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권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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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에서 관리비로 법무비용을 사용할 경우 그 소송의 목적이 아파트를 위한 것이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거쳤더라도 당사자는 업무상 배임죄를 면할 수가 없다(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7도9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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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례 해설 ]

    아파트에 소송이 발생하고, 해당 소송을 위하여 입주자대표회의가 변호사 선임한 후 비용을 지급하였을 경우, 우리나라 법원은 해당 소송의 목적이 입주자 전체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동대표 개인을 위한 목적인지 여부에 따라 죄의 성부가 달라지고 해당 소송의 목적과 관련된 판단은 소송 당사자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소송의 실질이 입주민 전체를 위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아파트 관리비로 변호사 비용을 지급하기 위해 입주자대표회의 의결까지 거쳤으나, 이와 같이 지급한 변호사 선임 및 소송의 목적이 입주자전체가 아니라 명예를 훼손당한 동대표 개개인를 위한 소송에 불과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된다고 본 것이다.

    특히 이 사안은 입주자대표회의 결의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업무상 배임죄를 인정한 사례이므로 유사한 사안에서 변호사 비용을 지출할 때에는 소송의 목적이 아파트나 입주민을 위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 법원 판단 ]

    원칙적으로 단체의 비용으로 지출할 수 있는 변호사 선임료는 단체 자체가 소송당사자가 된 경우에 한하므로 단체의 대표자 개인이 당사자가 된 민·형사 사건의 변호사 비용은 단체의 비용으로 지출할 수 없고, 예외적으로 분쟁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관계는 단체에게 있으나 법적인 이유로 그 대표자의 지위에 있는 개인이 소송 기타 법적 절차의 당사자가 되었다거나 대표자로서 단체를 위해 적법하게 행한 직무행위 또는 대표자의 지위에 있음으로 말미암아 의무적으로 행한 행위 등과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한 경우와 같이, 당해 법적 분쟁이 단체와 업무적인 관련이 깊고 당시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단체의 이익을 위하여 소송을 수행하거나 고소에 대응하여야 할 특별한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단체의 비용으로 변호사 선임료를 지출할 수 있으며, 그러한 특별한 필요성이 없음에도 단체의 비용으로 변호사 선임료를 지출하였다면 이는 배임에 해당하고 나아가 대표자가 그 변호사 선임료를 지출함에 있어 이사회 등의 승인을 받았다 하여도 배임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도6280 판결, 대법원 2006. 6. 27. 선고 2006도1187 판결 등 참조).

    반대로 단체 자체가 소송당사자가 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소송의 수행이 단체의 업무수행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그 변호사 선임료 등을 단체의 비용으로 지출할 수 있을 것이나, 그 소송에서 단체가 형식적으로 소송당사자가 되어 있을 뿐 실질적인 당사자가 따로 있고 단체로서는 그 소송의 결과에 있어서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소송의 수행이 단체의 업무수행이라고 볼 수 없어 단체의 비용으로 이를 위한 변호사 선임료 등을 지출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7도9679 판결 참조).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의 경우를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입주자대표회의 설립목적은 아파트 공용부분의 관리 등 아파트 주민 전체의 공공복리를 위한 것으로 그 대표인 피고인에게는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징수한 관리비를 주민 전체의 이익을 위한 용도로만 사용하여야 할 업무상 의무가 있는 점, ② 관리비 중 예비비는 아파트 관리상 예기치 못한 지출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그 용도 역시 주민 전체의 이익을 위한 범위 내로 제한되어야 하는 점, ③ C이 게재한 글은 입주자대표들이 불법적으로 업무를 행하고 있다는 취지로서 그 비방의 대상이 입주자대표 개인들이지 이 사건 아파트 전체 또는 입주자 전원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니고, C이 위와 같은 글을 게재함으로써 입주자대표회의의 업무수행에 어떠한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인이 C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한 것은 피고인을 비롯한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개인의 명예와 관련된 일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입주민들의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④ 피고인은 C에 대한 형사고소가 입주자대표회의 명의로 이루어졌으므로 이를 피고인 개인을 위한 소송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이는 형식적으로 입주자대표회의가 고소인으로 되어 있는 것일 뿐 실질적인 당사자는 피고인과 그 외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들이라고 봄이 상당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관리비 중 예비비를 변호사 선임비용 등으로 지출한 행위는 피고인 측 개인의 명예와 지위를 보호할 목적으로 용도가 엄격하게 제한된 아파트 관리비 중 예비비를 사용한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 의사, 즉 업무상 배임의 고의가 있다고 보이고, 설령 이와 같은 지출에 관하여 아파트 관리규약에 따른 입주자대표회의의 결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업무상 배임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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