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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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7 휴전협정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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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7일은 6.25.전쟁의 휴전을 체결한 날이다. 3년여에 걸친 전쟁 끝에 맺은 휴전협정은 65년이 지나는 상황을 반영하여 종전협정이건 평화협정을 맺고 새 출발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북한은 적화통일을 노린 간헐적인 국지전과 지난 20여년 동안 대륙간장거리 미사일(ICBM) 실험과 핵 개발로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망나니 작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내내 ICBM 실험과 핵 실험을 하던 김정은이 미 군사기지인 괌을 공격하느니, 미 본토를 공격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이미 우리 남한쯤은 안중에도 없이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을 상대하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북한의 행태에 대하여 UN의 대북제재 결의와 함께 트럼프 미대통령은 당장 북한을 공격할 듯이 미군 전폭기가 날아오고, 항공모함이 출동하는 전쟁 직전상황과 핵개발 포기와 대화에 응하겠다는 김정은의 말에 한반도 상황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리라 짐작했다.

    우리는 김정은이 세계 각국의 경제제재를 견디지 못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6월 12일 싱가포르의 북미정상회담에서 보여준 김정은이 과연 패배한 집단의 우두머리였는지는 물어보나 마나다. 지금까지 세계 어느 국가 지도자보다 더 융숭한 대접을 받고 나타난 김정은과의 만남을 유수한 세계 언론들은 ‘세기의 회담’이라고도 표현했는데, 만일 북한이 핵을 보유하지 않았다면 생화학무기 보유를 구실로 침략한 이라크를 침공하여 후세인을 몰락시켰던 미국이 과연 이런 처우를 해주었을지 읽히는 대목이다. 북미정상회담은 그 다음날 한국의 지방선거에서 여당에게 큰 호재로 작용하여 몰표를 안겨주었다.

    그런데, 북미정상회담 이후 45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진척이 없다.  7월 6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세 번째 평양을 방문했지만, 비핵화에 대한 돌파구는커녕 김정은도 만나지 못한 채 빈손으로 귀국했다. 7월 12일 판문점에서 예정된 미군 유해송환 실무회담은 북한이 미 국방부 관리들을 3시간이나 바람맞히더니, 끝내는 장성급 회담으로 하자고 미뤄버렸다. 트럼프는 미군 유해 송환문제는 가장 쉬울 것으로 생각했는지, 아직 타결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미군 유해 200구를 송환했다’고 떠벌였는데, 이런 점들은 결국 미국이 북한의 속셈을 알지 못한 채 접근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7월 21일자 워싱턴포스트지는 북한에게 끌려 다니는 상황이 된 것을 알게 된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속았음을 깨닫고 참모들에게 크게 화를 냈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떠버리 트럼프로서는 북핵 위협을 해결한 성과를 무기로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고, 또 노벨평화상을 받으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 것에 대해 더욱 분노했는지도 모르겠다. 7.27 휴전협정은 한반도를 둘러싼 남북과 미중이 서로 신뢰하면 종전회담이나 평화회담을 체결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지만, 2018년 7월 27일은 미국인들에게는 6.25 때 희생된 미군 유해 50위를 북한으로부터 인수하여 공수해온 날로 더 크게 보도되었을 뿐이었다. 사실 미군 유해 인수에도 과연 얼마만큼의 뒷돈을 건네주었는지 알 수 없지만, 북한은 미국과의 후속 회담을 취소하는가 하면서 ‘더 많은 돈’을 요구하며 기본적인 소통마저 응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 그동안 북한선박이 우리 태극기를 매달고 버젓이 태평양을 오가면서 석탄 등을 교역했다는 뉴스와 함께 한국이 미국의 보복조치를 당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렸다. 7월 27일 국회에서도 야당은 유엔결의 제2371호는 북한산 석탄 등 광물의 수출금지를 규정했으며, 제2397호는 그러한 물건을 운송하는 선박이 입항한 경우 억류하고, 영해를 통과하면 검색·나포하도록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산 석탄 9천 톤을 청진에서 사할린으로 운송되어 제3국적선으로 환적 되어 지난해 10월 포항과 인천항으로 반입됐는데도 정부는 9개월 동안 조사만 하고 있다고 따졌다. 또, 북한선박이 일본 등과 교역하면서 태극기를 매달고 다닌 것을 한국정부가 묵인한 것이 사실이라면, 북한 경제제재를 결의한 유엔 결의에 위반할 뿐 아니라 미국의 정책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 된다고 했다. 외무부장관은 아직 미확인 사실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했지만, 미국무부 대변인은 “유엔 제재를 위반하여 북한정권을 계속 지원하는 주체에 대하여 독자적인 행동 취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도 북한의 밀수행위 제재 노력을 러시아가 가로막는다며 공개 비난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해석이다. 사실 요즘 날마다 뉴스를 독차지 하고 있는 국군기무사의 계엄 문건작성도 사실 우리정부의 북한과의 뒷거래에 대한 유엔이나 미국의 제재 뉴스를 눈가림하기 위한 술책이라는 비판이 많다.

    이렇게 핵 폐기라는 실체에 접근은커녕 이산가족 상봉, 개성공단 문제라는 곁가지조차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만 DMZ의 방어물 제거와 GP철수 등 평화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는 것은 언제 다시 서울불바다 운운하며 전쟁모드로 뒤바뀔지 모르는 현실을 모르는 너무 성급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북한과 회담에 나섰으나 북한의 지연술책에 실망하여 대북 강경파로 변신한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은 성과가 없는 대화였다고 비판하면서, “북한의 ICBM 시험발사 중단과 핵실험장 폐기 결정을 비핵화 의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성과 없이 반년이 지나자 트럼프는 “북한은 지난 9개월간 미사일실험도, 핵실험도 하지 않았다”고,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비롯하여 미군 유해 송환 및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기 약속 등을 자랑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으로 3000만, 4000만, 5000만 명이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는 전쟁을 막았다”며 생색을 내고 있다. 이 얼마나 궁색한 자기변명인가? 물론, 트럼프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성과를 과시하기 위하여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에 동의할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북한과 뒷거래해온 것으로 의심받는 우리정부에 적지 않은 핸디캡을 안겨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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