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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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메테르 여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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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 온통 어수선하다. 전쟁이 난 것도 아닌데 배가 침몰하고 땅이 꺼지고 잇단 대형 교통사고 등으로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더 많고, 탱크며 헬기, 잠수함 건조비를 뭉텅뭉텅 떼먹는 부정한 관리와 장교들이 난무한 속에서 실업자와 노숙자가 즐비하다. 정권이 바뀌면 죄수들을 사면하고 백성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국력을 한곳으로 모으는 것이 왕조시대의 전통이었건만, 근래에는 그런 아량은 찾아볼 수 없고 정권만 잡으면 적폐청산이란 이름의 정치보복을 수십 년째 반복하고 있다. 혹자는 작금의 이런 상태를 조선시대 무오․갑자․기묘․을사로 이어지는 사화(士禍)같다고도 말하는데, 정권유지를 위해서 사화를 통해서 얼마나 많은 인재들이 사라지고, 국력은 위축되어 임진왜란․ 정묘호란․ 병자호란 등 수많은 외침을 초래하게 되었는지는 역사가 잘 말해주고 있다. 물론, 앞으로 나가기 위한 전제로서 적폐청산도 필요하지만, 현실사회는 증류수처럼 물이 너무 맑아도 고기는 살지 못한다.

    많은 성인들이 세상에 사는 동안 선행을 권한 것은 기본적으로 인간이란 족속 자체가 만나면 서로 싸우고 죽이는 습성을 가졌기 때문이지도 모르겠지만, 이 땅의 선비들은 죽는 단계에서도 죽음을 피하지 않더라도 언제 어떻게 죽느냐를 더 중요시한 것 같다. 죽은 뒤에는 이승에서의 업보에 따라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거나 짐승으로 환생한다는 윤회설은 인간의 본질을 불멸의 영혼이라고 본 것 같고, 선비들은 대의명분을 강조한 것 같다. 이런 윤회사상과 대의명분은 동양뿐만이 아니라 오랜 옛날부터 서양에도 인식되었던 것 같은데, 그리스신화 페르세포네(Persepone)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크로노스(Kronos)와 레아 사이에서 막내아들로 태어난 제우스(Jeus)는 형제들과 합심하여 아버지 크로노스를 타도하고, 자신은 하늘을, 포세이돈(Poseidon)은 바다를, 그리고 하데스(Hades)는 명계를 각각 나눠서 지배하게 되었다. 하지만, 죽음의 나라 지하세계를 다스리는 신 하데스는 살아있는 모든 생물들의 적이어서 신이나 인간 모두 그를 꺼려했다. 모든 신의 우두머리 제우스는 최고 권력자여서인지 지금의 윤리 관념에 비추어 볼 때에는 도무지 용납될 수 없는 패륜으로 누나인 헤라(Hera)와 정식으로 결혼한 외에도 수많은 여신들과 사이에서 이루 다 셀 수 없는 많은 자녀를 낳았다. 페르세포네도 그의 누이이자 아내인 데메테르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그런데, 어느 날, 페르세포네가 시칠리아 섬의 엔나 골짜기에서 꽃을 꺾고 있을 때, 지하세계의 신 하데스가 그녀를 보자마자 한눈에 반해서 납치하여 겁탈해버렸다.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와는 숙부와 조카딸의 관계이기도 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윤리 관념은 없었던 것 같다. 딸의 행방을 찾아 헤매던 데메테르는 마침내 하데스가 납치해 갔다는 사실을, 그것도 남편 제우스가 딸의 납치를 승낙했다는 것을 알고 화가 나서 그녀 자신이 곡식과 농사의 신인 능력을 발휘하여 땅에서 나는 모든 곡식이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차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서 제우스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제우스는 데메테르의 분노로 지상의 모든 곡식들이 열매를 맺지 않게 되자, 전령사 헤르메스를 하데스에게 보내어 페르세포네가 봄부터 가을까지는 세상으로 나와서 어머니와 함께 지내고, 겨울동안은 다시 지하세계로 돌아가서 남편 하데스와 지내도록 하는 절충안을 전하도록 했다. 그 결과 페르세포네는 지하세계의 여왕이 되어 하데스와 함께 머리가 셋 달린 개 케베로스(Keberos)의 보호를 받으며 살다가 봄이 되면 지상으로 나와서 머물게 되었는데, 곡식과 농사의 신 데메테르는 꽃이 피고 곡식이 싹트고 열매를 맺게 했다. 그리고 딸이 다시 지하세계로 돌아가면 겨울이 되었다.

    결국 페르세포네는 곡물의 씨앗을 의미하는 그리스신화로서 페르세포네가 땅속에 묻힘으로서 그 모습을 감춘다는 것은 지하세계의 신 하데스에게 납치되는 것을, 봄이면 다시 싹이 트고 세상에 나오는 것을 봄의 여신이 다시 따뜻한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묘사한 것이어서 고대 그리스인들의 철학적이고 비유적인 신화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 특히 그런 신화를 창조해낸 소아시아 출신 호머(Homeros ; BC 8~9세기)의 상상력이 놀랍기만 하다. 지금 밤낮없이 적폐청산과 이념갈등으로 싸우는 것을 지켜보면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요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과 함께 제발 나라의 안위와 백성들의 염원을 생각해 보았으면 싶다. ‘배부르고 등 따듯하니 이보다 더한 세상이 어디 있으랴’며 노래했다는 요순시대의 태평성세는 어느 날 하루아침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천릿길도 한걸음 한걸음 걷는 노력을 해야 찾아오는 것이다. 새봄에는 페르세포네가 엄마를 찾아 땅위로 올라오듯이 환하게 웃으며 꽃피고 열매 맺는 계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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