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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태와 대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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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태와 대리모


    나는 낙태를 초래하는 약을여자에게 주지 않을 것이다.
    ― 히포크라테스

    낙태
    1.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2010년 4월 안양시 A산부인과를 사실상 운영해 온 사무장 ○○○을 8개월 된 태아를 비롯해 수십 건의 불법 낙태 시술을 주도한 혐의로 형법 제270조를 적용해서 구속했다. 이 병원은 그 당시 낙태 근절 운동을 벌여온 산부인과 의사들로 구성된 프로 라이프(pro-life) 의사회로부터 상습적으로 낙태 시술을 해온 혐의로 고발된 4개 병원 가운데 한 곳이었다.
    2003년 낙태 시술 과정에서 유도 분만된 태아를 숨지게 한 경우 살인죄를 함께 적용해 구속한 사례는 있었으나 (대법원 2003도2780판결 참조), 불법 낙태 행위 자체만으로 병원 관계자를 구속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 당시 검찰 관계자는 “사무장인 ○○○가 사실상 병원을 경영하면서 수십 명의 임신부를 상대로 한 불법 낙태 시술 과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이후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이 있어 구속했다.”고 밝혔다.
    그 당시 임신 8개월이던 B (28)는 A산부인과에서 임신중절 수술을 받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남편은 자신의 동의 없이 아내가 수술을 받았다며 아이의 장례라도 치르기 위해 병원 측에 시신 인도를 요청했지만 이미 화장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남편은 곧바로 병원 측을 경찰에 고소했고 이 사실을 프로 라이프 의사회에도 제보했다. 경찰은 당초 이 병원에서 낙태 수술을 한 10여 명의 진술 등을 확보해 병원장과 사무장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지만 최종적으로 기소되지는 않았다. 결국 프로 라이프 의사회 측이 검찰에 이 병원을 고발하면서 다시 수사선상에 오르게 된 것이다.
    (www.donga.com/news/View?gid=27399269&date=20100407)

    산부인과 의사인 피고인은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피고인 운영의 산부인과에서 임산부가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고 태아도 유전적 질환 등이 없어 정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녀로부터 낙태 수술을 하여줄 것을 의뢰받고 이를 승낙한 다음, 자궁경부 팽창확대제인 라미나리아를 자궁경부에 삽입하고 자궁수축제인 나라돌을 주사하여 자궁 경부를 확장하는 등으로 분만을 유도하여 임산부로 하여금 임신 28주 상태인 태아를 모체 밖으로 배출시켜 낙태하게 하였다. 하지만 태아가 살아서 미숙아 상태로 출생하면서 울음을 터뜨리자 미리 준비해두었던 용량 미상의 염화칼륨이 든 주사기를 아이의 심장에 꽂는 방법으로 염화칼륨을 주입하여 그 무렵 심장 박동을 멈추게 해서 사망하게 하였다.
    낙태죄는 태아를 자연분만기에 앞서서 인위적으로 모체 밖으로 배출하거나 모체 안에서 살해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결과 태아가 사망하였는지 여부는 낙태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살아서 출생한 미숙아에게 염화칼륨을 주입한 것을 낙태를 완성하기 위한 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살아서 출생한 미숙아가 정상적으로 생존할 확률이 적다고 하더라도 그 상태에 대한 확인이나 최소한의 의료행위도 없이 적극적으로 염화칼륨을 주입하여 미숙아를 사망에 이르게 한 피고인에게는 미숙아를 살해하려는 범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래서 그 의사는 살인죄, 업무상 촉탁 낙태죄,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았다.
    (출처 :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3도2780 판결)

