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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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의 미국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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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총회 참석차 미국 방문길에 나선 대통령의 발걸음이 무거울 것 같다. 2기 내각 개편의 후유증이 자칫 정권의 레임덕을 초래할 염려가 있는 데다가 취임 후 세 번째 UN총회에 참석하는 길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하여 아베 총리 등 외국 정상들과 만남도 홀가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고위공직자는 법 이전에 국민윤리를 고려해야 함에도 변호사 출신인 대통령이 무죄 추정의 원칙을 주장하며 임명을 강행한 이유를 알 수 없고, 또, 어째서 북핵 문제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현안이 아니라 북미 간의 문제라고 판단하는지 알 수 없다. 아무튼, 법무부장관 임명은 이후 정권의 부담이 될 것 같고, 취임 이후 북핵 문제에서 북미 관계의 중재자를 자처하며 세계 각국을 방문해왔으나 어느 국가로부터도 지지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으로부터 ‘김정은의 대변인’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김정은으로부터는 북미 관계에 끼어들지 말라는 면박을 받기도 했다. 또,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갈등은 시민의 자발적인 일제 불매운동과 일본여행 반대라는 시민운동만 지켜볼 뿐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북핵 문제나 한일관계에서 보여준 미국의 태도는 매우 비우호적이다.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자신했지만, 이미 미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뿐만 아니라 이동 발사할 수 있는 소형핵무기 개발 실험까지 마쳐서 남한은 안중에 없고, 미국에 대해서도 기고만장한 김정은에게 엄포가 먹히지 않자 지지부진해졌다. 그러자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그는 출구전략으로 ‘새로운 방법론’을 거론하면서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리비아 모델(선 비핵화, 후 보상)’이 미·북 대화를 후퇴시켰다며 해임해버렸다. ‘새로운 방법’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아마도 그동안 강력하게 주장해오던 북핵폐기 대신 북핵 동결 수준에서 합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만일 그렇다면, 이것은 결국 북한의 핵 보유 사실을 공인해준다는 의미여서 우리는 트럼프가 동맹국 한국의 안보가 아니라 자신의 재선에 유리한 어리석은 결정을 하지 않도록 막아야 할 것이다. 미국이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결정을 ‘강한 우려와 실망’이라고 연일 비판하고 있는 것도 우리 정부가 미국의 대중국 저지를 위한 ‘인도ᆞ-태평양 방어전략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 분명하다.

    미국은 2차대전 직후 구소련과 냉전체제에서 애치슨라인 선언을 했다가 최근에는 구소련 대신 부상하는 중국을 저지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방어망 구축을 시도하고 있는데, 왜 우리 정부가 불참을 선언했는지 모르겠다. 사실 독자적인 방어능력도 없고 그렇다고 북한이나 중국과도 확고한 친밀관계를 유지하지도 못하는 우리 정부의 이런 정책은 미, 중, 북한 어느 국가로부터도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는 “우리가 지켜주는데도 동맹국들은 아무것도 지급하지 않으며, 때때로 나쁘게 행동한다”라고 비난하면서 올해 1조 6천억을 부담한 주한미군 주둔비를 내년에는 그보다 6배 이상 요구한다는 뉴스도 불만의 표시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자국의 국가이익을 위하여 세계 각국에 미군을 주둔시키면서도 오로지, 전적으로 주둔국의 안보를 위하여 희생하는 것처럼 주둔비를 받아낼 뿐 아니라 핵우산 약속으로 생색을 내며, 자국산 무기구매를 강요하고 있다. 한마디로 트럼프의 대외정책은 중국과 관세 보복에서 알 수 있듯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우방도 적국도 없는 돈키호테식이어서 세계를 불안하게 만들어서 미국을 믿기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대외정책이 더욱 분명해져야 할 것인데, 다행히도 지난 6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미국은 한·일의 핵무장을 원하지 않지만, 동맹국이 자체 핵무장을 원한다면 이를 허용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된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발언은 중국과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일 수도 있지만, 사실 그동안 우리도 핵무장 논의가 있었어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반대할 것이란 선입견에 빠져있던 것에 대한 인식 전환의 계기라고 생각한다. 총에는 총, 칼에는 칼이라는 무기대등 원칙이 최고의 전쟁 억제수단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알고 있다.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길에 트럼프와 만난다면 핵 개발을 선언하여 우리 의지를 확고하게 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는 숙련된 원전 개발기술로 북한과 달리 6개월이면 핵 개발을 완성할 수 있고, 또 비용도 1조 원 정도면 가능해서 다른 어떤 안보 방안보다 경제적이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핵 개발을 완료한 북한에게 핵무기는 생존을 위한 버팀목인데, 트럼프의 말만 믿고 쉽게 핵을 폐기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가장 어리석은 자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주한미군 분담금 인상은 물론 최근 10년 동안 무려 7조6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무기구매비를 생각하면 얼마나 시의적절한 선택인지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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