기만을 목을 움츠리고 있는 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획일적인 집값 폭락으로 집값이 안정되었다고 판단하는 것도 매우 위험하다. 정권이 교체되면 그동안 억눌렸던 집값이 더 큰 폭으로 상승하여 물가상승을 초래할 것이며, 또 현 정부 아래서 집값의 대폭락은 아파트로 대출받아 사업하는 자영업자, 중소기업가들의 자금난 악화로 금융권 부실이 늘어나는 악순환으로 심각한 디플레이션을 초래하게 된다.

    돌아보면 1990년 노태우 정부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범죄를 일소하겠다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노무현 정부도 2005년 시정연설에서 ‘부동산대책’을 전쟁이라고 표현했었지만, 역대 정권이 전쟁을 선포한 것치고 승리한 것이 단 한 개라도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번 대통령의 결연한 전쟁 선언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제대로 수행될지 의구심울 품는 세력도 많다. 당장 시중에는 4월 총선이 지나면 풀리지 않겠느냐”, 시중 부동자금만 1,000조원이 넘어서 부동산시장을 누르기에는 경기가 너무 안 좋다, 금리가 더 낮아질 텐데 집값이 안 오르겠느냐며 회의적인 분석이 많다.

    결론적으로 경제는 정치가 아니고 전쟁을 할 대상도 아니며, 국가 최고지도자의 ‘전쟁’이란 단어 구사는 곧 정책의 한계를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 최선의 대책은 정부가 공영주택을 많이 건설하여 집 없는 서민을 없애고, 민간건설업자는 고소득자나 수요자의 취향에 맞춰서 고가, 다양한 아파트를 건설하는 이원화체제를 유지하면 건설경기도 살아나고, 집 없는 서민들도 크게 해소될 것이다. 그러함에도 부동산투기를 막는다기보다 다주택보유자와 고가주택 보유자를 희생양(Scape Goats) 삼아 더 많은 세수를 더 확보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숨은 의도가 불순해진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건설업만큼 전방연관효과(Forward Linkage Effect)가 큰 업종도 없는데도,  공급을 늘이지 않고 마치 가진 자들을 죄악시하듯 수요만을 규제하는 대책은 부동산경기를 더욱 침체로 몰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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