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권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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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가 일부 완성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완성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지 아니하고, 당시 계약을 해제한다고 하더라도 계약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이 중대한 사회적,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보아 공사도급 계약해제의 소급효를 인정한 사례(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30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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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례 해설 ]

    원칙적으로 상대방의 귀책사유에 의한 법정 해제권을 행사할 경우, 각 당사자는 민법 제548조에 의하여 원상회복의 의무를 부담하는데, 만일 건설 도급 계약에서도 기존 수급인이 건축한 부분에 관하여 민법의 일반적인 조항을 적용한다면 비록 수급인에게 귀책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건물을 모두 철거하는 것은 너무도 가혹할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도 중대한 손실이 야기되기 때문에 해당 조항의 적용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그와 같은 소급효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소급효를 제한하는 목적 즉,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하지 않을 경우에는 당연히 원래의 해제 법리로 돌아가 소급효를 인정하고 수급인에 대하여 원상회복 의무를 부담시키고 있다.

    이 사건에서 수급인의 공사 진척도는 불과 5%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그 이후에도 별다른 진척이 없었는 바, 이에 대상판결은 이 정도의 진척이라고 한다면 해제의 소급효를 인정하더라도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여지가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수급인의 그간의 행태로 비추어 본다면 당연히 소급효를 인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법원에서 계약 해제의 소급효를 인정할 때에는 공사 진척 상황, 그리고 수급인의 태도 등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판단하고 있음을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

    [ 법원 판단 ]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89.6.경 그의 소유인 맘◇스호텔의 외벽수선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피고에게 공사대금 786,500,000원, 공사기간 1989.6.15.부터 같은해 12.15. 선급금은 계약금액의 20%로 정하여 도급을 주고, 그 선급금으로 피고에게 합계 금 157,300,000원을 지급한 사실, 위 계약에서 준공기일을 1989.12.15.로 정한 것은 이 사건 건물이 백화점, 수퍼마켜, 호텔업에 주로 이용되는 건물이어서 연말 대목의 영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려는 의도에서였던 사실, 이 사건 공사의 설계, 시공인허가, 준공의 책임은 피고가 지고 공사에 사용할 재료는 품질, 품명, 규격 등이 반드시 설계서와 일치하여야 하며 원고는 설계도서에 적합하지 아니한 시공부분에 대하여는 시정을 요구할 수 있고, 피고는 지체 없이 이에 응해야 하며, 피고가 준공일까지 공사를 완공하지 못하거나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준공기일 내에 공사를 완공할 가능성이 없음이 명백하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원고가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도록 약정한 사실, 피고는 위 계약에 따라 1989.10.12. 서울 동대문구청에 위 공사에 대한 건축계획심의신청을 하고, 같은 해 11.1.에야 건축허가서를 제출하여 같은달 16.건축허가를 받음으로써 같은 해 12.초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 공사를 시작한 결과 준공기일인 1989.12.15.경까지는 공사의 5% 이하만을 마친 상태였던 사실, 그러한 상태에서 피고가 공사기한 연장요청을 하자 원고는 구정 대목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생각에서 준공기일을 음력설인 1990.1.27. 이전인 1990.1.20.까지로 구두합의에 의하여 연장한 사실, 그런데 피고는 1일 5 내지 9명의 인원만을 투입하여 느린 속도로 공사를 진행하여 위 연장기일이 도래하자 원고는 일부공사라도 빨리 마치려는 생각에서 1990.1.20. 피고와 이 사건 공사의 범위를 호텔의 전면과 좌, 우측면의 수리공사만으로 감축하고, 전체공사의 약 40%에 해당하는 위 후면의 보수공사는 일정기간 보류하며, 그 공사대금도 397,705,270원으로 감축하고 공사기간은 1990.1.31.까지로 연장키로 합의한 사실, 그러나 위 연장기간에도 피고는 구정 등이 끼어 있었던 탓으로 인부를 구하지 못하여 공사를 거의 하지 못하였던 사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공사를 함에 있어서 원고의 승인을 받지 아니한 채 앵커를 시방서보다 작은 규격의 것을 사용하고, 찬넬과 바 사이를 용접처리하게 되어 있음에도 일종의 나사인 비스를 사용하여 부착하였으며, 그와 같이 공사를 함에 있어서도 볼트50개 및 비스 71개를 필요량보다 덜 부착하였던 사실, 이에 원고가 구두로 위와 같은 시공상의 잘못을 시정하여 줄 것을 요구하다가 1990.1.29. 피고에게 시정통고서를 보내어 외벽수선공사중 발생한 부실공사와 도면 내용과 시공상의 차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종전 방식에 의한 공사마저 연장된 준공기일인 1990.1. 31.까지 마치지 못한 채 같은해 2. 2.과 같은달 5.작업자를 현장에 다시 투입하여 종전의 방식대로 공사를 계속하면서 종전 방식대로의 공사를 계속할 의사를 비추고 공시기일을 1990.2.28.까지 다시 연장해 달라는 요청을 하자 원고는 1990.2.9. 위와 같은 규격미달 자재의 사용, 시방서와 다른 공사의 시행 기일내 공사의 미완성을 이유로 이 사건 공사계약을 해제한다는 통고를 한 사실, 위 계약해제 당시 공사의 진척도는 건물전면과 우측면의 각 창문 위벽과 밑벽에는 알루미늄 판넬 치장이 되어 있고, 그 밖의 부분은 기초 작업인 앵글의 부착만 이루어진 상태였으며, 좌측면과 공사가 보류된 후면에는 아무런 공사도 되어 있지 않았던 사실을 인정하고, 이 사건 공사계약은 적법히 해제되었다고 판단하였다.

    2.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건설도급계약의 계약내용을 정한 갑 제2호증(공사하도급계약조건)에 의하면, 도급인인 원고의 도급계약 약정해제에 관한 조항인 제23조 제1항은 ‘갑(도급인)은 을 (수급인)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당해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1) 정당한 이유 없이 약정한 착공기일을 경과하고도 공사에 착수하지 아니한 경우, (2) 준공기일까지 공사를 완공하지 못하거나 ‘을’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준공기일 내에 공사를 완공할 가능성이 없음이 명백하다고 인정될 경우, (3) 제5조의 규정(‘을’의 재하도급 금지에 관한 규정)에 위반한 경우, (4) 기타 계약조건을 위반하고 그 위반으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될 경우를 들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전항과 같은 사실인정이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건설도급계약은 민법상의 일반도급계약과는 다른 여러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음은 사실이고, 그리하여 당원은 건설도급계약이 중도 해제되는 경우 이미 시공한 부분에 대한 소급효를 일정한 범위 안에서 제한하는 견해를 취해오고 있는바(당원 1986.9.9. 선고 85다카 1751 판결, 1989.2.14. 선고 88다카4819 판결, 1989.4.25. 선고 86다카1147 판결, 1989.12.26. 선고 88다카32470,32487 판결, 1992.3.31. 선고 91다42630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건설도급계약의 특성상 그 약정해제사유나 그 효과도 합목적적으로 제한 해석하여 건설도급계약이 중도에 종료되는 것을 가급적 막아야 하고, 도급인과 수급인과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여야 한다는 논지는 수긍되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나, 위의 약정해제사유에서 말하는 ‘정당한 이유없이’나 ‘귀책사유로 인하여’ 또는 ‘위반하여’의 의미를 ‘수급인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로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논지나, 고의에 의한 경우가 아니라면 해제할 수 있는 범위를 기시공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미시공부분에 한정하여야 한다는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공사계약이 약정상의 해제사유에 해당함을 이유로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지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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