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권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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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급공사에 관한 보수액이 특정되지 않아 공사계약이 결렬되었음에도 묵시적으로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보아 공사대금 청구를 인정한 사례(대법원 2012다112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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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례 해설 ]

    아주 특이한 판례이지만 당사자로서는 조심해야 하는 사안이다.

    당사자 간에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그 내용과 성립이 명시적인 경우도 있지만 묵시적인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계약의 성립이 묵시적이었다고 하여 다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계약이 성립되었음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성립을 증명하여야 하고, 나아가 구체적인 내용까지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그 입증이 어렵기 때문에 법원에서도 인정받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 사건에서 당사자는 분명히 계약 성립이 결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업자가 공사를 진행하였는바, 이 경우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공사 중지에 관하여 분명히 액션을 취했어야 했음에도 그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법원에서는 묵시적 합의를 인정하여 공사대금 청구를 받아들였던 것이다.

    명시적으로 계약이 체결되었다면 그 계약서의 내용을 그대로 해석하면 되지만, 이와 같이 묵시적 계약의 경우, 특히 이 사례와 같이 그 성립을 다투는 상황이라면, 그 상대방은 분명한 거부의 의사를 밝히고 차후 분쟁을 위해서 객관적 내용증명을 통해서라도 중지요청을 하여야 할 것이다.

    [ 법원 판단 ]

    1. 수급인이 일의 완성을 약속하고 도급인이 그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는 비록 보수의 액이 구체적으로 합의되지 않았어도 도급계약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당사자가 계약을 체결하면서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 장래의 합의를 유보한 경우, 당사자에게 계약에 구속되려는 의사가 있고 계약 내용을 나중에라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있다면 계약체결경위, 당사자의 인식, 조리, 경험칙 등에 비추어 당사자의 의사를 탐구하여 계약 내용을 특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4다70420, 70437 판결 참조).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적어도 공사도급계약에 있어 가장 핵심적이고도 중요한 사항이라 할 수 있는 공사대금에 관하여 단순한 협의는 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공사대금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하며 공사도급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가 공사대금의 구체적인 액수 또는 추후 정산을 위한 공사대금 산정방법을 기재한 공사도급계약서 등 문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어 공사도급계약의 존재를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나.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원고 대표이사 C은 2010. 7. 14.경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한 후, 그 무렵부터 이 사건 토지에 펜션을 신축하려는 피고와 피고로부터 이 사건 토지의 벌목 공사, 부지조성 공사, 돌쌓기 및 배수로 설치 공사 등을 도급받는 것을 협의하였다.
    ② 원고는 2010. 9. 15.경부터 2010. 12. 8.경까지 위와 같이 협의한 공사 내역에다가 물탱크, 모래다짐, 굴착 및 되메우기 공사 등을 추가하여 공사를 완성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공사 착공 사실을 알았는데도 약 3달에 걸친 기간 동안 이를 제지하지 않았고, 위 공사 진행 무렵 피고로부터 펜션 건축공사를 도급받은 D은 자신이 원고가 수행한 이 사건 공사까지 도급받으려 하였으나 피고가 원고에게 이를 도급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④ D이 수행한 위 건축공사는 원고가 수행한 이 사건 공사를 기초로 이루어진 것이다.
    원고는 공사 착공 전과 공사 완공 후 피고에게 공사내용 및 공사대금을 산정한 내역서를 수 회 제출하였다.
    다. 이러한 사실들과 함께 공사도급계약에 있어서는 반드시 구체적인 공사대금을 사전에 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실제 지출한 비용에 거래관행에 따른 상당한 이윤을 포함한 금액을 사후에 공사대금으로 정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완성하고 이에 관한 공사대금은 사후에 실제 지출한 비용을 기초로 산정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맞는다고 할 것이다.
    라. 그렇다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이 성립하지 않았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계약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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