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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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된 주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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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생활에서 필요한 의식주 중 특히 주택은 해방 후 외국에서 귀국한 동포를 비롯하여 6.25 전쟁 동안 수많은 피난민으로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리고 1960년대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으로 곳곳에 공장이 세워지면서 농촌노동력이 대거 도시로 몰려들고, 전통적인 대가족제도가 해체되어 핵가족화 되면서 주택부족은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 주택문제는 정부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 주택건설 달성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주택보급률’을 만들었으며, 다른 한편 무주택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1981년 3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국토교통부에서는 5년마다 시행하고 있는 ‘인구주택총조사’에서의 주택과 일반가구수를 기초로 한 주택보급률을 매년 발표하는데, 주택보급률은 [= 주택수/일반 가구수 × 100%]로 환산된다. 통계청의 기준에서 주택이란 ① 영구건물 ② 한 개 이상의 방과 부엌 ③ 독립된 출입구 ④ 관습상 소유 또는 매매라는 4가지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하지만, 여러 세대가 살고 있으나 건축법상 단독주택인 ‘다가구주택’은 1주택으로 계산하고, 빈집도 주택수에 포함하는 등 현실에 맞지 않는 기준이 있고, 또 가족을 구성하여 거주하는 일반가구수에 1인가구도 포함시키고 있다. 아무튼 2002년 6월 처음으로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이래 2016년 말 현재 19,367,696가구에, 주택수 19,877,092채로 주택보급률은 102.6%로 나타났지만, 자가 보유율은 전체 가구수의 절반가량인 56.8%에 그치고 있다. 서울이 가장 낮은 42%이고, 전남이 가장 높은 73.4%이며, 무주택자의 임차형태는 전세 15.5%, 보증금부 월세 20.3%, 보증금무 월세 2.7%, 사글세 0.7%, 무상 4%등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정부는 주택문제가 부동산정책의 전부가 아닌데도 오로지 주택가격 안정만을 부동산정책의 목표로 삼고 있는 것 같다. 지난 6월 23일 국토교통부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부동산투기를 막고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의 도입 필요성을 선언한 이후 한 달여 만에 발표된 ‘8.2 부동산대책’은 집 없는 서민의 주택마련을 막는 주택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서울 강남지역을 비롯한 ‘재건축 단지’와 ‘다주택 보유자’들을 지목하고, 2주택 이상 다주택보유자들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것은 그만큼 주택가격 안정이 사회의 주요문제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직전 정부의 국토부장관도 주택가격이 바닥을 쳤다며 빚을 내어 집을 사라는 이른바 초이노믹스 정책으로 대출을 크게 늘였으나 효과는 없고 가계부채만 안겨준 상황의 후속판에 불과하다.

    물론, 다주택보유자 중에는 정부가 의심하듯 이득을 노리는 투기자들도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주택도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에서 가격이 결정된다는 경제학의 기본원칙을 간과한 채 수요 규제에만 눈을 돌리는 어리석음을 비판한다. 즉, 1970년대 잠실에 소규모 아파트를 대량으로 건설하고 또 1990년대 노태우 정부의 주택 200만호 건설과 같이 국민주택의 공급을 정부가 도맡고 나섰다면 다주택보유자의 초가이윤은 기대하지 못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주택공사를 토지공사와 합병한 뒤 서민주택의 공급을 방임하거나 민간건설업자와 똑같이 경쟁에 나서면서 다주택보유자들을 모두 투기자로 간주하고 있다. 도대체 농촌에 사는 부모가 도시에서 공부하거나 취업한 자녀를 위하여 그리고 직장관계로 부득이 별거 아닌 별거를 하는 부부의 경우는 반드시 ‘임차’ 해야만 하고 ‘소유’하는 것을 투기라고 단정해야 하는지 의문이고, 또 자기 집이 있으나 상속이나 혼인 등으로, 또 살던 집을 팔고 새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팔리지 않아서 불가피하게 2가구를 소유하거나 주택을 짓는 개인사업자가 경기불황으로 처분하지 못해서 갖고 있는 주택들까지 모두 투기목적의 다주택보유자로 단정하는 것이 올바른 인식일까?

    더구나 우리사회도 서구인들처럼 주택을 소유공간이 아닌 거주공간으로 여기는 인식이 크게 늘어나고, 다주택보유자도 자산으로 관리하고 있는 경향을 범죄시 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만일 정부가 이른바 가진 자에 대한 혐오라고 한다면 다주택보유자뿐만이 아니라 거액의 금융자산을 예치하고 있는 이른바 금수저들이나 고액 자산보유자에 대해서도 어떤 묘수를 만들어서라도 강력한 환취정책을 펴야 할 것이고, 나아가 그림․ 서예를 비롯한 골동품 등 환가가 용이한 자산보유자에 대해서도 현행 부동산의 재산세 이외에 종합부동산세 과세와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 과세형평(?)에 맞을 것이다.

    정부는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사의 이윤 추구의 결정으로 다양한 형태와 가격의 주택을 공급하도록 맡겨야 함에도 획일적인 규격과 가격상한제로 공급을 미루게 만들고, 주택보유자들은 통상적인 재산세와 거래세인 양도세과세 이외에 심지어 종합부동산세라는 보유재산에 대한 중과세를 하는가 하면, 생활수준과 자녀들의 성장에 따라 집을 넓혀가려고 하는 실수요자들에게도 주택가격대비 담보대출 범위를 결정하는 LTV(담보가치인정비율)를 70%에서 60%로 낮추고, 수요자의 소득대비 대출한도를 결정짓는 DTI(총부채상환비율)를 60%에서 50%로 낮춤으로서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젊은 세대와 노후세대의 주택거래를 막는 등 철저하게 주택보유자를 혐오하는 인식아래 정책을 펴고 있어서 정작 주택구입 실수요자들은 언제쯤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칠까 관망함으로서 주택가격은 끝없는 잠복상태에 빠지게 된다. 가령, 8.2 부동산대책으로 부동산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자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세종시를 제외한 ‘무풍지대’로 청약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놓고 정부는 추가 지정할 것임을 밝히는 한편 국세청도 다주택소유자와 재건축아파트 매수자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나서는 등 규제에 나섰지만, 긴급하지 않은 다주택보유자들은 정권 바뀌기만을 기다리고, 실수요자들은 여전히 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판단할 때까지 집 장만을 미루게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택도 하나의 자산으로서 저금리시대에 자금이 주식과 부동산시장을 제외하고는 갈 곳을 잃고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된 투자처를 찾아나서는 현상을 막을 수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파트 건설은 시멘트와 철근 등 건축자재의 생산과 소비를 촉진함은 물론 다수의 건설근로자 고용을 확대시키는 전방연관효과(Forward Linkage Effect)가 가장 큰 업종인데도 이런 연관효과를 간과한 채 공급을 늘이지 않고 수요만을 규제하는 잘못된 인식은 YS정부 이래 반복되어 정권마다 실패로 끝났는데, 새 정부에서도 또 다시 설익은 정책을 반복하고 있다. 정부는 당장 서민주택의 다량 공급에 나서고, 민간건설업자에게 가격상한제 폐지와 다양한 가격과 형태의 주택을 짓도록 규제를 풀어야만 주택가격이 안정되고 전방연관효과로 경기가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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