    2. 피고인은 2009년 3월경부터 여성 A와 사귀어오던 중 2010년 5월경 A가 피고인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피고인은 그 무렵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있는 워커힐 호텔 객실에서 여성 A에게 “아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라, 결혼한 후에 아이는 다시 천천히 가지자.”라고 말하고, 이에 여성 A가 “무슨 소리냐!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라!”라고 화를 내며 거부하자, 다음 날 서울 강남구 언주로 712에 있는 강남세브란스 병원 주차장에서 다시 A에게 “나는 전문의 과정을 더 밟아야 되고 아빠가 될 준비가 안되어 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순리다.”라고 말하고, 2010년 6월경 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정식 식당에서 아이를 낳겠다며 낙태를 거부하는 A에게 “아이를 지우는 것이 좋겠다. 임신 주수가 얼마 되지 않는 태아의 경우에는 수술이 아니라 기구를 이용해서 흡입을 하기 때문에 산모의 건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라고 재차 말하여, A에게 낙태할 것을 마음먹게 하고, A로 하여금 그 무렵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임신일수가 6주인 태아에 대한 낙태 시술을 받게 함으로써 낙태를 교사하였다.
    (출처 : 서울남부지방법원 2011. 8. 12. 선고 2010고단3391 판결)
    위 판결에 대한 항소심은 서울남부지법 2012. 2. 9. 선고 2011노1216 판결이고, 대법원이 2013. 9. 10. 선고한 2012도2744 최종 판결은 다음과 같다.
    의사인 피고인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던 A가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자 전문의 과정을 마쳐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수회에 걸쳐 낙태를 권유한 사실, A는 피고인에게 출산이나 결혼이 피고인의 장래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면서 아이를 낳겠다고 말한 사실, 이에 피고인은 A에게 출산 여부는 알아서 하되 더 이상 결혼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사실, 피고인은 그 이후에도 A에게 아이에 대한 친권을 행사할 의사가 없다고 하면서 낙태를 할 병원을 물색해 주기도 한 사실, A는 피고인의 의사가 확고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피고인에게 알리지 아니한 채 자신이 알아본 병원에서 낙태 시술을 받은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A에게 직접 낙태를 권유할 당시뿐만 아니라 출산 여부는 알아서 하라고 통보한 이후에도 계속하여 낙태를 교사하였고, A는 이로 인하여 낙태를 결의, 실행하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A가 당초 아이를 낳을 것처럼 말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낙태 교사 행위와 A의 낙태 결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볼 것은 아니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교사범의 성립요건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임산부인 A는 33세에 둘째 딸을 임신하여 11주쯤 된 때부터 출산일까지 강원도 ○○의료원에서 그 소속 산부인과 의사인 피고 ○○○로부터 정기적으로 진찰을 받으면서 자신이 임신한 태아가 정상아인지 기형아인지 검사를 해줄 것을 부탁했다.
    위 피고는 초음파검사에 의하여 태아가 정상이라고 판단하였고 A는 서울에 있는 기형아 전문검사기관에서도 기형아 검사를 의뢰하였는 바, 모체혈청 단백질 검사 결과 정상수치 범위 내로 나왔다. A는 검사 후에도 계속 태아의 크기가 작다느니, 태동이 없다느니 하면서 위 피고에게 정기적으로 진찰을 받았는데, 그때마다 위 피고는 A에게 태아가 정상이라고 진단하였고, 출산 예정일보다 14일 전인 1994. 10. 28. 태아는 다운증후군의 기형아로 태어났다.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서 낮은 코, 손·발가락의 이상, 선천성 심장판막증, 지능장애, 발육장애 등의 특이한 용모와 증세를 나타내는데 그런 환자는 체내 저항력이 떨어져 폐감염과 백혈병 이환율이 높으며 나이 많은 임산부에게서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는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태아의 다운증후군이 모자보건법에 의하여 인공 임신중절이 허용되는 질환에 해당하므로, 위 피고가 엄마인 A에게 기형아 판별 확률이 비교적 높은 검사법에 대하여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아니하여, A로 하여금 확실한 검사 방법을 택하여 태아가 기형아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만일 그 태아가 기형아라면 낙태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함으로써 기형아인 자신을 태어나게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아이는 자신이 원고가 되어 향후 치료비 및 양육비 상당의 손해를 위 피고에게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모자보건법은 인공 임신중절 수술을 할 수 있는 경우로 임산부 본인 또는 배우자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고, 모자보건법 시행령은 인공 임신중절 수술을 할 수 있는 경우로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으로 혈우병과 각종 유전성 질환을 규정하고 있을 뿐인데, 다운증후군은 유전성 질환이 아님이 명백하다. 따라서 다운증후군은 인공 임신중절 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하여 원고의 부모가 원고가 다운증후군에 걸려 있음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원고를 적법하게 낙태할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 부모의 적법한 낙태결정권이 침해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 점에 있어서 이미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서 원고는 자신이 출생하지 않았어야 함에도 장애를 가지고 출생한 것이 손해라는 점도 이 사건 청구원인 사실로 삼고 있으나,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그 가치의 무한함에 비추어 볼 때, 어떠한 인간 또는 인간이 되려고 하는 존재가 타인에 대하여 자신의 출생을 막아 줄 것을 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고, 장애를 갖고 출생한 것 자체를 인공 임신중절로 출생하지 않은 것과 비교해서 법률적으로 손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로 인하여 치료비 등 여러 가지 비용이 정상인에 비하여 더 소요된다고 하더라도 그 장애 자체가 의사나 다른 누구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이 아닌 이상 이를 선천적으로 장애를 지닌 채 태어난 아이 자신이 청구할 수 있는 손해라고 할 수는 없다.
    (출처 : 대법원 1999. 6. 11. 선고 98다22857 판결)
    그러니까 어머니인 A는 자신이 낙태를 할 기회를 상실하였기 때문에 기형아를 출산하게 되었다는 이유를 들어 자신의 이름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내세워서 아이가 기형아이기 때문에 태어나서는 안 되는데도 의사의 실수로 태어났기 때문에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우리는 어머니의 심정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다. 누가 다운증후군인 아이를 낳고 싶었겠는가. 그 사실을 알았다면 불법인지 여부는 차치하고 당연히 낙태 수술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20여 년 전에 다운증후군을 판별할 수 있는 확률이 비교적 높은 검사법이 있기는 한 것인가. 내 친구인 산부인과 의사에 의하면 그 당시에도 산부인과에서는 혈액검사, 양수검사와 염색체검사를 일반적으로 시행하고 있었으므로 그런 검사를 하였다면 다운증후군은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위 피고가 어머니의 간곡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또한 서울의 기형아 전문검사기관이 이들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은 큰 실수라고 할 수 있다.
    이 판결의 논지는 실제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이지만 실정법의 규정과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당연한 논리 전개라고 할 수 있다.

    4. 임신의 지속이 임산부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현저할뿐더러 기형아 내지는 불구아를 출산할 가능성마저 있는 경우에 부득이한 조치로 낙태를 한 경우에 이는 정당행위 내지 긴급피난에 해당되어 그 위법성이 없는 경우에 해당된다. 그래서 업무상 낙태치사와 업무상 촉탁 낙태 및 업무상 과실치사 모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출처 : 대법원 1976. 7. 13. 선고 75도1205 판결)

