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권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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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건축조합의 총회의결과 예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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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조합원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효력은 무효이다(대법원 2010다1051**).

    [ 판례 해설 ]

    조합에서 조합금을 사용할 때마다 총회 결의를 거쳐야만 한다면 경직적인 비용지출로 인해 조합의 사업자체가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총회 이외에 집행부의 결의만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면 집행부의 전횡 등을 막을 수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에게 부담이 될 만한 사항에 대하여 조합원들이 관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절차적 견제장치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예비비라는 항목을 만들어두고 필요할 경우 조합 총회를 거치지 않고도 집행부 등의 동의만으로 지출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대상판결에서는 조합 총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지출 항목에 관하여 설시하고 있다. 먼저 예비비가 완전히 소진된 경우 추가 자금 지출을 위해서는 조합총회가 이루어져야 하고, 그렇지 않고 예비비는 남아있다 하더라도 예산으로 정하진 항목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일 경우에는 조합 총회를 통하여 비용을 지출하도록 그 기준을 명확히 하였다.

    [ 법원 판단 ]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한다)은 제24조 제3항 제5호에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제85조 제5호에서 제24조의 규정에 의한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제24조 제3항 각 호의 사업을 임의로 추진하는 조합의 임원을 형사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위와 같이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에서 총회 의결을 거치도록 한 취지는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하여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적 보장을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도시정비법에 의해 설립된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조합원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61008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9도14296 판결 등 참조).
    한편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5호에서 말하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이라 함은 조합의 예산으로 정해진 항목과 범위를 벗어나서 금원을 지출을 하거나 채무를 짐으로써 조합원에게 그 비용에 대한 부담이 되는 계약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2.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의 전 조합장과 체결한 피고의 임시총회의 홍보 및 안건에 대한 서면결의서를 받는 등의 업무에 관한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에 기하여 용역대금 잔금 1억 3,500만 원의 지급을 구하고, 피고는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은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5호의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하여 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데도, 피고 조합의 조합장으로 재직하던 소외인은 조합 총회를 거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 이 사건 용역계약에 관하여 조합 총회의 추인을 얻은 바도 없으므로, 이 사건 용역계약은 도시정비법에 위배되어 그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는 조합원 총회 의결을 통하여 정비사업과 관련한 예상하지 못한 사업경비로 예비비를 운용하고 사업진행에 있어서 필요하고 경미한 집행은 정비사업 전체를 종합하여 3,175,748,000원의 한도 내에서 대의원회에 그 권한을 위임하였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용역계약은 재개발정비사업으로 재건축아파트를 건축하려던 피고의 업무를 위하여 예상하지 못한 긴급한 사무로서 그 사업경비는 예비비에 해당함이 분명하고 그 집행금액 역시 경미하므로 대의원회가 위임받은 사무에 해당하고, 이 사건 용역계약 당시 피고 조합의 예비비가 이미 소진되었다는 것은 피고의 내부사정에 불과하고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예비비 항목의 지출이 총회 의결을 요하는 것으로 전환되는 것도 아니라는 이유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앞에서 본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5호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조합원 총회 의결을 거친 예산상 정해진 항목이 아닌 것을 위하여 조합 예산을 지출하는 것은 그것이 정당한 예비비의 지출로 인정되지 않는 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하므로 원칙적으로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할 것이고, 같은 취지에서 예비비 항목의 금원 지출의 경우에도 예산으로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는 금원 지출이나 채무 부담 역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하여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예비비 항목의 예산으로 지출되어 온 업무에 대한 금원 지출 내지 계약 체결이라는 이유만으로 총회 의결 없이 예산으로 정해진 예비비의 범위를 벗어나서 집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피고의 예산으로 정해진 예비비 항목이 이미 모두 지출되어 소진된 상태에서 이 사건 용역계약이 체결된 것이라면, 이 사건 용역계약은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5호에서 말하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하여 피고의 조합원 총회를 거치지 아니한 이상 무효로 보아야 할 것인데도, 원심은 위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의 예산으로 정해진 예비비 항목이 이미 모두 지출되어 소진된 상태에서 이 사건 용역계약이 체결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을 배척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조합원 총회 의결사항을 규정한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5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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