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 법무사
  • 대전
  • 민사법
연락처 : 042)489- 2104~6
이메일 : chungsyl@paran.com
홈페이지 : www.apollo100.com
주소 : 대전 서구 둔산중로78번길 26,104호(둔산동, 민석타워)
소개 : [전문 영역] 부동산경매, 개인회생 및 파산, 가압류가처분, 법인등기

이 포스트는 0명이 in+했습니다.

    목록이 없습니다.

    정승열님의 포스트

    [ 더보기 ]

    무주택 서민

    0

    우리는 오랫동안 ‘가난은 국가도 구하지 못한다.’며 숙명 아닌 체념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서구사회에서 자본주의의 발달로 빈부격차가 심해지더니 20세기 초부터 그 현실을 인정하고 국가의 개입이 시작되었다. 우리사회에서도 의식주(衣食住)가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은 6.25.때 수많은 피난민이 월남하면서부터였고, 그 후 1960년대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정책으로 전국 곳곳에 공장이 들어서면서 이농현상과 도시화가 전개되면서 빈부격차와 주거문제는 정부의 현안으로 대두되었다. 특히 서구와 달리 조상대대로 정착 농경생활을 해오던 우리는 ‘뭐니 뭐니 해도 집 없는 설움’이 제일이라는 관념 아래 제대로 입고, 먹지 못하더라도 억척스럽게 모아서 조그마하나마 내 집을 장만하는 것이 최고 목표였다. 현실적으로도 내 집에서 살고 있다면, 안정적인 주거생활이 가능할 뿐 아니라 임차에 비해 주거비 부담이 적다.  도시화․ 산업화 현상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우리는 서구사회가 200여년에 걸쳐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발전해온 경제를 초단기간에 달성하려고 하는 압축 성장을 하면서 저항 없이 받아들이기에 이르렀다.

    정부는 전체 가구 중 내 집을 가지고 있는 가구의 비율을 의미하는 ‘자가 보유율’과 내 집에서 살고 있는 비율인 ‘자가 점유율’로 나누고 있는데, 2016년 말 현재 우리의 자가 보유율은 59.9%, 자가 점유율은 56.8%이다. 물론,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 90%, 러시아 87.1% 등과 사회복지가 잘 된 스페인(77.8%), 이탈리아(72.3%)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높은 자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나, 세계 경제통계 사이트인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미국은 64.2%, 일본 61.9%, 캐나다 66.5%, 영국 64.2%, 프랑스 64.9%, 독일 51.7%, 일본 61.9% 등 선진국의 자가 점유율은 60% 수준이다.  그런데, 부동산전문가들은 외국에서도 자가 보유율이나 자가 점유율이 70%를 넘는 나라가 거의 없으며, 또 자가 점유율을 무조건 높이는 것이 꼭 바람직하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가장 좋은 예가 자가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미국이 그동안 주택담보대출 이자에 소득세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이자부담을 낮추고, LTV(주택담보대출비율)을 80% 이상으로 높여서 집값의 20% 미만으로 쉽게 내 집 장만 정책을 펴서 2000년 초까지만 해도 자가 보유율이 69%까지 올라갔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에게까지 주택자금을 빌려 주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의 부실로 주택가격이 대폭락하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사례를 지적하고 있다. 즉, 모기지 대출고객을 우량고객(Prime), 보통고객(alt-A), 비우량고객(Subprime) 등 세 종류로 나누는데, 대부분 흑인이나 히스패닉 이민자들로서 경제적 능력이 없는 비우량고객들에게 대출하여 집 장만을 하도록 했으나 2005년 금리가 올라가면서 이자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 은행의 연쇄도산으로 세계금융시장을 뒤흔든 것이다. 그와 비슷한 사례를 우리의 직전정부에서도 경제정책 최고책임자가 이른바 ‘초이노믹스’라고 하는 무주택 서민을 위한 대출 장려 결과는 오늘날 14000조라는 천문학적 가계부채의 독배가 되어 빚쟁이만 양산하고 말았다.

    또, 부동산전문가들은 자가 점유율이나 자가 보유율 수치에 집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하면서, 서구사회에서도 소득 하위 10~20%는 주택을 구매할 여력이 없다고 말한다. 설령 여력이 있다고 해도 집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부담하게 되는 각종 세금, 관리 등의 문제로 집 사기를 꺼리는 이들이 많아서 자가 점유율은 70%를 넘기기 어렵고, 또 자가 점유율이 높다고 한들 가족 수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좁은 집에 산다면 그것이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정부는 양질의 주택과 저렴한 임대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정책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독일이나 스위스는 자가 보유 비율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낮지만, 임대주택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어서 주거수준이 높다.

    우리의 현실은 핵가족화로 주택의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또 1960년대 이래 도시화를 맞아 지은 주택들이 재건축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정부의 기본인식은 주택공급이 아닌 수요규제에 매달리고 있다. 집이 부족하면 집을 더 공급해서 가격을 낮추고 집 없는 서민에게 내 집 마련을 펴는 일이 정부의 임무인데도 오로지 자가 보유율이라는 수치에 현혹되어 수치 늘이기에 올인 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날로 더 부족해지는 소규모주택, 그리고 지금과 같은 내진설계며 안전구조기준이 미흡했던 한세대 전의 주택들을 초과이익을 얻는다는 구실로 재건축규제 강화에 나서는 어리석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차라리 경기침체로 필요한 세수가 부족하여 다주택보유자들로부터 세원 충당을 하려 한다고 진솔하게 밝혔다면 저항은 덜할 수도 있었을 테지만, 1960년 대 군사정부의 마구잡이식 주택건설의 후유증으로 1970년 4월 이른바 ‘와우아파트 붕괴’ 같은 대형사고가 발생해야만 뒤늦게 재건축 규제를 풀게 될지 모르겠다. 우리는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몇 푼 되지 않는 월급이나마 근검절약하여 내 집 장만하고, 농촌에 사는 부모가 절약해서 자녀를 도시의 학교에 보내거나 직장을 구한 새내기에게 작은 아파트나마 장만해주는 자식사랑을 칭송하지는 못할지언정 정년이 될 때까지 노부모나 자녀에게 특별한 치료비등의 지출이 없는 상황에서도 조그만 내 집 한 채 장만하지 못한 이들을 ‘청빈’으로 단정하고, 1960년대 이래 관청주변을 기웃거리며 개발정보를 입수해서 부동산투기며 사기 등으로 치부한 이들이 고급 외제차와 고액의 아파트에 세 들어 살아도 이들은 모두 ‘무주택 서민’으로 취급하는 모순 속에 살고 있다.

    왜 도시에서 공부하거나 직장 다니는 새내기 자식에게 집을 사준 부모가 다주택보유자로서 중과세 대상자가 되어야 하며, 맞벌이로 혹은 주말부부로 불가피하게 각각 떨어져 살면서 집을 장만한 것이 죄가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들은 반드시 내 집이 아닌 세를 살아야 하며, 반면에 수십억이 넘는 고가 주택에 세 들어 사는 세입자들은 무주택 서민이라는 것인지. 최근 자기의 집 한 채를 ‘남동생에게 팔아서’ 다주택보유자명단에서 빠진 국토부장관을 지켜보자면 마치 악어의 눈물을 보는 것 같다. 정부가 진정 서민과 핵가족 세대를 위한다면 소규모 집을 더 많이 공급하라.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