    5. 성폭행으로 임신한 태아를 사산한 후 살인죄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던 엘살바도르 여성이 2019년 8월 19일(현지시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엘살바도르 코후테페케 법원의 후라도 마르티네스 판사는 이날 21살 난 에벨린 에르난데스에게 “(고의로 사산했다는) 확신이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가난한 농촌 가정 출신의 에르난데스는 2015년 갱단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당시 18세로 간호대 1학년이었다. 이듬해 4월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갔다가 아이를 사산했다. 많은 피를 흘린 후 쓰러진 그를 엄마가 발견해 병원에 데려갔다. 그러나 에르난데스는 병원 도착 사흘 후 태아를 고의로 살해한 혐의로 여자교도소에 수감됐다. 에르난데스는 재판에서 임신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사산을 했고, 바로 쓰러져 아이의 생사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임신 시기 간헐적인 출혈과 통증은 월경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실제 부검에서 태아의 사인은 타살이 아닌 태변 흡입에 따른 폐렴으로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살바도르 법원은 2017년 7월 그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그가 고의로 태아를 해치려 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에르난데스를 구속 33개월 만에 석방했다. 검찰은 다시 열린 재판에서 유죄를 주장하며 징역 40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에르난데스 손을 들어줬다. BBC는 엘살바도르에서 낙태금지법 위반으로 중형을 선고받은 여성이 감형받은 사례는 있지만 완전히 무죄로 뒤집힌 경우는 처음이라고 전했다.
    엘살바도르는 인구 700만 남짓의 중남미에 있는 국가이다. 국민의 대다수가 가톨릭 신자인 엘살바도르는 1998년 제정된 낙태금지법에 따라 어떠한 경우에도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다. 성폭행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 산모의 생명이 위험에 처했을 때도 낙태는 허용되지 않는다. 에르난데스처럼 집에서 아이를 낳다가 사산하는 경우에도 태아를 죽이기 위해 병원을 찾지 않았다며 살인이나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징역 40년까지 처벌받는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8201615001&code=970201)

    6. 2010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낙태 시술과 관련해 과장, 과대광고를 한 혐의 (의료법 제56조 및 제89조 위반)로 서울 모 산부인과 원장 ○○○등 병원장 2명을 벌금 2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 이들 병원은 포털사이트와 병원 홈페이지에 ‘안전한 낙태 시술을 보장하고 미혼여성은 비밀보호를 해주겠다.’는 등의 내용으로 과장, 과대 광고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 병원의 의사 6명에 대해서는 “고용된 의사라 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00407/27399269/1)

    허가 없이 임의로 제조한 통경환이라는 의약품에 관하여 “새로운 한방약, 임신 수술않고 먹는 약, 약국상담 755-○○○○”라고 인쇄된 1,000여매의 스티카를 서울시내 곳곳에 붙인 행위는 임신부가 피고인이 판매하는 통경환을 복용하면 수술않고도 낙태가 된다는 것을 암시한 광고로서 의약품 등의 효능이나 성능에 관하여 암시적 기사, 사진, 도안 기타 암시적 방법에 의한 광고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약사법 제63조 제3항에 위배된다.
    (출처 : 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도2742 판결)

    피고인은 자신이 개설한 의원과 인터넷 홈페이지의 상담게시판을 이용하여 낙태 상담을 하거나 낙태 수술 후의 후유증 등에 관하여 상담하면서 모자보건법상 임신중절 수술이 허용되는 경우가 아님에도 낙태 시술을 해 줄 수 있으니 빨리 피고인의 병원을 방문하도록 권유하고, 그 화면으로 피고인의 경력과 병원의 위치, 명칭, 전화번호 등을 알려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인이 법률상 낙태가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수술의 위험성과 후유증 등에 관하여는 설명하거나 알리지 아니한 채 합법적인 인공 임신중절 수술이 허용되는 경우가 아님에도 낙태 시술을 해 줄 수 있다고 약속하면서 빨리 피고인의 병원을 방문하도록 권유하고 안내한 행위는 의료정보의 제공과 그 상담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위와 같은 약속과 권유 및 안내를 통하여 낙태 수술 등을 위한 의료계약 체결을 유인한 것이다.
    (출처 :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3도2780 판결)

    7.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에 낙태죄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고 청구한 산부인과 의사 ○○○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낙태죄는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시대적 흐름에 맞게 개선됐어야 했습니다. 환자 대부분은 병원에 와서 엉엉 울었습니다. 의사로서 낙태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에게 낙태 수술을 의뢰한 69명은 모두 임신 8주 이내 여성들이었지요. 또 상당수 여성이 임신 상태에서 술과 담배, 약물에 노출돼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낙태 단속이 강화돼 불법이 만연하면서 비보험인 낙태 비용이 부담돼 미혼 여성이 애를 낳고 영아 유기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출생신고를 해야만 입양이 되는 입양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2013년 1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69차례 낙태 수술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광주지법에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412/95015278/1)

    레이싱 모델 겸 BJ 류지혜가 전 프로게이머 이영호의 아이를 지운 적 있다고 다시 언급했다. 그녀는 2019년 2월 19일 인터넷 개인방송 방송플랫폼 ‘아프리카TV’ BJ 남순의 방송에 출연해 “전 낙태도 했어요. 이영호 때문에. 안 억울하겠어?”라고 말했다. 그 발언 이후 디시인사이드 인터넷방송갤러리 등에서는 이영호에 대한 글이 이어졌다. 논란이 계속되자 이영호도 이날 자신의 아프리카TV 개인 방송을 통해 “한 8년 전에 만난 건 맞다.” “지금 임신 때문에 난리가 난 건데, (류지혜가) 과거 어느 날 친구랑 가서 애를 지우고 왔다고 하더라. 그게 끝이다. 나는 그게 진짠지도 모른다. 나한테 얘기한 게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나한테 사과 안 하면 무조건 고소할 거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류지혜도 자신의 아프리카TV 개인 방송을 통해 “이영호가 고소한다고? 고소하라해. 맞는 말이니까. 나 친구랑 가서 (낙태) 했거든. (이)영호도 알고 있고. 불법이지만 어쩔 수 없었어. 영호도 꿈이 있으니까. 내가 거짓말하는 거 같냐?”라고 주장했다. 방송 시청자가 ‘누구 아이인지 어떻게 아느냐.’라고 댓글을 남기자 류지혜는 “누군 아인지 어떻게 아냐고? 나는 남자친구밖에 몰랐으니까, 영호 말고 다른 사람과 잔 적 없다.”라고 말했다. ‘증거가 있느냐’라고 묻자 “산부인과 가서 치료받은 것도 있고, 같이 갔던 친구도 있다. 캡처한 카카오톡 메시지도 있다.”라고 답했다.
    류지혜는 또 “(이영호가) 저한테 1년 전에 물어보더라. 그게 자기 애냐고. 그리고 안 만났다. 그게 팩트다.” 그러면서 류지혜는 “앞으로 (아프리카TV) 방송할 거다. 다 맞는 말이니까.”라고 말했다.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219/94184691/2)

