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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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한 부동산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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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수많은 정책을 발표했지만, 부동산대책을 살펴보면 참으로 허망하다. 2017년 6월 23일 국토부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부동산투기를 막고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의 도입을 선언했다. 그 후 한 달여 만에 발표된 ‘8·2 부동산대책’은 무주택서민의 주택마련을 막는 주택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서울 강남지역을 비롯한 ‘재건축 단지’와 ‘다주택 보유자’들을 지목하고, 2주택 이상 다주택보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지난 10월 6일 서울 강남과 서초, 송파구 등 강남 3구와 마포, 용산, 성동구 등 서울 8개 구 27개 동을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지정하기까지 무려 17차례나 부동산대책을 쏟아냈지만, 그 효과는 엉뚱하게 전개되고 있다.

    ​ 2002년 6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이래 2016년 12월 말 102.3%이었는데, 그중 자가 보유율은 56.8%였다. 2년 반이 지난 현재 주택보유율은 103.3%, 자가보유율은 61.1%로 나타났다. 물론, 다주택자 중에는 정부가 의심하듯 투기자들도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정부는 주택도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에서 가격이 결정된다는 경제학의 기본원칙을 간과한 채 수요 규제에만 눈을 돌리는 어리석음을 반복하고 있다. 가령, 1970년대 잠실에 소규모 아파트를 대량으로 건설하고 또 1990년대 노태우 정부의 주택 200만 호 건설과 같이 국민주택의 공급을 정부가 도맡고 나섰다면 다주택자들은 초과이윤을 기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주택공사를 토지공사와 합병한 뒤 서민주택의 공급을 방임하거나 민간건설업자와 똑같이 경쟁에 나서고 있다. 2018년 말 기준 분양전환 가구, 임대료를 보조하는 전세임대, 시세와 거의 차이가 없는 행복주택 등을 모두 포함한 10년 이상 임대 가능한 공공임대주택은 136만 가구에 불과하다.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하는 임대주택 청약 당첨률은 복권 당첨에 비유될 정도다.

    ​ 또, 이번에 시행한 핀셋으로 꼬집듯이 지정한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기준도 모호할 뿐만 아니라 그런 단편적인 방식으로 집값 안정을 꾀한다는 것은 가소롭다. 오히려 풍선효과로 강남권 재개발과 재건축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등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서울 지역의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폭등하고, 부동산경매 열기가 치솟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11월 3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경매낙찰가율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발표된 8월 101.8%로 100%를 넘기더니, 11월에는 103.8%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경매낙찰가율은 107.7%를 기록했다. 그런데, 대통령은 11월 19일 TV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가격은 전국적으로 하락 안정화되고 있고, 전·월세 가격은 아주 안정됐다고 말했다. 11월 2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후 지난 9월까지 2년 6개월간 전국 주택(아파트·단독·연립다세대) 가격지수는 99에서 100.3으로 소폭 상승하는 동안 서울은 무려 11.08%가 오르고, 주택공급이 많았던 안성, 평택 등 수도권은 매매가격이 두 자릿수로 하락하는 등 부동산시장이 양극화하는 현실을 간과했다. 전문가는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도대체 어딜 봐서 집값이 안정됐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대통령의 잘못된 인식을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주택을 짓는 기본요소인 땅값이 집값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12월 3일 한국감정원의 지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12% 상승했는데, 땅값은 집값의 세 배 가까이 올랐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토지는 한정된 재화이어서 유동성이 증가하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고, 또 주택과 달리 지가 상승에 대한 마땅한 규제책도 없어서 앞으로 계속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정부의 양도세 중과세, 공시가격 현실화로 보유세 강화 등 다주택자 압박 정책에도 불구하고 11월 19일에 발표된 ’2018 주택소유통계 결과’는 지난해 주택 2채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는 2017년 211만9000명보다 7만3000명 증가한 219만2000명으로 나타났다. 그중 2주택 보유자가 166만 명에서 172만1000명으로 6만1000명 증가했고, 3주택 보유자는 27만2000명에서 28만 명으로 8000명, 5채 이상 보유자도 11만5000명에서 11만7000명으로 증가하는 등 주택소유자 1401만 명 중 다주택자 비중은 15.6%로 전년 15.5%보다 0.1%p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 수 있도록 양도소득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높여 무주택자들이 집 한 채를 가질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정부는 다주택자들이 부동산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판단하면서 거래세 인하는 투기 세력에게 퇴로를 열어주는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지금까지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한 것은 역대 정부가 부동산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라며, 현 정부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부동산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수요와 공급 두 측면을 검토하지 않고 한쪽만 보고 판단한 잘못된 시각이다. 지금과 같은 대책으로는 집값 안정을 달성할 수 없고, 주택공급을 확대하여 건설경기를 확산시키는 전방연관 효과를 가져오는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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