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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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를 위한 노동법 개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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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의 노동정책을 보면, 정부가 기업주들을 마치 거대한 공룡이나 섹스피어의 ‘베니스상인’에서 나오는 샤일록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 재벌급 대기업들은 오랫동안 정부와 결탁해서 여러 가지 특혜로 막대한 자본을 축적했을지 모르지만, 전체 기업의 96% 이상이 현상유지도 버거운 중소기업인데도 정부는 마치 국내 기업들 모두가  대기업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대기업이 근로자들에게는 쥐꼬리만큼씩 임금을 지불했다면 정부의 조치는 당연하지만, 아쉽게도 이들 대기업은 최저임금 시급 1만원 문제에서는 멀리 비켜서 있고, 정작 근로자 못지않게 저소득에 허덕이는 자영업자들은 가게 문을 닫고 있다.

    지난해 7월 15일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 시급(時給) 최저임금을 2017년의 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하여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물론, 이것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대통령선거공약을 달성하기 위한 첫 단계였지만, 2008년 최저임금법 제정이후 연평균 7.4% 인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 곱이 넘는 것이었다. 최저임금은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의결 후 고용부장관의 결정으로 확정되는데, 노사정 대표 각 9인의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라는 중립적 기관(?)의 이름을 빌려서 사실상 정부가 주도한 것이다. 1년이 지나자 또다시 내년도 최저임금액 결정을 앞두고 노사가 마주하게 되었다.

    그런데, 정부도 지난해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자영업 경영난이 현실화하고, 비용 증가 회피를 겨냥한 일자리 축소로 오히려 실업난이 가중되는 부작용을 무시할 수 없었는지, 기지급하고 있는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 등 각종 수당 등을 최저임금액의 범위에 포함하는 법률개정으로 방향을 틀었다. 즉, 연소득 2,500만 원 이하의 저소득자를 위하여 최저임금으로 책정된 월157만원(시급 7530원ⅹ209시간) 기준한 25%인 393,442원을 초과하는 상여금과 7%인 110,163원을 초과하는 복리후생 수당을 최저임금에 산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것은 사실상 2017년 대폭적인 최저임금인상에 대한 과오를 시인한 것이지만, 문제는 최저임금법은 개정되었어도 아직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액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서 점이다. 정기상여금 등을 최저임금의 범위에 (일부)포함하면 대통령의 공약대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은 무난하지만, 당초 최저임금 1만원이란 취지는 기묘하게 변형되어 실현된다는 점에서 갈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당장 노동계는 최저임급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이번에는 주52시간 근로제 시행이 논란되고 있다. 국회가 지난 2월28일 국회를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현행 주당 법정 근로시간 68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이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주당 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제한하되, 노사 합의로 주 기준 12시간까지 연장할 수 있어서 법정 최장 근로시간은 주 52시간이다. 정부는 주 52시간 근로제를 시행하면서 산업계의 충격을 완화한다고 종업원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2018년 7월 1일부터, 50∼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1일부터, 5∼49인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부터 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주 52시간제가 전면 시행되는 2021년 7월부터 1년 6개월간(2022년 12월 31일까지) 30인 미만 사업장은 노사 합의로 특별연장근로 8시간을 허용하기로 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터져 나왔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자 보호를 위한 강행 규정이기 때문에 노사가 합의해도 52시간 이상 일할 수 없다. 만약 이를 어기면 사업주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또, ’1주’의 개념에서 문제가 생겼다. 근로기준법은 ‘일주일은 7일’이라는 내용을 명시하면서 주 최대 근로시간이 현재 68시간(평일 40시간+평일 연장 12시간+휴일근로 16시간)에서 52시간으로 16시간이 줄어들었는데도, 노동부는 ’1주를 월~금’으로 해석해서 5일간 52시간을 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해석대로 라면, 토, 일요일에 근무하는 것은 1주에 포함이 되지 않는다. 결국 근로기준법 50조2항에 따라 토요일 8시간, 일요일 8시간까지 늘어나 법은 52시간으로 제한했지만, 노동부 해석은 52시간 + 주말 16시간으로 68시간까지 늘릴 수 있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함께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의 핵심동력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2004년에 시행되면서 전 국민의 생활상을 바꿔놓은 주5일 근무제와 맞먹게 될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이른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처럼 노동시간이 단축되면 저녁 있는 삶은 물론 노동환경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처럼 근로환경 전반에 획기적인 변화로 일자리가 늘어나서 실업난을 완화하고, 최대 18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노동현장의 반응은 다르다. 생산성을 유지하려면 기업은 고용을 늘릴 수밖에 없겠지만, 기업들은 인력을 늘리려고 하지 않고 자동화 설비로 대체하거나 아예 외주업체 용역으로 충당하여 생산성을 유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또, 주 52시간 근무제로 대기업 직원들은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 저녁이 있는 삶을 찾을 수 있다며 반기는 반면, 중소기업 직원들은 연장 근로수당이 줄면서 임금 감소로 인한 월급이 줄어들었다고 걱정한다. 그동안 야근과 휴일근무로 버는 돈이 상당했는데, 당장 줄어든 수당이 많게는 월급의 1/4가량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부족한 보수액을 채우기 위해서 늘어난 시간만큼 투잡을 뛰어야 할 상황이 되었다고 푸념하기도 한다. 물론, 52시간 단축에 고마워할 근로자도 있다. 포괄임금제로 그동안 공짜 야근을 밥 먹듯 하는 근로자들에게는 불법적인 무임금노동을 원천봉쇄하는 고마운 제도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OECD 연평균 1,766시간에 비해서 303시간이 많아  OECD 회원국 중 둘째로 높다. 하지만, 노동생산성으로 환산하면 선진국의 평균 68% 정도여서 그다지 저임금도 아니다. 따라서 정부는 소득주도정책이 아니라 노동의 생산성을 위하여 직업교육을 강화하거나 중소기업의 설비와 근로환경 개선에 더 주력해야 할 텐데 ‘소득주도형 임금정책’ 방향을 수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최저임금 1만원 보장을 위한 임금인상을 반대한다면 마치 정부시책에 반대하거나 샤일록 같은 구두쇠로 낙인찍기 쉽지만, 주52시간 근무제는 단계적으로 시행하면서 왜 최저임금 시급 1만원제는 근로자의 생산성, 업무의 질, 그리고 지역별 물가수준에 따라 인상률을 따쪄서 단계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시행을 강요하는지 모르겠다. 서울에서 시급 1만원과 무주구천동에서의 알바생 시급 1만원을 똑같이 강제하는 것이 미덥지 않다. 우리의 현실은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후 청년실업이 11.1%에 이르는 상황에서 시간제로 근근이 살아오던 알바생 등 비정규직 근로자들마저 일자리를 잃고 길거리로 나섰다. 정부고관들이 너무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을 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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