    8.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은 몰래 낙태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녀야 한다. 병원에서 얼마를 제시하더라도, 수술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홀로 감당한다.
    강남의 A산부인과. 낙태 수술이 가능한지 물어보자, 병원 간호사는 결혼 여부, 마지막 생리 시작일, 성관계 날짜 등을 물은 뒤 임신 주수를 계산했다. 그 간호사는 “7주 5일이네요. 남편만 같이 오시면 오늘 저녁 바로 가능해요. 보호자 동의를 꼭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녀가 “부작용이 생길까 봐 걱정된다”고 말하자 “병원 생긴지 10년 넘었지만 사고 난 적이 한 번도 없다.”라고 안심시켰다.
    또 다른 산부인과에서 만난 의사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라면서도 낙태하려는 이유를 묻지 않았다. 그는 “임신 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술이 위험해지고 비용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의사 진료 후 상담실로 안내한 간호사는 “수술비를 60만원으로 해드린다.”며 “영양제는 5만원, 10만원짜리가 있다.”고 했다. 염증이 생기지 말라고 쓰는 유착방지제에 10만원이 추가로 붙는다고 했다. 임신 주수가 올라가면 먼저 처치에 10만원 정도 더 든다. 간호사는 “계좌 이체가 안 되고 무조건 현금이고 수술 기록은 안 남는다.”고 말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산부인과 20곳을 무작위로 골라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어 낙태 수술 가능 여부를 물었더니 13곳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2곳은 “원장 진료 후 할 수 있다. 일단 와보라.”며 방문 상담을 유도했다. “그런 건 안 한다.”라고 잘라 말한 곳은 5곳이었다. 부르는 게 값이고,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는 핑계로 현금 결제를 요구했다. 당일치기 수술을 할 정도로 낙태 여성의 안전성 같은 것은 뒷전으로 밀려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월 공개한 ‘인공 임신중절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국내 낙태 건수는 연간 4만9764건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탓에 실제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낙태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학업, 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 우려, 고용 불안정, 적은 소득 등으로 양육 어려움, 자녀 원치 않거나 터울 조정 위해서, 이혼이나 별거 등으로 아이 아버지와의 관계 불안정, 아이 아버지가 아이를 원치 않아서, 태아 건강 때문, 나의 건강 때문, 나 또는 상대 부모가 낙태를 원해서, 성폭행에 의한 임신이기 때문에 등등이다.
    성 경험 있는 여성 중 10.3%, 임신한 적 있는 여성 중 19.9%가 낙태를 경험했다. 낙태 수술을 받은 여성 8.5%는 자궁천공, 자궁유착증, 습관성 유산, 불임 등 후유증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 중 43.8%만 치료를 받았다. 또 54.6%는 죄책감, 우울, 불안, 자살충동 등 정신적 후유증을 겪었지만 이 중에서 14.8%만 치료받았다. 어디 드러내놓고 말할 수가 없어서였다.
    의사도 위험을 감수하는건 마찬가지다. 김동석 산부인과의사회장은 “법이 여전히 살아있는 상황이라 의사 입장에선 위험 부담이 크다. 수면 아래서 암암리에 이뤄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40대 산부인과 전문의는 “좋아서 (낙태 수술을) 하는 의사가 어디 있겠느냐. 자칫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원치 않는 임신한 여성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한다.”라고 털어놨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538030)

    대리모
    9.
    우리나라에서는 불임 부부가 제3의 여성에게 임신과 출산을 하게 하는 대리모(代理母) 자체가 불법이다. 현행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생명윤리법) 제23조 제3항은 “금전, 재산상의 이익 또는 그 밖의 반대급부를 조건으로 배아나 난자 또는 정자를 제공 또는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을 위반하면 동법 제66조에 의해 3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한다.
    다만 난자와 정자를 제공하는 행위가 아닌 부부의 난자와 정자로 체외수정한 뒤 이를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하는 유형의 대리모가 처벌 대상인지는 법조계에서 의견이 갈린다. 수정란을 착상하는 유형의 대리모에 대한 명확한 처벌 규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대리모가 합법인 해외에서 원정 출산을 하는 사례가 종종 있고, 일부는 음성적으로 대리모 계약을 한 뒤 임신과 출산을 한다. 대리모를 이용해 출산할 경우 통상적으로 대리모에게 금전 제공을 약속하는 계약서를 쓰지만 이 계약은 생명윤리법에 위반하는 것으로 법률상 무효라고 할 수 있다. 또는 민법 제103조에 따라 ‘선량한 풍속’에 위배된 계약이므로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된다. 이때 출산한 대리모에게 계약서 상 돈을 주지 않더라도 도덕적으로는 분명히 비난받을 수 있지만 법률상 위법은 아니다.
    대리모 계약이 음지에서 일어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일부 국가는 대리모를 합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미국은 대리모 허용 여부가 주마다 다르다. 캘리포니아와 코네티컷 등 대리모를 허용하는 주에서는 대리모 중개업체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리모 출산 비용은 최소 10만 달러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일반 미국인들은 제3세계 국가 출신의 여성을 통해 아이를 낳기도 한다. 유럽에서는 경제가 발달한 서유럽과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유럽의 차이가 크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서유럽 주요국은 모두 대리모를 금지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는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모두 금전 보상을 받는 대리모가 허용된다.
    인도는 2002년 대리모 출산을 합법화한 뒤 매년 3만 명의 아이가 인도인 대리모를 통해 태어났다. 비용이 싸고 대리모 지원자가 많아 한때는 대리모 관광의 성지로 불렸다. 그러나 윤리적 문제가 불거지자 상업적 대리모를 통한 출산이 최근에는 금지됐다.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530/95761557/1)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615/96002888/1)

