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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범 중 한 죄에 대해서만 재심사유가 있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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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범 중 한 죄에 대해서만 재심사유가 있는 경우

 

-대법원 2018. 2. 28.선고 2015도15782 판결-

 

1. 기초사실

① 피고인은 2009. 1. 15.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간통죄 및 상해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09. 1. 23.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② 그 후 피고인은 형법 제241조(간통)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따라 2015. 3. 17.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제4항에 의한 재심청구를 하였다.

③ 제1심은 2015. 4. 16. 재심개시결정을 한 다음, 2015. 5. 29. 간통의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위헌결정으로 형벌법규가 효력을 상실하였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고, 상해의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벌금 400만 원을 선고하였다.

원심은 재심대상판결에 따른 집행유예기간이 도과한 이 사건에서 재심사유가 없는 상해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새로 형을 선고하였다 하더라도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반될 여지는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일사부재리 원칙 및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했다.

 

2. 대법원이 설시한 법리

앞에서 본 법리라고 한 대법원의 법리는 다음과 같다.

“경합범 관계에 있는 수 개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한 개의 형을 선고한 불가분의 확정판결에서 그중 일부의 범죄사실에 대하여만 재심청구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었으나 형식적으로는 1개의 형이 선고된 판결에 대한 것이어서 그 판결 전부에 대하여 재심개시의 결정을 한 경우, 재심법원은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에 대하여는 새로이 양형을 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이를 헌법상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다만, 불이익변경의 금지 원칙이 적용되어 원판결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할 뿐이다.”

 

그러나 경합범에 대한 형이 확정되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된 후에 개시된 경합범 중 하나인 범죄(간통죄)에 대한 재심절차에서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상해죄)에 대해서도 새로이 양형을 해야 한다는 법리에는 견해를 달리하는 바이다.

 

3. 경합범을 처벌하는 예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것은 간통죄 및 상해죄 두 개의 범죄사실을 각각 유죄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합범이므로  ‘경합범을 처벌하는 예’(형법 제38조)에 따라 상해죄에 대해서는 징역형을 선택하고, 한 개의 형을 선고한 것이다. 선고된 형이 하나라고해서 간통죄와 상해죄가 ‘포괄 1죄’로 되는 것은 아니다. 두 개의 범죄는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수개의 죄”이므로 동시에 재판하는 것이며 그 처단형을 정하는 것은 경합범을 처벌하는 예에 따르는 것일 뿐이다. 이를 경합범이라는 죄 하나에 대한 형이라고 볼 것이 아니다. 이 사건 피고인에 대하여는 경합범이라는 한 개의 범죄사실에 대한 재판을 한 것이 아니고 간통죄 및 상해죄 두 개의 죄에 대한 재판을 한 것이므로 재판은 두 개이고 경합범이므로 그 형 만 묶어서 하나로 된 것에 불과하다.

 

4. 재심사유가 있는 판결

대법원은 “1개의 형이 선고된 판결에 대한 것이어서 그 판결 전부에 대하여 재심개시의 결정을 한 경우, 재심법원은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에 대하여는 새로이 양형을 하여야 하는 것” 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개의 형이 선고되었다’ 하더라도 공소사실이 유죄라고 재판한 판결은 간통죄 및 상해죄 두 개의 죄에 대한 재판이므로 판결은 두 개라고 해야 할 것이다. 판결이 두 개이면 재심사유의 유무는 개별적으로 따져야 할 것이며 그 중 한 개의 판결(간통죄)에 대해서만 재심사유가 있으면 그 판결에 대해서만 ‘재심개시결정’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 사건의 경우 간통죄에 대해사만 원판결을 취소하고 면소판결하게 되는 것이다. (간통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잘못이다. 형사소송법 제326조) 재심개시결정을 한 그 효력은 재심사유가 있는 판결에 대해서만 미칠 것이며, 두 개의 판결 중 한 개의 판결에 대해서만 재심사유가 있어 재심개시결정을 했는데 경합범이므로 선고형이 묶어서 한 개로 되었다 해서 전부 즉 재심사유가 없는 상해죄에 대해서도 재심개시의 결정을 한 것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

 

5. 재심사유가 없는 판결

대법원은 “재심법원은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에 대하여는 새로 양형을 하여야 하는 것” 이라고 했으나 이는 재심사유가 없는 상해죄에 대한 판결에도 재심개시결정의 효과가 미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본바와 같이 재심사유가 없는 상해죄에 대한 판결은 재심법원이 재심할 수 없는 것이므로 확정된 상태 그대로 이다. 상해죄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된 상태 그대로이면 그에 따른 선고형도 확정된 상태 그대로일 것이다. 상해죄에 대한 판결은 재심사유가 없으므로 그 확정판결을 취소할 수 없고 새로 재판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새로이 양형만을 또 할 수도 없다.

 

그러면 여기에서 확정된 상태 그대로인 상해죄에 대해 선고된 형량은 얼마인가라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이 사건에 있어서는 집행유예기간이 경과되어 선고한 형은 그 효력이 소멸했으므로 상해죄만의 형량을 가늠할 필요가 없지만, 선고된 형이 확정되었을 뿐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않은 상태라면 형의 집행을 위하여 그 상해죄에 대한 몫인 형량은 얼마인가를 계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간통죄와 상해죄 두 개의 죄를 묶어서 하나의 형이 선고되고 확정되었으나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간통죄가 재심재판에 의해 면소되었다면 상해죄에 대한 형만을 집행해야 할 것이므로 그 형량을 계산할 필요가 있다. 이는 새로 형량을 정하는 것이 아니고 확정된 ‘형의 집행’을 위해 상해죄만의 형량을 나누어 계산하는 문제이다. 그 형량은 경합범의 각 죄의 법정형의 형량은 기준으로 계산하면 될 것이다. 상해죄는 징역형을 선택하는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고 간통죄의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이므로 이 사건에서 상해죄와 간통죄에 관한 형량을 나누어 계산한다면 그 비율은 확정된 형인 ‘징역 1년’을 ‘7 대 2’의 비율로 계산하게 될 것이다.

 

6. 경합범 중 한 죄에 대해서만 재심사유가 있는 경우

대법원은 이 사건에 있어서 한 개의 형을 선고한 “불가분의 확정판결”이라고 봄으로서 “그 판결 전부에 대하여 재심개시의 결정을 한 경우”라고 했으며 따라서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에 대하여는 “새로 양형을 하여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두 개의 죄가 경합범인 경우 형은 하나이지만 판결은 두 개이다. 이를 ‘불가분의 확정판결’이라고 할 것은 아니고, 두 개의 판결 중 하나의 판결에 대해서만 재심사유가 있는 경우 재심사유가 없는 판결에 대해서는 재심개시결정을 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므로 재심사유가 없는 판결에 대하여는 원판결을 취소하고 다시 판결할 수 없으므로 새로 양형(벌금형 선택 등)을 할 수도 없다. 더욱 이 사건에 있어서는 확정된 형의 집행이 완료된 경우이므로 상해죄에 관한 형량은 이를 분리계산하거나 다시 정할 필요가 없다. 확정된 형의 집행이 끝난 경우가 아니라면 재심사유가 없는 상해죄에 대한 형의 집행을 위하여 그 확정된 형량을 분리계산 하면 될 것이다. 문론 이는 새로 처단형을 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참조 판례(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4도10193 판결)는 ‘상상적 경합범’(형법 제40조)인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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