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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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기시대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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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국가에서 생산하는 B자동차의 명성과 성능을 믿고 구입했는데, 정작 A국가에서는 자국민들에게 더 이상 그 차를 폐기하면서도 외국에는 계속 수출하려고 할 경우에 그 차를 계속 수입할 나라가 있을까?

    이것은 최근 주행 중 잦은 화재로 비난을 받고 있는 독일 A사의 자동차가 아니라, 기술력을 인정받고 수출했던 한국원전을 ‘탈 원전’정책으로 국내에서는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와 기왕의 원전은 폐쇄하겠다는 정부가 외국에는 한국원전 수출을 계속 추진하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다. 10년 전인 2009년 12월 우리나라는 UAE 원전 건설을 수주함으로서 세계에서 6번째 원전수출국이 되었다. 즉, 2009년 12월 27일 UAE와 186억 달러 규모의 원전 건설계약을 체결하고, 2020년까지 1,400MW급 한국형 신형원전(APR1400) 4기를 연차적으로 건설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세계에서 최첨단기술의 집약체인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일본 등 5개국뿐이었으나, 우리는 반세기만에 세계 원전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프랑스 아레바사 및 미국 GE사와 일본 히다치사 컨소시엄과 치열한 경쟁 끝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우리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원전 수주는 발전소 준공 이후에도 핵연료를 비롯하여 원전 가동에 필요한 다양한 기기부품의 수출로 국위상승은 물론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지난 6월 24일 우리나라는 UAE의 바라카 원전의 운영법인인 ‘나와 에너지(Nawah Energy)’와 정비서비스 기간을 5년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원전 추가건설 계약도, 수출한 원전의 유지보수가 아닌 원전의 정비서비스 용역계약을 맺은 것이다. 당초 우리는 앞으로 15년간 원전 정비 업무를 일괄 수주해서 정비인력은 물론 국산 기자재 수출로 최대 3조 원가량의 매출을 기대했으나, UAE는 바라카 원전운영 전체는 자사가 맡고 정비서비스만을 외부로부터 제공받는 장기정비서비스계약으로 변경했다. UAE는 원전수출 계약 당시에는 원천기술국인 우리에게 모든 것을 일임할 것 같더니, 이제는 정비서비스 용역만 하도급형식(?)으로 맡기겠다는 것이니 이만저만한 무시를 당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은 UAE의 이와 같은 결정은 한국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때 ‘원자력 제로’를 목표로 신규 원전 건설계획 백지화, 노후 원전 수명연장 중단, 월성1호기 폐쇄, 신고리5·6호기 공사 중단 등을 주장했다. 그리고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30%에서 18%로 낮추고, LNG는 20%에서 37%, 신재생 에너지는 5%에서 20%로 높이겠다고 했다.

    사실 탈 원전 주장은 1956년 영국에서 최초로 상업용 원전을 가동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이슈로서 비용과 환경문제가 주 쟁점이다. 특히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스리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이후에는 안전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단 한건의 안전사고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탈 원전을 택한 것은 비행기 추락사고가 두려워서 비행기를 타지 않는 것과 유사하다. 물론, 정부의 탈 원전정책 이면에는 러시아 가스를 도입하기 위하여 남북러 가스연결관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고, 또 유사시에 단기간 내에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고수준의 원자력기술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반국가적이라고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것은 북한의 핵개발로 자칫 북한의 위협 속에 종속될 위기에 직면해 있는 현실을 무시했거나 순응하려고 한다는 결론이 되기도 한다.

    아무튼 자국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상품(원전)을 외국에 판매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국내외의 비난이 많은 속에서 UAE 원전 정비서비스 계약을 수주했지만, 서비스정비계약 기간과 내용이 크게 달라지면서 전체 수주액도 당초 3분의 1 수준인 수천억 원대에 그칠 전망이고, 정비인력 파견도 하도급 계약에 머무르게 되었다. 또, UAE의 복수 협력사 선정은 즉 다른 국가도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고, 서비스 계약기간 5년이 종료 후 연장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반대로 계약기간 종료로서 끝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데, 탈 원전 정책으로 원전 가동중지와 신설 백지화로 전력수급에 논란이 생겼다. 원전 가동률은 경주 지진에 따른 안전점검을 했던 2016년 79%를 시작으로 2017년 71%, 2018년에는 66%, 2019년 1분기에는 75.8%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전력은 2017년 4분기에 1294억 적자를 기록하더니, 2018년 누적적자액이 1조 1508억 원에 달하고, 2019년 1분기에도 6299억 원의 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원전을 대체할 수 있는 발전은 석탄과 LNG 발전이지만 석탄과 LNG 발전단가가 원전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즉, 원전은 2019년 6월 기준 KW/h당 약 6원 수준이지만, 유연탄은 56원, 무연탄은 68원, LNG는 83원이라고 한다. 그 대책은 전기요금인상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원전이 절대적이고 최선의 방식은 아니지만, 탈 원전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력을 어떤 방식으로 충당할 것인지 검토했어야 한다. 특히 우리처럼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에서는 신재생에너지의 단가 및 기술 발전 속도 등도 당연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지만 그런 노력이 많이 부족했다.

    참고로 20016년 대선에서 탈 원전 공약을 내세우고 집권한 대만의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은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의 가동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일부 원전 가동중단으로 2017년 6월 블랙아웃을 겪은 이후 치솟는 반대여론은 2018년 11월 24일 국민투표에서 탈 원전정책 폐기가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된 점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물론, 이론적으로 원전수출과 탈 원전정책의 공존은 별개의 문제이지만, 현실 정치에서 이런 논리를 받아들일 나라와 국민이 어디 있을지 모르겠다. 정부의 탈 원전정책 후 지난 2년 동안 전국 대학의 24개 원자력학과 지망생이 단 한명도 없었으며, 그나마 있던 원전기술자들도 외국 원전회사에 스카우트 되고 또, 그 과정에서 우리의 원전기술 설계도면 등 고급기술이 누출되었다는 보도를 지켜보면서 백년대계를 알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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