    10. 2018년 11월 수도권의 한 법원 형사법정에서 열린 대리모 브로커 A의 결심 공판. 불임 부부에게 외국인 여성의 난자를 알선한 혐의로 기소된 A는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며 이렇게 말했다. “깊이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 불임 부부들도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인도에서 사업을 하던 A는 어느 날 TV를 보다 한국에선 불법인 대리모와 난자 제공이 인도에선 합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국의 불임 부부들은 몽골계를 포함해 다양한 인종이 거주하는 인도를 선호했다고 한다.
    A는 2013년 메디컬 투어를 내세운 인터넷 카페를 만들었다. 한국의 불임 부부를 인도 대리모와 연결해주는 곳이었다. A는 2년 뒤인 2015년 인터넷 카페를 통해 연락이 온 불임 부부를 만났다. A는 “아내의 난자를 채취할 수 있더라도 난자가 착상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난자 공여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며 대리모 계약뿐만 아니라 난자 공여 계약도 맺자고 했다.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남자의 정자와 제3자의 난자를 수정해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킨 뒤 아이를 낳자는 것이었다.
    부부는 고민 끝에 A에게 800만 원을 건넸다. 아이를 낳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 때문이었다. A는 남편의 정자를 가지고 인도로 갔다. 인도의 한 병원에서 남편의 정자와 몽골계 인도인의 난자를 수정시켰다. 수정된 배아는 다른 인도인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됐다.
    A는 인터넷 카페를 보고 연락한 또 다른 부부들과도 만났다. “대리모 비용 외에 난자 공여를 할 경우 500만∼600만 원이 더 소요된다.” “젊은 여성의 난자로 시술해야 성공률이 높다.”고 설득했다. 대리모 계약 비용은 1000만 원 내외였다. 출산이 급했던 부부들은 다소 비싼 가격에도 A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A가 인도에서만 활동했던 것은 아니다. 곧 활동 반경을 인도에서 동남아시아로 넓혔다. 한 부부에게 1000만 원을 받은 뒤 남편의 정자를 캄보디아로 가져갔다. 태국 여성의 난자와 수정시킨 뒤 또 다른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켰다.
    A는 이 같은 방법으로 불임 부부 5쌍을 상대로 총 4300만 원을 받고 난자 제공과 대리모 시술을 알선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난자 제공을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한 현행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A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A의 도움으로 아이를 가진 불임 부부들은 법원에 A의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냈다. 탄원서는 “아이를 갖지 못해 힘든 삶을 살던 우리를 A가 도왔다.”는 취지였다. A는 재판 과정에서 “한국의 법체계에서는 불임 부부가 대리모를 통해 임신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다. 이는 출산율 저하라는 사회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난자 제공을 알선하면서 이를 금전적 이익과 결부시킨 행위의 책임은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범행에 이른 경위에 참작할 바가 있다.”며 A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음지에선 여전히 ‘임신 하청’이라고 불리는 위험한 불법 대리모 계약이 빈번하다. 현재 국내의 불임 진료 인원은 매년 20만 명에 달한다. 불임 부부들을 위한 온라인 카페에는 “대리모가 그렇게 나쁜 건가.” “대리모가 절실히 필요한 사람도 있다.”는 게시글이 자주 올라온다.
    대리모 브로커를 통한 출산은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는다. 통상적으로는 해외 의료관광을 핑계 삼아 온라인이나 지인을 통해 홍보가 이뤄진다. 불임 부부들은 처음엔 대리모 계약만 맺었다가 이후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정자와 난자 공여 계약까지 맺는 사례가 많다.
    대리모 계약이 음지에서 이뤄지다 보니 종종 사기 사건에 휘말리기도 한다. 2019년 2월 한 지방법원은 불임 부부들에게 대리모를 알선해주겠다고 속이고 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대리모 브로커 B에게 사기죄를 적용해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범행을 도운 B의 남편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부부는 대리모 계약을 알선하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했다.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화를 주시거나 이메일을 보내주시면 상담해 드리겠습니다.”라며 불임 부부들에게 홍보를 했다. 이 홍보를 보고 다수의 불임 부부가 연락을 해왔다고 알려졌다.
    B는 2015년 한 불임 부부의 남편을 만나 “아파트에 대리모들이 살고 있다.”며 아파트 임대차계약서를 내밀었다. “동남아 계열 대리모는 4000만 원이 들고 한국인 대리모는 6000만 원이 든다. 돈을 지불하면 임신할 때까지 (임신 시도를) 계속해 준다.”고 했다. 부인의 나이가 많다며 난자를 다른 사람에게 공여받으라고 제안했다. 난자 공여 비용은 500만 원이었다. B는 한국인 대리모의 이름, 병원명, 의사명을 구체적으로 들먹이며 계약금을 요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B가 대리모를 구할 수 없는 상태였음에도 거짓말을 했다고 판단했다. B가 6명에게서 총 1억7000만 원을 받았지만 대리모를 연결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법원은 “피해자들의 간절한 상태를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 피해자가 입었을 정신적인 피해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에선 대리모 C가 등장한다. 2016년 C는 “불임 부부인 미국인에게 난자를 제공하고 대리모 역할을 해 아이를 낳아주면 5000만 원을 주겠다.”는 B의 제안을 듣고 수도권의 한 병원에서 난자를 제공했다. 그러나 B는 C의 난자를 미국인이 아닌 한국인 불임 부부 남편의 정자와 수정시켰다. C는 계약금 300만 원을 받고 난자를 제공한 혐의로 B부부와 함께 기소됐다.
    그러나 법원은 C에게는 선고유예 결정을 내렸다. 선고유예는 경미한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유예기간이 끝나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하는 것이다. 법원은 “유상으로 난자를 제공해 비난 가능성이 커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범행을 자백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 이유를 밝혔다.
    불임 부부들의 간절함을 역이용해 돈을 뜯어낸 사례도 있었다. D는 2014년 인터넷 카페를 통해 만난 한 여성에게 “대리모 경험이 있고 난자를 공여할 의향이 있다”며 대리모 계약을 제안했다. 대리모 계약서를 쓰면서 “내가 상황이 어려우니 우선 500만 원만 먼저 빌려주면 이틀 후에 갚겠다”며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 2016년 6월 법원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D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불임 부부들은 사기를 당하고도 고소를 망설이곤 한다. 자신들이 불임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질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한 변호사는 “피해자들도 신고를 꺼리다 보니 대리모 사건들이 수면 위로 잘 드러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계약이 음지에서 이뤄지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반대로 불임 부부를 빙자해 사기를 친 사건도 있었다. E는 2012년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대리모 구함’이란 채팅방을 만든 뒤 채팅방에 들어온 여성에게 문자메시지와 전화로 협박을 한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www.donga.com/news/View?gid=96002888&date=20190615)


