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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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 꿰고 있는 부동산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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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월 23일 새 정부의 국토부장관은 취임일성으로 부동산투기를 막고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의 도입 필요성을 선언하더니, 한 달여 만에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그것은 집 없는 서민의 주택 마련을 막는 주택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서울 강남지역을 비롯한 ‘재건축 단지’와 ‘다주택 보유자’들을 지목하고, 2주택 이상 다주택보유자들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시행하겠다며, 서울의 주요지역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전방위 규제에 나섰다. 금년 4월 이후에는 양도세를 중과하겠다며 그 안에 주택처분을 강요하더니, 1월 18일 국토부장관은 ‘재건축’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구조 안전성의 문제가 없는데도 사업 이익을 얻기 위하여 자원을 낭비하는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건축물 구조적 안정성과 내구 연한 등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준공 후 30년’인 재건축 가능 연한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재건축 연한을 다시 40년으로 환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면서 이럴 경우에 단기적으로는 재건축 아파트값이 내리겠지만, 아파트를 지을 택지가 크게 부족한 서울에서 아파트 공급부족을 더욱 악화시켜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이것은 직전 박근혜 정부가 2014년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재건축 가능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한 것을 정권이 바뀌자 또다시 환원하는 것에 불과하다.

    또,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인상문제는 투기세력은 물론 1주택 소유자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는데다가 선진국보다 거래세의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보유세만 건들이기 어렵다며, 과세의 형평성, 거래세와의 조화 등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하더니, 최근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인상은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면서 보유세 인상을 시사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이미 실제가격의 60% 수준인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와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상 등 보유세 인상 논의에 불을 붙인 상태다.

    전문가들은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인상은 다주택자로 하여금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서 세금을 내게 하거나 집을 처분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미 양도세 중과세 방침을 취하고 있는 상태에서 보유세 중과세는 이른바 ‘가진 자’에 대한 혐오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만일 보유세를 인상한다면 결국 그 비율이상이 세입자에게 전가되어 임대비용이 올라서 결국 서민들만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주택 문제가 부동산정책의 전부가 아닌데도 정부가 오로지 주택가격 안정만을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그만큼 주택가격 안정이 사회의 주요문제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직전 정부의 국토부장관도 주택가격이 바닥을 쳤다며 빚을 내어 집을 사라는 이른바 초이노믹스 정책으로 대출을 크게 늘였으나 효과는 없이 가계부채만 안겨준 상황에서 과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믿는 서민들이 얼마나 될는지 모르겠다.

    정부당국자들은 주택도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에서 가격이 결정된다는 기본원리를 인식하고, 공급을 늘이지 않고 수요 규제에만 눈을 돌리는 어리석음을 벗어나야 한다. 물론 다주택보유자 중에는 정부가 의심하듯 투기자들도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정부가 1970년대 잠실에 소규모 아파트를 대량으로 건설하고 또 1990년대 노태우 정부의 주택 200만호 건설과 같이 국민주택의 공급을 정부가 도맡고 나섰다면 다주택보유자는 설자리를 잃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서민 아파트를 공급하던 주택공사를 토지공사와 합병한 뒤 서민주택의 공급을 포기하고 민간건설업자와 똑같이 경쟁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서민아파트 책임을 다주택 보유자의 투기로 간주하고 있는 어리석음을 자행하고 있다. 우리사회는 이미 서구인들처럼 주택을 소유공간이 아닌 거주공간으로 여길 뿐만 아니라 주택을 하나의 자산으로 간주하는 인식이 보편화 되어서 가령, 농촌에 사는 부모가 도시에서 공부하거나 취업한 자녀를 위하여 그리고 직장관계로 부득이 별거 아닌 별거를 하는 부부의 경우는 반드시 ‘임차’ 해야만 하고 ‘소유’하는 것을 투기라고 단정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또, 자기 집이 있으나 상속이나 혼인 등으로, 또 살던 집을 팔고 새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팔리지 않아서 불가피하게 2가구를 소유하거나 주택을 짓는 개인사업자가 경기불황으로 처분하지 못해서 갖고 있는 주택들까지 모두 투기목적의 다주택보유자로 단정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인식일까?

    정부는 서민주택을 다량 공급하고, 민간업체에는 다양한 형태와 가격의 주택을 공급하도록 하여 이윤을 얻도록 하는 투 트랙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한데도 그 책임을 방기한 채 아파트건설사에게만 획일적인 규격과 가격상한제로 공급을 미루게 만들고 있다. 더구나, 주택보유자들에게 통상적인 보유세인 재산세, 거래세인 양도세과세 이외에 종합부동산세라는 보유재산에 대한 중과세를 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가 하면, 실수요자들에게도 LTV(담보가치인정비율= 주택가격대비 담보대출 범위를 결정하는 비율)를 70%에서 60%로 낮추고, DTI(총부채상환비율= 수요자의 소득대비 대출한도를 결정짓는 비율)를 60%에서 50%로 낮춤으로서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젊은 세대와 노후세대의 주택거래를 막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작 주택구입 실수요자들은 언제쯤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칠까 관망함으로서 주택가격은 끝없는 잠복상태에 빠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저금리시대에 자금이 주식과 부동산시장을 제외하고 갈 곳을 잃고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된 투자처를 찾아나서는 현상을 막을 수 없다고 분석하면서 만일, 정부가 ‘가진 자’에 대한 혐오라고 한다면 다주택보유자뿐만이 아니라 거액의 금융자산을 예치하고 있는 이른바 금수저들이나 고액 자산보유자에 대해서도 어떤 구실을 붙여서라도 강력한 과세정책을 펴야 하고, 나아가 그림․ 서예를 비롯한 골동품 등 환가가 용이한 자산보유자에 대해서도 재산세 이외에 종합부동산세 과세와 같은 중과세 조치를 취하는 것이 과세형평(?)에 맞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아파트 건설은 시멘트․철근 등 건축자재의 생산과 소비를 촉진함은 물론 다수의 건설근로자 고용을 확대시키는 전방연관효과(Forward Linkage Effect)가 가장 큰 업종인데도, 이런 연관효과를 간과한 채 공급을 늘이지 않고 수요만을 규제하는 잘못된 인식은 YS정부 이래 반복되어 정권마다 실패로 끝났는데도 새 정부에서 또 다시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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