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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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청문회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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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 절반을 맞고 또 2020년 총선을 앞둔 대통령이 정치인 출신 7개 부처 장관을 방출하고 후임 장관임명을 위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3월 25일부터 사흘 동안 열렸다. 청문회(Hearings)는 본래 3권 분립이 철저한 미국에서 의회가 국정 중요사안에 대하여 질문하고 청취하는 제도로서 우리는 1988년 11월 처음 도입했는데, DJ정부 때인 2000년 6월 인사청문회법을 제정하여 주요 공직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로 확대되었다. 초기에는 국회의 임명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대법관 등이었지만, 참여정부 때인 2005년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총장 등 4대 권력기관의 장까지 청문회 대상으로 포함했다. 여기에 각 부장관은 물론 방송통신위원장과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등 인사청문회는 거치더라도 국회의 보고서 채택이 없더라도 임명할 수 있는 공직이 60명에 이른다. 국회는 공직후보자를 출석시켜 도덕성․ 업무적합성 등을 검증하기 위한 질의를 하고 답변 등을 듣고, 업무수행능력 부족자, 부정부패 혐의자가 임용될 가능성을 차단함과 동시에 국회의 대통령 인사권을 견제하는 기능을 한다. 또 청문회 과정의 공개를 통해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제공하는데, 그동안 국민들이 알지 못했던 공직후보자들의 위장전입, 탈세, 본인 또는 자녀의 병역문제, 부동산투기, 범죄 등 부끄러운 이면을 알게 되면서 공분을 받고 다수 후보자가 탈락되기도 했다.

    사실 정무직 임명자격에 관하여는 명백한 기준이 없지만,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인 병역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거나 탈세 한 경우는 대통령의 추천 과정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압축 성장시대를 살아온 우리세대에서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 주소지를 옮기고, 부동산 매매시에 양도세 절감을 위해서 합법적인 절세 수단인 다운계약서가 지금의 시각에서 위장전입이며 부동산투기로 매도되는 것은 입법적으로 시정되어야 한다. 가령, 2005년 12월 소득세법 개정 전까지는 탈세가 아닌 절세의 수단으로 많이 이용되었던 양도세에 대한 다운계약서 문제를 지금의 시각에서 비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현 정부는 2017년 11월 병역 면탈,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 표절 등 기존 ‘고위공직자 인사배제 5대 원칙’ 이외에 음주운전과 성(性) 관련 범죄를 추가한 ’7대 비리 전력자 원천 배제’를 발표했다. 특히 ‘부동산투기’에 ‘주식·금융 거래 등이 포함된 불법 자산증식’을 추가하고, 2005년 7월 이후 위장 전입 2회 이상한 경우, 논문 표절은 ‘연구비 횡령이 포함된 연구부정(不正)’으로 개념을 확대하여 ‘연구윤리 확보 지침’이 제정된 2007년 2월 이후 학위논문(박사), 주요 학술지 논문, 공개 출판 학술저서에 대한 표절·중복게재 또는 부당 저자표시 등도 연구 부정행위라고 12항목을 구체화했다. 청와대는 이번 7명의 장관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요청하면서 자체 검증과정에서 후보자들에 대하여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청문회가 열리기 전부터 후보자들의 부동산 투기, 위장 전입, 부정 채용 등 다양한 의혹들이 보도 되었다.

    청문회를 마친 지금 국민여론은 물론 제1야당은 후보자 7명 전원이 100% 7대 인사 배제 원칙에 저촉되는 부적격자이고, 7명 중 6명은 부적격 사유가 2건 이상 된다고 주장했다. 물론, 후보자의 과거 언행, 재산의 형성 과정, 본인과 자녀들의 병역문제, 가족사, 심지어는 후보자의 이념적 성향까지 비판하는 야당의 지나친 신상 털기식 비판도 문제이지만, 후보자 자신도 청와대의 의사타진 시에 결격 사유에 해당된다면 스스로 사양하는 양식이 필요하지만 그런 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또, 이런 부적격자들을 추천한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도 반성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임명권자인 대통령도은 공직을 보은 수단으로 이용하거나 높은 지지율만 믿고 이른바 ‘내로남불’식으로 국민과 국회를 무시한 채 임명을 강행하여 정국의 갈등을 초래하는 자세를 바꿔야 한다. 인사청문회 제도를 최초로 도입한 미국은 대통령 또는 대통령당선자는 공직후보자에 대하여 5단계에 걸친 엄격한 사전검증 절차를 걸친 후, 하자 없는 인물을 상원 인사청문회에 인준동의안을 제출한다. 이 과정에서 후보자는 253개부터 800개의 세세한 항목에 걸친 개인정보 진술서와 함께 개인재산보고서를 제출하고, 정부는 이를 기초로 하여 FBI와 국세청 등에서 2~8주에 걸친 집중 검증을 거친다. 이러한 철저한 사전검증으로 상원의 각료 인준거부는 지금까지 2% 미만이고, 20세기 이후에는 1925년, 1959년, 1989년 등 단 세 차례에 불과하다고 한다. 물론, 미국의 상원 의사규칙 제26조는 청문회 공개원칙을 규정한과 아울러 개인의 범죄나 부정행위를 추궁하거나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명백하게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6가지의 경우에는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비공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는 많은 국민들에게 좌절감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주는 인사청문회 제도는 법의 개정보다 법을 운용하는 후보자, 인사검증시스템, 여야당 그리고 대통령 등의 인식이 크게 바뀌어야 한다. 더불어 가령 장기간 공직에 근무했던 후보자가 평균 수준의 생활도 유지하지 못하는 원인이 노부모나 가족의 불구폐질 입원비 부담 등 ‘성실하지만 불운한 사유’가 없는데도 주식투자나 지나친 호화생활을 해왔는지 여부는 살펴보지도 않은 채, 평균 수준 이하의 재산소유만으로 청빈(淸貧)이라고 평가하는 모순도 고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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