    11.
    난임 부부가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을 경우 아이의 민법상 친어머니는 난자를 제공한 어머니가 아닌 대리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는 2018년 5월 9일 A부부가 서울 종로구청장을 상대로 낸 가족관계등록사무 처분에 관한 불복신청 사건의 항고심에서 신청인의 항고를 기각했다고 18일 밝혔다.
    난임으로 고생하던 A부부는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갖기로 했다. A부부는 자신들의 수정란을 대리모인 B에게 착상시켰다. B는 이렇게 착상한 아이를 미국의 한 병원에서 출산했고 이 병원은 아이의 어머니가 B로 기재된 출생증명서를 발급했다.
    유전자 검사 결과 아이는 A부부와 친자관계가 성립됐다. A부부는 이 아이를 자신들의 친자로 출생신고를 하려 했지만, 종로구는 부부가 낸 출생신고서의 어머니 이름과 인적사항이 미국 병원이 발행한 출생증명서상 어머니인 B의 이름과 인적사항이 다르다는 이유로 신고 접수를 거부했다. 결국 A부부는 종로구가 출생신고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가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에 이어 항고심까지 A부부는 모두 패소했다.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80518/90149028/1)
    A부부가 수정란을 대리모인 B에게 착상시켜 B가 C을 낳았는데, A부부는 C의 모를 A부부의 처로 기재하여 출생신고를 하였으나, 가족관계 등록 공무원이 신고서에 기재한 처의 성명이 출생증명서에 기재된 B의 성명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수리 처분을 하였다. 이 불수리 처분이 유효한지 여부가 소송의 쟁점이 된 것이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출생신고에 관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령의 문언이나 취지를 고려할 때에 출생신고서 및 출생증명서에 ‘모의 성명 및 출생연월일’을 기재하게 한 것은 우리 민법상 모자관계를 결정하는 기준인 ‘모의 출산사실’을 출생신고에 의하여 확인하고, 출산에 의하여 자연적으로 형성된 모자관계를 법률적으로도 일치시키기 위한 조치이므로, 출생신고서에 기재된 모의 인적사항과 출생증명서에 기재된 모의 인적사항은 동일하여야 한다.
    만일 그것이 일치하지 않을 때에는 출생신고서를 수리하여서는 아니 되는바, C의 출생신고서에 기재된 처의 인적사항과 출생증명서에 기재된 B의 인적사항이 일치하지 아니하므로, A부부의 출생신고를 수리하지 아니한 처분은 적법하다.
    한편 우리 민법상 모자관계의 결정 기준이 ‘모의 출산사실’인 점,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상 출생신고를 할 때에는 출생신고서에 첨부하는 출생증명서 등에 의하여 모의 출산사실을 증명하여야 하는 점,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생명윤리와 안전을 확보하고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의 입법 목적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남편이 배우자 아닌 여성과의 성관계를 통하여 임신을 유발시키고 자녀를 낳게 하는 고전적인 대리모의 경우뿐만 아니라, 부부의 정자와 난자로 만든 수정체를 다른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킨 후 출산케 하는 이른바 ‘자궁(출산)대리모’도 우리 법령의 해석상 허용되지 아니하고, 이러한 대리모를 통한 출산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것으로써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라고 할 수 있다.
    (출처 : 서울가정법원 2018. 5. 9. 자 2018브15 결정)
    이 사건은 서울가정법원의 결정이 선고된 이후 더 이상 상고하지 않고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각공2018상, 426 참조) 만약 위로 올라갔더라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어떠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판결이 과연 타당했을까.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또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민법 등의 법조문의 형식 논리에 너무 얽매인 것이 아닐까? 이 사건은 단순히 출생신고에 관한 것이 아닌가. 어떻게 해서 고전적인 대리모의 경우와 자궁(출산)대리모의 경우를 동일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인가? 후자의 경우에는 아이에게 대리모의 피가 전혀 섞이지 않았지 않은가. 만약 대리모가 대가를 받지 않은 경우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경우에는 생명윤리법의 위반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부의 난자와 정자로 체외수정한 뒤 이를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한 경우에도 동법을 적용해서 처벌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일부 국가에서 특히 미국 같은 선진국가에서도 대리모 계약을 인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가를 받고 10개월 동안 자신의 자궁을 빌려준 여성의 경우에도 출산에 의해 자연적으로 모자관계가 형성된다고 볼 수 있을까? B. S. 라즈니시는 ‘어머니는 항상 아이를 위해서 죽을 각오를 갖추고 있다. 만일 위기가 닥쳐서 아이와 어머니 가운데 한 사람만 구제를 받게 되는 경우라면 아이가 살아야 한다는 각오가 어머니에게는 항상 되어 있다. 그녀는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라고 말했는데, 대리모에게도 그러한 모자관계 형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담당 판사들, 특히 여성 판사는 불임 부부 그중에서도 불임 여성의 고통을 헤아려 본 적이 있었는가? 너무 성급한 판결이 아니었는지. 엄연히 대가를 받고 불가피하게 체결한 대리모 계약에 따른 임신과 출산인 점에서 통상적인 경우와는 구별해서 좀 더 엄밀하게 따져 보았어야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내가 즉흥적으로 생각한 것이기 때문에 이 판결을 부정할 만큼 심오하고도 명백한 논리를 제시했다고 할 수는 없다.

