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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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핑계와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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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나라의 증감하는 국민소득의 연간 변화 수치를 의미하는 경제성장률은 곧 그 나라 전체의 발전상태를 보여주는 경제지표가 되고 있다. 국민총생산의 크기를 금액으로 산출한 경제성장률을 명목 성장률이라 하고, 이를 실물 자산의 물량으로 산정한 경우를 실질 성장률이라 하는데, 실질 성장률은 일정 기간에 발생한 명목상의 효과를 실제로 발생한 경제 성장의 수치를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5·16· 이후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했는데, 초기인 1960년대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9.8%에 이르렀고, 석유파동이 겹쳐 전 세계적으로 경기불황이 닥쳤던 1970년대에도 연평균 8.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1980년대 중반 세계 경제의 호황국면과 맞물려 연평균 10% 이상의 고도성장률을 보여주었으나, 1980년대 말부터 둔화하기 시작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 7%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그 이후에는 약 4%로 감소하더니, 2015년 이후로는 3% 전후에 머무르고 있다.

    이렇게 성장률의 하락은 경제 규모가 성숙해짐에 따라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다른 조건이 같다면  미개발 국가일수록 고도성장할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런데, 실질 성장률을 평가하는 한 수치로서 연간 2~3% 정도로 저물가가 상승하는 것을 크리핑 인플레이션(creeping inflation)이라고 하고, 반대로 물자가 부족하거나 사회격변기 등에 연간 7% 이상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을 갤러핑 인플레이션(galloping inflation)이라고 한다. 최근 한국은행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올 3분기 성장률이 0.4%에 그쳐서 당초 목표했던 올해 2% 성장이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실상 이 수치는 정상적인 물가 상승인 클리핑 인플레이션보다 낮은 수치여서 사실상 경제상태가 퇴행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우리 경제가 이미 디플레이션 상태에 진입했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정부는 그 이유를 주로 미·중 무역 분쟁 등 외부 여건 악화에서 찾고 있지만, 기업인들과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의 빈곤에 있다고 말한다. 지금 우리 경제의 병폐는 생산 주체인 기업의 활력 실종과 소비 주체인 가계의 가처분소득 부족에 있다. 기업은 수익을 좇아가기 마련인데도 민간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상태다. 그 저변에는 정부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 52시간제 시행, 법인세 인상 등 기업이 수익 창출을 어렵게 만드는 정책들이 잇따라 취해졌기 때문이다.

    우선,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1인당 노동 시간을 제한하는 주 52시간제는 기업이 종전과 같은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근로자를 투입해야 하지만, 최저임금 급등에 발목이 잡혔다. 근로자들이 소득을 더 올리기 위하여 더 일하고 싶어도 못하게 막고, 사업주가 임금을 더 지급해서라도 일을 더 시키려는 것을 막는 정책은 노동의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원리에 반하고, 나아가 생산 위축과 고용 악화로 이어진다.

    또, 10월 29일 국토교통부는 오래전부터 추진하던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위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고했다. 모든 재화가 수요와 공급의 일치점에서 결정된다는 것은 경제학의 기초이론이며, 가격을 억누르기 위한 정부의 직접 규제는 공급을 감소시킨다는 것이 정설이다. 특히 주택건설은 전방연관 효과(前方連關效果)가 커서 소득창출에 가장 유효한 영역인데도 정부가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좌우하는 정책은 결국 건설경기를 가라앉게 만드는 조치가 될 뿐이다. 한편, 무분별한 재정 확대도 경제 활력을 쇠퇴하게 하고 있는 암적 조치이다. 물론, 경기가 어려울수록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고, 이것이 20세기 초 수정자본주의의 가장 주요한 원리가 되었지만, 재정정책과 융합하지 않은 현금 살포식 금융정책은 문제가 많다. 즉. 무상복지, 청년 실업수당 지급 등 정부가 직접 돈을 쏟아붓는 현금 살포식의 금융정책은 재정 파탄을 초래하고, 시장경제를 망가뜨린다.

    IMF 전망대로라면 우리 경제성장률과 3.0%로 예상되는 세계 경제 성장률과는 약 1%나 벌어지는 수치인데, 이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21년 만에 최대이다. 그런데도 통렬한 자기반성 없이 오로지 외부 환경 탓으로만 책임을 전가하는 경제정책 결정자들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고, 대통령도 심기일전하여 경제 부흥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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