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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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래싸움에 새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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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년 1월 29일에 2,607.10이었던 코스피지수가 상반기 주식거래일인 6월 29일 2,229로 마감했다. 5개월 만에 무려 310.71포인트(11.92%)나 낮아진 것인데, 이것을 1월 29일 종가기준 시가총액(1천689조원)과 비교하면 5개월 사이에 134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그 사이에 우리경제는 수출 감소. 경기침체로 달러화 강세를 초래하여 외국인의 자금이탈도 크게 늘어나서 6월 한 달 동안에만 1조5872억 원이 빠져나가고,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던 5개월 전의 축제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2,170 수준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렇게 외화가 이탈하고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이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미․중국 간의 무역 분쟁 때문이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깨진다는 우리속담처럼 수출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경제에서 미중 무역 분쟁이 쉽게 해소되지 않으면 경기와 코스피는 되살아나기 어렵다.

    1990년대부터 격증하는 무역적자에 시달린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직후부터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하여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의 최근 10년 동안만 무역 적자는 7조 721억 달러에 달했는데, 미국을 제외한 다른 모든 나라들은 ‘세계 통화’라고 하는 ‘달러’를 벌어들여야 자국 경제를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 미국 이외의 국가 간에는 무역수지 불균형이 존재했다. 사실 미국은 그 상당부분을 서비스수지와 기술개발로 생산한 전자제품의 판매로 고수입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무역적자가 100% 해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철저한 장사꾼 출신인 트럼프는 부시, 클린턴, 오바마 등 이전 정부와 달리 공세적인 외교․ 경제정책으로 세계를 큰 혼란에 빠트리고 있는 것이다.

    국토는 한반도의 약44배이자 남한의 약100배에 이르는 9,596,900㎢의 광활한 땅에 무려 13억의 인구가 살고 있는 중국은 -사실 13억이라는 숫자마저 정확한 것이 아니다- 그 인구가 뜀뛰기를 한번 하면 지구 반대편에서는 지진이 일어날 정도라는 말도 있을 만큼 세계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국토나 인구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이 거대한 대륙이 ‘잠에서 깨어난 거인’처럼 우리에게 다가와 값싼 저임금으로 만든 물건들을 세계 각국에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연평균 10% 넘는 경제성장을 이루더니, 이제는 기술력까지 겸비한 제품으로 전 세계 휴대폰의 80%, TV의 55%, 노트북의 7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오늘날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인데, 우리 생필품 중에도 ‘MADE IN CHINA’ 가 4분지 1이상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최대수출국 미국으로부터 지난 한 해 동안에만 무려 5040억 달러(한화 545조원)의 무역수익을 얻었다. 이 돈으로 아프리카며 남미를 지원하면서 자국의 영향력을 높이고, 동중국해에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를 할 경우에 중국이 입게 될 타격을 뻔하다. 반면에 미국의 최대수출국은 캐나다, 멕시코에 이어 중국의 320억2300만 달러로서 지난해 중국의 대미수출액은 미국의 대중 수출액보다 1천300억 달러나 초과할 만큼 많았다. 미국이 중국의 대미수출품에 대하여 관세를 인상하자, 중국은 즉각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또다시 미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 수입품에 1000억 달러(약 106조원) 규모의 추가 관세 부과를 지시했다. 트럼프가 중국산 첨단 품목에 대한 500억 달러 규모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즉각 상응한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미국은 중국이 만일 이런 계획을 실행한다면 2천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추가 보복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또다시 경고했다. 물론 미국 정부로서도 자국의 국내수요와 전 세계 경기에 대한 부작용을 감안하여 중국산 전자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는 어렵지만, 양국 간의 무역전쟁은 우리의 수출주종목인 반도체 등에 대하여 악역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한다. 설령 장기화된다고 하더라도 미국보다는 중국이 더 유리할 것이다. 우선, 강대국 간의 분쟁에서 시진핑 중국주석은 21세기 중국황제라고 할 정도로 완전한 권력 장악으로 당과 언론 매체의 제동 없이 정책을 강행할 수 있는 배경이 있지만, 트럼프는 금년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국내기업과 유권자들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주요 전자제품에 대한 고율관세는 결국 제품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져 미국 전자제품 가격인상 및 수요 감소로 전 세계의 경기부진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당장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에 4100만대의 아이폰을 출하하여 중국 시장점유율 5위를 기록하고, 2017년도 매출 중 20%(447억 달러 규모)를 중국에서 벌어들였던 미국 애플사가 미국․ 중국 간 무역전쟁의 최대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미중 무역 분쟁 사이에서 우리의 현실은 더 다급하다. 트럼프는 한국에 대해서도 이미 한미FTA체결이후 대미수출에 더 큰 격차가 벌어졌다며 협정파기를 요구하더니 재협상 중인데, 이 와중에서 2016년 연간 대미 무역흑자 276억 달러에서 2017년에는 229억 달러로 17%나 감소했다. 그런데, 미국에서 재채기를 하면 우리는 독감에 걸린다고 할 만큼 미국경기의 영향을 밀접하게 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리증권시장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또, 미중 무역 분쟁은 지난해 우리의 수출 1위 종목인 반도체 수출액 979억 달러 중 중국 본토로 379억 달러, 홍콩으로 271억 달러가 수출되는 등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68%에 달하는 상황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 뻔하다. 게다가 세계 반도체 수요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현재 반도체 자급률이 14%에 불과한 것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미중 무역 분쟁 상황이 오히려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에 강력한 동기가 되면 우리는 직격탄을 받을 가능성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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