    양육친의 주장과 같이 설령 비양육친이 ‘아이를 낳아 주고 이혼해 주면 돈을 주겠다.’는 대리모 약정에 따라 자식을 임신하고 출산하였다 하더라도, 비양육친의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은 천부적인 권리인바, 이를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당사자간 합의는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로서 효력이 없다. 그러므로 면접교섭권을 인정해야 한다. (출처 : 서울가정법원 2009. 4. 10. 자 2009브16 결정)

    12.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1부는 2019년 8월 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공갈) 혐의 등으로 A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자기 자신이 출산한 아이를 공갈의 수단으로 이용했으며 오로지 원했던 것은 돈뿐이었다. 아이에게는 아무런 애정과 관심이 없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http://news1.kr/articles/?3694140)
    A는 대리모 출산이 불법이라는 점을 이용해 대리 출산 대가로 받기로 한 계약 금액의 10배 이상을 요구하다 고소당해 기소됐다.
    A는 2005년 당시 20대의 나이였는데 서울의 한 대학 무용학과 출신이었다. 그 당시 대리모를 알선하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B부부를 만났는데 8000만 원을 받고 서울 강남의 한 산부인과에서 B부부의 정자와 난자로 체외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켜서 10개월 뒤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나서 A는 아들을 이틀 뒤 B부부에게 넘겼다. 이후 B부부의 재산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된 A는 대리모 출산이 불법이라는 점을 이용해서 돈을 받아낼 목적으로 아들의 출생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A는 2007년 1월 B부부에게 전화를 걸어 3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당신의 부모에게 찾아가 대리모 출산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고 이에 겁을 먹은 B부부는 A를 커피숍에서 만나 3000만원을 건넸다. 하지만 A의 돈 요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B의 직장에까지 찾아가 난동을 피우기도 했다. A는 이런 식으로 5년간 37차례에 걸쳐 5억 7000만원을 뜯어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후에도 A는 가정법원에 자신이 B부부의 아들을 낳아주었다는 사실을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그 무렵 B부부를 압박하며 “만나주지 않으면 언론과 블로그, 매스컴으로 망신당한다.” “내일 5천만원 보내주세요. 그러면 소송도 인터넷 글도 바로 그만둡니다.” “피해자 가족의 정보들을 다 공개하겠다. 일이 계속 커진다.” “피해자 가족의 행사 날에 수십 번이라도 손목을 긋겠다.” “한국, 미국, 중국 수십만 곳에 (아이의) 친모라는 글을 올리겠다.” 등의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A는 각종 웹사이트에 “B부부가 저를 구워삶아 제가 낳은 아이를 데리고 갔다.” “개돼지만도 못한 취급을 당했다.” 등의 허위 사실을 적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렇게 협박을 하며 2012년부터 2017년 12월까지 A가 B부부에게 추가로 요구한 돈은 6억5000만 원에 달한다. B부부는 마침내 이를 거부하고, 공갈과 상습협박,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A를 고소했다.

    A는 해외에서도 물의를 일으켰다. 필리핀 소도시에 거주하던 2015년 한인 동포들에게 가짜 명품 가방을 한국으로 밀수입하는 일을 함께 하자고 제안하며 돈을 빌렸다.
    한인 동포들은 A가 돈을 수천만 원 빌린 뒤 갚지 않았다며 A의 집으로 몰려갔다. A의 신고로 필리핀 경찰과 공조 수사를 벌이는 한국에서 파견된 경찰 팀인 ‘코리안 데스크’, 영사관 직원, 해당 지역 한인회 회장이 출동했다. 이 사건은 필리핀 한인 사회에서도 크게 문제가 되었다. A에게 사기 피해를 당한 한인 동포는 “A가 돈을 갚지 않아 독촉하니 ‘재력가 집안의 대리모다. 돈 갚는 건 걱정 없다.’고 무마시켰으나 돈은 끝내 갚지 않았다.”고 말했다.
    A가 한국으로 급거 귀국하자 한인 동포들은 A를 쫓아 입국했다. 한국에서 A를 고소했고, 2018년 7월 검찰은 A를 사기 혐의로 먼저 불구속 기소했다. A는 같은 해 12월 B부부가 고소한 공갈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불구속 재판을 받던 A는 2019년 4월 3번째 재판을 받던 도중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선고 전 법정 구속됐다. 서울 지역의 한 판사는 “선고 전에 피고인을 구속하는 건 판사 인생 중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530/95761532/1)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530/95761466/1)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802/96798104/1)

