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나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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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수급인과 도급관계에 있는 하수급인은 보험가입자인 사업주로 볼 수 없으며, 나아가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금 구상권 행사 상대방인 제3자에도 해당하지 않는다(서울고등법원 2013나200630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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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례 해설 ]

    산재보험법 제87조에서는 제3자에 대한 구상권이라는 제목 하에 공단이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의미하는 제3자는 보험자, 보험가입자 및 해당 수급권자를 제외한 자 중에서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없는 자를 의미한다. 즉, 피해 근로자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 내지 기타 법률에 의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자를 말한다. 피해 근로자의 사업주가 반드시 제3자에서 배제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위와 같은 내용을 규정화한 이유는 근로복지공단이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게 될 경우, 산재보험가입의 의미를 상실시키는 결과가 가져오기 때문이다.

    다만 위 규정에는 단서가 붙어 있는데, 즉,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가 그 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하면 그러하지 않는다.”라는 규정으로, 이 사건에서는 하도급 관계에서의 수급사업자에게 근로복지공단이 위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되었다.

    이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여러 차례 도급이 이루어지더라도 원수급인이 사업주로서의 산재보험가입자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하며, 나아가 산재보험법의 사회보험적, 책임보험적 성격에 비추어 하수급인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하거나 하수급인 소속 가해 동료근로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열악한 경제적 지위에 있는 하수급인과 그 소속 근로자가 구상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 것을 부정한 것이다.

    [ 법원 판단 ]

    피고는 법률상 보험가입자인 A 건설과 함께 피해 근로자인 소외인과 직·간접적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이하 ‘산재보험관계’라 한다)에 있는 자이거나 보험자의 구상권 행사 상대방인 제3자의 범위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 있는바,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소외인은 하수급인인 피고에 의하여 고용된 근로자로서 원수급인인 A 건설과 사이에 직접적인 고용관계에 있지 아니하나, 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 본문에 의하여 사용자인 피고가 아니라 A 건설이 소외인과의 관계에서 산재보험법상 보험가입자의 지위를 갖는 사업주가 된다.

    산재보험법에서 산재보험관계의 성립은 보험료징수법에 의하여 정해지는데(산재보험법 제4조), 일정한 경우 외에는 산재보험법을 적용받는 사업의 사업주는 당연히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가입자가 되므로(보험료징수법 제7조, 제5조 제3항), 하수급인 역시 산재보험법 및 보험료징수법에 따라 법률상 당연히 보험가입자가 됨이 원칙이다.

    그런데 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 본문에서는 여러 차례의 도급에 의하여 진행되는 사업의 경우 원수급인을 그 법이 적용되는 사업주로 본다고 규정하는바, 이는 보험자로 하여금 통상 재정적으로 영세한 처지의 하수급인에 비하여 보험료 납부 여력이 양호한 원수급인으로부터 보험료를 징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그에 따라 징수한 보험료를 보험급여를 위한 재원에 충당함으로써 산재보험법을 적용받는 사업에 해당하는 한 법률상 당연히 성립하도록 되어 있는 산재보험관계 및 그 사업의 실효적인 시행 및 운영을 위한 보험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여, 궁극적으로 영세한 하수급인에 고용된 근로자의 경우에도 그가 입은 업무상 재해를 신속·공정하게 보상하고자 한 취지에서 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 본문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에 의하여 당연히 성립하게 되는 보험자, 보험가입자인 원수급인 및 수급자인 근로자 사이의 산재보험관계는 그 목적 달성을 위한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해석·적용되어야 할 것인바, 위 제9조 제1항 단서 규정에서 정한 바에 따른 사업주가 되지 않는 이상 하수급인은 형식적인 법률상 보험가입자인 사업주가 아니라거나 산재보험관계 밖에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산재보험을 둘러싼 실질적인 법률관계에 관한 고려 없이 당초 산재보험법 제6조, 제7조, 보험료징수법 제5조 제3항, 제7조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의 지위에 있었으나 위 제9조 제1항의 원수급인의 사업주 간주 규정에 의하여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에서 제외됨으로써) 반사적으로 보험료 지급의무를 면하는 이익을 얻게 된 데에 불과한 하수급인의 산재보험관계의 존재를 획일적으로 부정하거나 손해배상청구권의 대위 행사 상대방인 제3자에 포함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만약 원수급인과 사이에 도급관계에 있는 이상 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또 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의 규정상 보험가입자인 사업주로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하수급인을 구상권 행사 상대방인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게 되면, 하수급인이 고용한 근로자의 귀책사유로 업무상 재해가 발생하여 하수급인이 사용자책임을 지게 된 경우 또는 하수급인 본인이 직접 업무를 수행하던 중 그 귀책사유로 소속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가 발생하여 직접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 경우에 하수급인은 보험급여를 한 보험자의 구상에 응하여야 하고, 따라서 위 업무상 재해로 발생한 손해의 종국적인 부담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여러 차례 도급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은 원칙적으로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의 지위를 갖지 못하고, 보험가입자인 사업주가 되어 장래 사업장 내에서 발생하게 될 재해로 인한 책임부담의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하더라도 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주2)요건을 갖추지 못하는 한 그 역시 불가능함에도, 위와 같이 업무상 재해에 대한 손해를 종국적으로 하수급인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합리적 근거 또는 적절한 대응책 마련 없이 사업장에 내재하는 위험 가운데 하수급인 본인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는 것만을 산재보험법의 보상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그를 부당히 불리하게 취급하는 결과가 되고, 나아가 산재보험재정의 건전성 확보, 영세한 지위에 있는 하수급인의 보호 및 그 소속 피해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대한 신속·공정한 보상 등을 목적으로 한 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의 본래 취지에도 반한다고 할 것이다.

