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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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플레이션 망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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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2007년 1인당 GNP 2만 달러(30,045)를 달성한지 12년만인 2018년 3만 달러(31,349)를 달성했다. 돌아보면 반세기 전인 1960년 겨우 79달러에 그쳤던 우리가 1995년 1만 달러(11,432), 2007년 2만 달러를 달성하였으나,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3만 달러 달성이 지연되었다.  선진국의 기준이라고 하는  3만 달러 달성은 독일과 일본이 5년, 미국과 호주는 9년, 영국 11년,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각각 14년 걸렸으며, 우리는 OECD 32국가 중 22번째라고 한다.

    그런데, 새해 들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대비 1월 0.8%, 2월 0.5%, 3월 0.4% 등 석 달 연속 0%대에 그치면서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이것이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경기하강에 따른 수요 측면의 구조적 문제인지 하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정부는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대에 머문 이유는 유류세 인하가 시행된 데다 최근 농산물 출하량 등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며, 유류세 인하가 끝나고 채소 등의 출하량이 줄면 달라질 것이라며 그럴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2.6%로 잡았다가 최근 2.5%로 낮췄으며, 국제신용평가사 S&P도 4월 4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낮췄다. 다른 경제연구소나 국제기구들도 모두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물가상승률은 지난 3년(2016~2018년) 동안 연평균 1.5% 상승했는데, 이것은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 2%보다도 낮은 수치다.

    모든 상품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형성된다. 즉, 물가는 시장에서 유통되는 상품의 가격을 총체적으로 반영하여 수요가 공급보다 적을 경우 물가가 하락하고, 반대인 경우에는 물가가 상승하는데, 물가가 0%대의 행진을 계속할 경우에 소비자는 물가가 안정되었다고 좋아하지만, 이런 현상이 장기간 계속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내려가면 소비자는 가격을 믿지 못하고 구매를 미루고, 또 기업은 생산의욕을 잃고 투자에 나서지 않기 때문에 생산은 위축되고, 근로자의 임금 감소와 실직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빈곤의 악순환(vicious circle of Poverty)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과잉생산으로 인한 불황으로 물가가 하락하고, 또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이 줄어 화폐의 가치가 상승할 때에도 물가가 하락하며, 기술의 혁신이나 노동생산성이 향상되어 상품 개발비와 생산비가 절감되었을 때에도 상품가격이 하락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이중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더더구나 가계의 개인자산의 전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부동산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사실 우리는 지난 반세기 동안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 현상은 많이 경험했지만, 디플레이션은 한 번도 겪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은 크게 달라져서 현 정부 들어 적폐청산과 임금인상을 통한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정책으로 생산은 크게 감소했어도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로 재정이 넉넉해지고 복지정책을 확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진그룹과 금호그룹의 두 항공사 오너가 불명예 퇴진하고, 우리경제를 견인하는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이 52조원, 영업이익 6조2000억 원으로서 지난 분기대비 매출은 12.27%, 영업이익은 절반에 가까운 42.59%로 크게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로 표현되는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 14.13%, 영업이익은 무려 60.36%나 감소했는데, 이것은 2016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최저치로서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촉발된 반도체 사업 부진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생산주체인 기업 전반에 대한 정부의 인식은 부정적이다.

    일반적으로 디플레이션이 되면 기업의 설비, 인력, 재고 등 3가지 분야에서 공급과잉 초래현상이 되는데, 정부는 부인해도 생산을 이끄는 기업의 환경과 소비자의 동향은 전형적인 디플레이션 현상을 부여주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우리는 연평균 저축률은 34.4%로서 투자율(31.2%)보다 3.2% 포인트 높아서 자금이 부족한 국가였다. 그래서 고금리가 수준을 유지했으나,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업의 투자가 줄면서 1998년부터는 총저축률이 국내 총투자율보다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시장금리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시장금리에는 기대되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포함되어 있는데, 대표적 시장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지난해 10월 2.09%에서 금년 3월에는 1.68%까지 떨어진 것이다. 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소폭 상승했으나,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월 3.12%로 지난해 5월(3.49%)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서 아마도 조만간 한은도 시장금리를 또다시 낮추려고 할 것이다.

    현 정부는 2017년 6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10% 포인트씩 낮추는 대출 억제를 골자로 6·19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그리고 지난해 하반기만 8·27 부동산 대책, 9·13 부동산 대책, 9·21 공급대책,12·24 공시지가 상향 등 현 정부 출범 이후 22개월 동안 무려 10여 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그 주요골자는 재건축 규제 등 규제 강화,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중과와 금융억제다. 이처럼 연이은 고강도 부동산대책으로 부동산거래의 침체를 집값안정이라고 오판하는 사이에 거래는 더욱 급감해서 가계의 자산운용이 막히고, 전세가도 동반 하락해서 깡통전세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OECD 기준 2008년 143%였던 우리의 가계부채 대비 가처분소득 비율이 최근에는 175%까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1500조를 넘는 가계의 부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처럼 민간소비를 둔화시켜 우리경제를 장기불황으로 몰아가는 상황에서 정부는 무리한 부동산정책,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기업을 해외로 내쫓고 있는 기업정책 등 포풀리즘 정책을 바꿔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금처럼 부동산을 무조건 억누르는 정책은 가계의 실질부채나 전체 경제를 보지 못한 외눈박이의 위험한 곡예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가 변할 리도 없지만, 단순히 이념적인 성향만을 바꾼다고 해서 디플레이션 현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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