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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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동형 비례대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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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가 되자 2020년 4월 15일에 있을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뜨겁다. 국민의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국회의 활동이 곧 국민의 의사로 간주되는 대의민주정치에서 그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관련법을 개정하는 일은 곧 정치판을 바꾸게 되는 혁신적인 작업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가을부터 이 논의가 있었지만, 각 당의 이해가 첨예하게 갈려서 쉽게 타협되지 않고 있다. 반면에 선거 때만 되면 머리를 조아리며 헌신할 것처럼 굽실거리던 이들이 당선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돌변해서 나라와 국민의 복지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자기 혹은 자당의 이해관계에 급급한 것을 익숙하게 보아온 국민들은 시큰둥하게 보고 있다.

    사실 선거제도는 여러 형태로 발전해왔다. 소선거구에서 1명만 당선자로 뽑을 때에는 사표가 너무 많다는 점을 고려해서 1선거구에서 2명을 뽑는 제도도 채택해보았고, 또 1명만 뽑되 투표수 전체를 합산한 비율로 나눠서 국회의원을 배정하는 비례대표제도 시행했다. 하지만, 사표방지를 위한 비례대표제는 정당의 입김이 크게 작용해서 비례대표 후보의 선정과 그 우선순위 문제로 정당의 뒷주머니를 두둑하고, 정치의 지저분한 이면거래를 조장한다는 단점도 크다. 또, 1인 2표제는 가령 지역구 표는 A당에 몰아주고, 정당 표는 B당에 몰아줄 수 있어서  1인 2표제의 효과를 내지만,  2001년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이 있었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 결과 지역구 표와 정당표의 합계가 기준이 되어 당선의원을 배분해야 한다고 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 제도도 구체적인 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다.

    대체로 전국 혹은 권역별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서 정당별 총 의석을 할당하고, 이후 정당별 총 의석수에서 지역구 의석수를 뺀 만큼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할당하는 방식이다. 가령, 한 권역의 전체 의석이 100석일 때 A정당이 권역 정당 득표율 50%를 얻는다면, 이 정당은 총 50석의 의석을 얻는다. 이때 A정당이 권역에서 45명의 지역구 당선자를 낸다면, 권역 단위 득표율을 통해 할당받은 50석 중 나머지 5석을 비례대표로 채울 수 있다. 이것은 결국 소수정당에 유리한 선거 제도로서 대형 정당은 오히려 의석을 잃을 수 있다. 현행 선거법상 국회의원은 253개 지역구에서 1명씩 뽑고, 나머지 47개 의석을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이어서 소수정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크게 선호하고 있지만, 각 당은 셈법이 복잡해서 합의를 어렵게 하고 있다.

    참고로 20대 총선 결과를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입해본다면, 총선결과는 더불어민주당 123, 새누리당 122, 국민의당 38, 정의당 6석이었으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각각 110석과 105석으로 줄고, 국민의당이 83석, 정의당은 23석으로 크게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정계 판도를 뒤흔들 사안이다 보니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문제는 또 있다. 현재 지역구 253석을 그대로 둔 채 비례대표를 늘리려면 의원 정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의원 숫자를 늘리는 것에 대한 국민 다수의 반감이 너무 크다. 그렇다고 지역구를 줄이자니 자신의 지역구가 통폐합되는 걸 반길 국회의원도 없거니와 지역 대표성이 훼손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서 쉽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크게는 360석 정도까지 늘어날 듯싶은데, 국민들의 반발을 감안해서 360명 정도로 늘어나더라도 세비를 현재의 300석 규모의 세비로 맞추자는 의견도 있다. 흔히 공무원 조직의 경직된 행태를 ‘철밥통’이라는 말로 비꼬고 있지만, 국회의원들의 잇속 챙기기는 그보다 몇 곱절 강한 ‘강철밥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정치인들은 오히려 국회의원수를 줄이자는 주장도 있다. 5천만 국민을 전제로 인구 20만 명당 1명으로 하여 250명으로 감축을 주장하는 의견도 있고, 국회의원 정원을 100명 줄인 200명으로 하고, 정당이 작성하는 비례대표제도는 부인하고 전부 미국식으로 지역구에서 국민이 직접 선출하도록 하자는 의견도 있다. 예컨대, 민주당이 전체 40% 득표했으나 지역구에서 125명 당선됐다면 5석이(125-300 x 0.4) 초과된 상태다. 이 경우에 민주당 비례대표는 1명도 당선되지 않는다. 그럴 경우에 초과 5명은 제2당에서 마지막 당(예 제6당)까지 비례의원 1명씩 차례로 차감하든지, 제2당 이하 비례당선자 비율에 맞춰 차감하는 등 합리적인 방법을 연구하여 법제화하자는 것이다.

    참고로 외국의 제도를 살펴보면, UN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로 선정한 덴마크는 국회의원 179명이다. 물가는 우리보다 2배가량 비싸지만, 월급은 우리가 연봉 1억 4천만 원에 후원금 1억 5천만 원, 각종 지원금이 있는 것과 달리 월450만 원 정도밖에 안 된다. 또, 우리 국회는 인턴을 포함한 9명의 보좌진이 있지만, 덴마크는 2명당 1명의 보좌관을 두고 있다. 덴마크 국회의원들은 입법관련 자료들의 수집, 작성 등의 업무도 대부분 컴퓨터로 워딩 비서관들의 도움 없이 직접 작성하며, 특권도 없다. 스웨덴의 경우에도 1명의 정책보좌관이 4명의 국회의원을 공동으로 보좌하고 있으며, 자료를 챙겨줄 개인보좌관이나 가방을 들고 따라다니는 비서관도 없다. 국회의원들은 매주 평균 일반 노동자의 40시간 보다 2배 이상인 80시간씩 일하고 있어서 일이 너무 힘들다고 재선을 기피할 정도다. 그렇지만, 국회의원마다 발의하는 의안 수는 4년 임기 중 평균 100여 건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독일, 프랑스, 스웨덴, 영국 등의 나라는 국회의원에게 기사는커녕 기름 값도 주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컴퓨터 키보드 자판조차 알지 못하는 컴맹도 상당하고, 면책특권이나 불체포특권은 물론 사무실 유지비, 차량 유지비, 유류비, 우편요금, 비행기나 철도 이용 등 수많은 특권이 있다.

    한편, 국회의원 자질 문제를 국회의원에게 돌리지 말고 그런 사람들을 뽑은 국민들의 책임도 크다는 자성론도 많다. 뽑아놓고도 감시하지 않고 또 뽑아주는 어리석은 주인에게 어느 머슴이 열심히 일하겠느냐는 것이다. 결국 국회는 정원 문제가 아니라 우리국민의 수준문제다. 잘 감시하지 않고 잘못돼도 뽑아준 다음 국회의원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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