    결어
    세상은 정말 또는 참으로 불공평하고 부조리하다. 그렇지 않은가? 한쪽 여성은 임신해서 자궁에서 잘 자라고 있는 생명체인 태아를 없애려고 불법적인 낙태를 감행한다. 다른 한쪽 여성은 임신을 하지 못해서 온갖 고초를 겪으며 한방 처방까지 벼라별 치료를 받았지만 임신이 불가능한 것으로 최종 판명이 되어 결국 불법적인 대리모 계약을 체결한다.
    낙태는 임신을 중단시키기 위해 배아 (임신 2개월 이전)나 태아 (임신 2개월 이후)와 태반을 자궁에서 제거하는 수술을 말한다. 임신 12주 이후에 낙태를 하면 합병증의 위험이 서서히 증가한다.
    낙태죄는 형법 제27장에 제269조 (낙태) , 제270조 (업무상 낙태죄) 등이 규정되어 있다. 낙태는 남성과 여성이 원만히 합의해서 하는 경우에는 거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남성 쪽에서 낙태를 강요할 경우에는 여성이 본의 아니게 낙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남성 쪽에서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 무슨 염치로. (플로베르는 정력 넘쳐 혼자서 프랑스 유흥가를 먹여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밤일을 활발히 했다고 한다. “난 매춘이 좋아”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닐 정도였다. 그의 내연녀였던 루이즈가 어느 날 당신의 아이를 가졌다고 통보하자 당장 중절 수술을 할 것을 강요했고 루이즈는 대단히 불만이었지만 그의 지시에 따라 중절 수술을 받았다. 일단 갈등이 해결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 같은 사람은 자손을 안 남기는 게 낫지. 미천한 내 이름은 나와 함께 소멸되어야 마땅해.” 실제 그는 평생 결혼하지 않았다.)
    반면에 남성의 강요에도 불구하고 여성 쪽에서 끝까지 반대하면서 출산을 강행하는 경우도 있다. (비트 제너레이션 세대의 작가로서 『길 위에서』를 쓴 케루악과 그의 처 조앤의 관계는 조앤의 임신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국을 맞게 된다. 케루악은 그녀에게 중절 수술을 받을 것을 요구하였는데, 남편과 뱃속의 태아를 두고 선택을 강요받은 조앤은 엄마가 되는 쪽을 선택했다. 케루악은 비겁하게도 자신이 애아빠가 아니라고 주장했고, 더 나아가 조앤이 정신이 나갔고 그동안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고 모함까지 했다. 그러다가 위자료 미지급으로 잠시 감옥 신세를 졌고, 10년 동안이나 딸을 만나기를 거부했다.)
    그런데 남성이 반대하거나 남성의 동의 없이 여성이 몰래 또는 일방적으로 낙태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남성 쪽에서 여성과 낙태 수술을 한 의사를 함께 형사고소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 소설의 제1항과 단편소설 ‘그녀’ 등 참조.)
    2019년 4월 헌법재판소는 형법상 낙태죄 (낙태한 여성과 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제27장)를 헌법불합치라고 결정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대하여 2020년 12월까지 형법을 개정하도록 주문했다.

    대리모의 경우에도 나눠서 살펴보아야 한다.
    대리모는 남편의 정자는 정상인데 반해 아내의 난자에 문제가 있거나 또는 자궁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발생한다. 그래서 아내의 난자가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남편의 정자와 다른 여성의 난자를 체외수정 시켜서 다른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킨다. 이때 난자 제공 여성과 자궁 제공 여성이 동일인인 경우도 있고, 아니면 난자 제공자와 자궁 제공자가 다른 여성인 경우도 있다. 다만, 아내의 난자는 정상이지만 자궁에만 문제가 있는 경우 남편의 정자와 아내의 난자를 체외수정시킨 다음 다른 여성의 자궁에 수정란을 착상시키게 된다. 이러한 시술은 대개 산부인과에서 한다.
    체외수정은 대리모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체외수정은 자궁이 해야 할 수정을 자궁 밖에서 하는 것이다. 그것은 남성의 정자를 여성의 난자가 담겨있는 실험 용기에 떨어뜨린 후 배양기에 둔다. 난자가 수정되고 배아가 정상적으로 분열되면 가는 플라스틱 튜브 (카테터)를 자궁경부의 개구부에 삽입해서 배아를 자궁에 넣는다. 이후 자궁내막에서 배아의 착상과 성장을 돕는 프로게스테론이라는 약을 수 주 또는 수 개월간 복용한다.
    그런데 판례가 지적한 고전적인 대리모는 어떤 경우인가. 그것도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주 옛날에는 우리 할머니의 친정집 오빠처럼 본처가 애를 낳지 못하자 아예 다른 여자를 데리고 와 살면서 애를 낳는 경우이다. 일종의 축첩인데 본처인 할머니는 자신이 애를 못 낳는 중대한 죄인이기 때문에 어떠한 이의도 제기할 수 없었다.
    좀 더 현대적인 타입은 축첩까지는 아니고 일종의 대리모 계약을 체결하는데 그때 대리모를 ‘씨받이’라고 했다. 임권택 감독의 강수연 주연 영화 ‘씨받이’를 생각해보라. 이 경우에는 남자와 대리모가 직접 성관계를 갖고 여성은 애를 출산하면 조용히 넘겨주고 사라진다. (그녀는 만 하루 동안의 진통 끝에 그들이 간절히 소원한 대로 건강한 사내아이를 출산했다. 아이는 태어나면서 힘차게 울었다. 그때는 아이의 엄마가 될 여자와 자매들, 그들의 늙은 어머니가 지켜보고 있었다. 아기는 예뻤고 손가락 발가락도 전부 있었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너무나 완벽한 존재였다. 산모는 아기와 이틀 동안 지내며 그녀가 아는 노래를 전부 불러주었다. 반가움과 작별의 아쉬움을 전하려고 애썼다. 그녀는 자신을 임신시킨 아기의 아빠가 마지막 단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었다. 그날 밤 난생처음으로 남자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었었다. 하지만 그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져 내렸다. 그들은 소중한 아기를 안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갔다.)
    그렇다면 대리부 (代理父)는 어떠한가. 이건 전적으로 남성의 정자에 문제가 있어 남성 쪽 사정으로 임신이 불가능한 경우이다. 나는 이미 오래 전에 대리부에 관한 단편소설을 발표했었다. 당연히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말이다.
    나는 이 「낙태와 대리모」를 법률과 판례, 신문기사를 중심으로 쓰게되었지만 이게 에세이인지 논픽션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장르를 구분할 수 없다. 소설이라고 주장한들, 특히 살인, 공갈, 사기, 낙태, 낙태 교사, 생명윤리법 위반, 다운증후군 아이를 출산한 엄마가 태아가 다운증후군인 줄 알았으면 낙태를 하였을 터인데 의사의 과실로 그런 사실을 모르고 출산했다고 하면서 태어난 아이의 이름으로 산부인과 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등 실화인 기가 막힌 범죄 스토리가 잔뜩 포함되어 있으니 논픽션 소설이라고 하면 누가 뭐라고 시비를 걸 것인가.
    장르 구분이란 게 도대체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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