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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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들의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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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7월 20일 발표한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 69%에서 2% 떨어진 67%로서 6.13. 지방선거가 있던 지난달 2주차 79%이후 5주째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외교 잘함’, ‘북한 대화 재개’, ‘안보정책’(14%) 등을 꼽았고, ‘서민 위한 노력, 복지 확대(7%)’, ‘국민 공감 노력(6%)’ 등의 순서이다. 반면에 부정적 평가로는 ‘경제·민생 해결 부족’(41%), ‘최저임금 인상(15%)’ 등을 꼽았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을 부정평가 이유로 꼽은 비율은 지난주 6%에서 15%로 2배 이상 올랐다. 즉, 최저임금 논란, 고용지표 악화 등 경제·민생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지율 하락세의 요인인 셈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민감한 직군인 자영업계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12.2%나 하락한 48.7%로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더불어 여당의 지지도도 5주째 하락해서 41.8%로 떨어졌다.

    이 시점에서 최저임금에 관한 정부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학생정도면 알고 있는 경제상식 중 생산의 3요소는 토지, 노동, 자본이다. 그 생산의 3요소를 투여한 결과 생산된 재화를 판매하여 토지주는 지대를, 근로자는 임금을, 자본가는 이윤을 얻는다. 그런데, 20세기 초 러시아혁명 때 공산주의자들은 가진 자들보다 그렇지 못한 자들이 더 많은 현실사회에서 근로자의 지지를 얻으려고, 자본주들은 노동자의 노동생산성에 비해 훨씬 낮은 임금을 지불한다는 임금착취설을 퍼트렸다. 지난해 5월 출범한 새 정부도 기업주 전체를 이런 자본가로 적대시하며, 근로자를 지지하는 친노동정책을 펴면서 자본주의의 본질인 자율경쟁에 의한 가격 결정과정에 직접 간여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 기업주와 보수 세력으로부터 좌파정부라고 매도 받는 이유이다. 새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일자리 창출에 쏟아 부은 돈은 37조원이나 되는데, 이 금액은 국민 100만 명에게 3,700만원씩 나눠줄 수 있는 금액이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보여준 정부의 결과는 올 상반기 취업자 증가 14만2천명에 불과했다. 이것은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36만 명의 40%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수치다. 반면에 실업자 수는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이후 처음으로 6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었다. 결국 새 정부가 그동안 청년 일자리를 위한 예산 투입과 공공일자리 확대, 근로시간 단축 추진 등이 효과를 내지 못한 결과다. 한국은행은 올해 취업자 수를 지난 4월 26만 명으로 예상했던 전망치에서 18만 명으로 크게 낮췄다. 작년 36만 명의 56%이고, 2014~2017년 평균 35만8000명의 반 토막 수준이다.

    물론 이런 결과에 대해서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생산주체인 기업의 투자의욕을 북돋우지 않고 적대시하는 정부의 정책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은 이윤이 나는 한 생산을, 공장을 더 늘이려고 한다. 자기자본이 부족하더라도 금리 이상의 수익이 가능하다면 돈을 빌려서라도 투자를 확대시키려고 하지만, 지금 기업들은 은행을 찾지 않고 있다. 심지어 축적된 자기자본조차 처박아 두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보니 은행 금리는 1% 수준으로 뚝 떨어졌어도 도무지 사회를 움직이는 돈이 돌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 시급 1만원을 강행하려는 정부의 소득주도 정책 강행으로 지난해 시급 최저임금을 6,470원에서 16.4% 올려 7,530원으로 정했고, 올해도 7월 14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겠다는 선거공약을 지키지 못했다고 사과했지만, 이것은 근본적으로 출발의 인식부터 잘못된 것이다. 경제의 구조와 현실을 외면한 채 무턱 댄 탁상정책일 뿐 아니라 잘못된 정책에 대하여 ‘아니오’라고 말하지 못하는 부하들에게도 책임이 크다.

    우선, 정부는 산업별 생산성이나 노동의 생산성, 숙련공과 비숙련공, 지역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임금만 인상하려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최저임금위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36개국 중 지역이나 업종, 연령 등에 따라 최저임금을 차등하지 않는 나라는 독일, 포르투갈, 대만 등 9개국 정도이고, 대부분의 나라는 업종·직종 등에 따라 차등을 규정하고 있다. 가령, 영국·칠레 등 11개국은 연령에 따라서, 미국과 일본, 브라질 등 12개국은 지역별로, 캐나다·멕시코·호주 등은 지역·업종·숙련도 등에 따라, 헝가리는 학력을, 중국은 전일제 여부에 따라, 그리스는 사무직·생산직, 근속 기간 등에 따라 최저임금이 다르다. 특히 필리핀은 10인 미만 도매·서비스업에는 최저임금 제도를 적용하지 않으며, 독일은 장기 실업자가 취직 후 6개월 동안에는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는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지역·업종·연령 등에 따른 차등 적용이 전혀 없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발표에 의하면 전체 근로자의 13.6%에 달하는 266만3천 명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급여를 받고 있고, 이들 저임금자의 98.7%는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근로자의 87.3%는 3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소상공인의 27%는 월 100만원의 영업이익도 얻지 못하고 있다. 그중 6월말 현재 자영업자는 688만 명(무급가족종사자 118만 명 포함)으로서 전체 고용인구 2,712만 명의 25%에 해당한다. 선진국에서는 대체로 자영업자가 10% 안팎인 것과 달리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우리에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초래된 부작용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으며, 이런 부작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소득주도성장을 전면 수정해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의 주체인 민간 기업을 북돋우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무엇보다 수출이 GNP의 70%이상을 차지하는 우리 경제에서 대기업을 적폐 대상이 아닌 파트너로 인정하고, 이를 통한 자동차․ 조선 등 흔들리는 제조업의 경쟁력을 살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적극적인 투자를 장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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