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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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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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일 일본정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핵심소재에 대한 한국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일본은 한국 수출품의 주종인 반도체의 핵심 원료에 대한 수출규제에 그쳤지만, 수출규제가 이것에 국한될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 다른 분야에까지 그 범위가 확대될는지는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 물론 우리는 그동안 과잉생산으로 반도체의 재고가 늘어나고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당분간은 재고물량 소진 등으로 재정비할 기회를 안겨주어서 장기적으로는 대체 수입국을 물색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에 한국 수출주력품인 반도체 생산에 큰 변화가 생길 위험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상태가 장기화 될 경우에는 그렇지 않아도 메모리 가격하락과 수요부족으로 반도체 수출은 6월 현재 7개월째 연속 하락하고, 감소폭도 3년 5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핵심원료의 수출 규제는 우리에게 엎친 데 덮친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일본정부는 수출규제의 공식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10월 우리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하자 일본정부가 즉각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때 이미 양국정부 간에 합의된 사안이라며 불만한 터라서 그 보복조치라고 해석되고 있다. 현재에도 서울중앙지법에서 위안부 피해자 20명이 제기한 두 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고, 또 대법원에 일제강점기 일본 군수기업에 강제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 할머니들이 제기한 소송과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이 낸 소송에서 패소한 신일철 주금(옛 신일본제철)이 상고한 두 건의 사건이 계류 중이다. 그중 대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들은 1,2심 재판에서 모두 원고가 승소한 사안이고, 또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전원합의체에서 11대 2로 ‘일본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은 한일청구권협정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새로운 쟁점이 나오지 않는 이상 그 사건들의 결론이 뒤집힐 확률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일본의 수출규제는 더욱 악화되어 무역 분쟁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미․중 양국의 보복관세로 갈등이 최고조로 올라가다가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두 정상의 회담에서 재협상을 합의하고, 또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기로 하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것 같던 상황에서 불거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낙관론은 사라졌다.

    무엇보다도 오사카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자유무역을 강조했던 아베 총리가 회의가 끝나자마자 자기의 발언을 뒤집는 행동으로서 국제적인 신뢰를 깨뜨린 악재를 보인 점도 일본의 이중성을 보여준 점이라고 할 수 있으나, 미․중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인 일본과 우리나라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1인당 GNP는 2018년 말 현재 일본이 4만 달러이고 한국은 3만 달러이다. 또, 원화와 엔화의 환율은 약 100엔대 1,084원으로 약 1/11이다. 일본은 교역 규모로 우리의 다섯 번째로 수출대상국이고, 수입은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 국가로서 수출입 규모는 지난해 851억 달러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였다. 또, 일본도 한국은 제3위의 수출대상국이자, 수입대상국 5위로서 상호 경제적 의존관계가 깊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에 반도체를 많이 수출하고, 일본은 반도체 핵심부품을 많이 수출하는데, 2017년 한 해 동안 104억 달러로서 일본의 한국 수출액 중 18.9%를 기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한국 수출규제로 70% 이상 수출하는 한국의 기업뿐만 아니라 일본 국내기업의 수출에도 큰 차질이 생기는 등 일본 국내의 반발도 적지 않아서 한일 무역 갈등은 미중 무역전쟁과 같이 전면전 양상을 띠며 장기화 될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신속한 해결책이 없는 한 추가적인 경제보복 조치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일본은 2017년 말 기준 328조엔(약 3,519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순채권국으로서 일본계 은행의 한국에 대한 여신은 586억 달러(약 68조원, 2018년9월 BIS 집계 기준)나 된다. 이것을 악용하여 일본이 한국의 기업과 은행에 빌려준 채권을 회수할 경우에 또 한 번 외환위기로 휘청거릴 가능성도 다분하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우리도 반성해야 할 점도 많다. 그동안 우리는 북핵 위기에 대응하는 남북한과 미․일, 중․러의 이른바 한반도 6자회담 체제를 현 정부 출범 후 일본을 외면하고 미국에 치중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중․러를 강력한 우방으로 둔 것과 고려할 때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여 일본에게 서운함을 안겨주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의 빈번한 외국방문은 대부분 대북규제 완화를 설득하러 다녔지만, 그 성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아베 일본총리는 문 대통령의 대북중재자 역할을 매도하면서 북일 교섭을 직접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2017년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 정부와 갈등을 빚으며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막대한 손해를 입고 대거 철수했으며, 한국을 찾는 중국인 유커(遊客)에 대한 관광규제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상황도 현재까지 정부는 대중관계를 해결하지 못하는 외교적 무능을 보여왔다. 쉽게 달아올랐다가 식어버리는 ‘냄비기질’인 한국인들은 사회 일각에서 벌써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지만, 국가 간 갈등은 당연히 정부가 앞장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 임무인데도 우리정부는 한․일간 갈등의 주체가 되었을 뿐 갈등 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일본의 이런 보복조치는 충분히 예고된 상황이었는데도 아무런 대책도 강구하지 않은 채 지내다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발표이후에야 관계부처 장관의 대책회의가 처음 열렸을 정도이다. 그동안 대통령은 북핵문제에 올인 하며 현안을 방기(放棄)하면서도 우방국 미국의 입장이 아닌 북한의 입장을 설득하러 돌아다니면서 국내외적으로 많은 비판만 초래했고, 외교부장관도 중대한 국가 간 외교현안 해결이 아니라 단순한 통역관 역할에 그치고 있는 현실에서 하루빨리 책임 있는 정부의 각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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