    근로자가 동일한 사업주에 의하여 고용된 동료 근로자의 행위로 업무상의 재해를 입은 경우에 위 동료 근로자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를 갖는 자로서 보험자의 구상권 행사 상대방인 ‘제3자’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하수급인 소속 근로자들 사이 또는 하수급인 소속 근로자와 원수급인 소속 근로자 사이에서 발생한 불법행위로 일부 근로자(후자의 경우에는 원수급인 소속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를 입은 사안에서(위 근로자들 모두가 법률상 보험가입자인 사업주로 의제되는 원수급인과 직·간접적인 산재보험관계를 갖는다고 볼 수 있는 이상, 가해 근로자가 원수급인에 속하는지 아니면 하수급인에 속하는지에 따라 가해 근로자의 산재보험관계 존부 내지 구상 상대방으로서의 제3자 해당성에 관한 판단이 달라질 수는 없다), 만약 가해 근로자의 사용자인 하수급인의 경우는 재해 근로자와 사이에서 산재보험관계를 갖지 않는다거나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게 되면, 하수급인은 재해 근로자가 갖는 (동료 근로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사용자책임에 기초하고 있는) 손해배상청구권의 대위 행사에 응한 다음 직접적인 불법행위자인 동료 근로자에 대하여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 그 배상액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고, 하수급인이 산재보험관계 밖에 있다고 전제하는 이상 그 소속 동료 근로자에 대한 하수급인의 재구상권의 행사를 저지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도 없는바, 위와 같은 보험자의 하수급인에 대한 구상과 하수급인의 소속 동료 근로자에 대한 재구상으로 인하여 사실상 가해자인 동료 근로자를 산재보험관계로부터 배제하거나 그를 재해 근로자가 갖는 손해배상청구권의 대위 행사 상대방인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가 초래될 뿐 아니라, 그와 같은 결과는 동료 근로자의 가해행위로 인하여 입은 피해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위 가해행위로 인하여 현실화한 위험의 궁극적인 보상책임은 산재보험의 보험자가 져야 한다는 산재보험의 사회보험적 내지 책임보험적 성격에 반하거나 이를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

    결국 하수급인 소속 근로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그와 직·간접적으로 산재보험관계에 있는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를 입은 경우에 보험자가 그 하수급인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은 부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그와 같이 하수급인이 소속 근로자의 불법행위에 기한 사용자책임을 지게 된 경우와 하수급인 본인이 직접 가해행위를 하여 불법행위책임을 지게 된 경우에 하수급인의 산재보험관계의 존부 또는 구상권 행사 상대방인 제3자 해당성 여부에 관한 판단에 있어서 두 경우를 달리 취급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다.

    산재보험법(2007. 12. 14. 법률 제869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89조는 보험가입자가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에 관하여 위 법에 따른 보험급여의 지급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라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로서 그 금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보험가입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한다고 규정하여, 사업장이 갖는 위험이 현실화하여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대하여는 보험자인 원고가 그 궁극적인 보상책임을 진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서 피해 근로자의 수급권을 대위할 수 있는 ‘보험가입자’에 보험료징수법 제2조 제5호에서 정하는 하수급인을 포함시키고 있는 것은 비록 법형식상 보험가입자인 사업주가 아닌 하수급인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재해 근로자와 사이에 산재보험관계가 있는 사업주로 볼 수 있거나 구상권 행사 상대방인 제3자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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