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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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 원전정책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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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정치는 자국의 국가이익을 위해서는 어제의 혈맹도 적이 되고, 어제의 적도 친구가 되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우리는 건국이래 친미정책을 취함으로서 냉전시대에 공산권국가들로부터 미제의 앞잡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받아왔으나, 그동안 괄목하게 성장한 우리의 국력과 국제적인 지위를 감안해볼 때 새 정부가 ‘미중 균형외교’를 내세운 것은 무리한 대외정책이 아니f고 생각한다. 미중 균형외교는 우선 참여정부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발표했던 ‘동북아 균형자론’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북핵위기를 맞아 한미일이 밀접하게 협력해야 할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미국의 MD체제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발표, 일본으로부터는 ‘위안부 문제 TF’로 얕보이는 등 적지 않은 균열 양상을 보이고, 새롭게 접근하려고 하는 중국과도 사드 문제로 2년 가까이 보복조치를 당하다가 이른바 3불합의로 갈등이 해결되었다고 했지만 ‘국빈방문(State Visit)’인데도 방문기간 10끼의 식사 중 고작 2끼만 중국정부 관리들과 함께 했을 뿐 교포들과 길거리 음식으로 식사하고 또 유커(遊客)들의 한국관광도 여전히 금지되는 상황을 지켜보노라면 외교정책이 마치 비탈길을 올라가는 초보운전자의 운전솜씨를 보는 것 같아서 불안스럽기만 하다. 여기에 UN등 국제기구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며 국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극구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했던 외교부장관의 실없는 미소는 공허함을 느끼게 하던 중 대통령의 방중(12월13~16일) 직전인 9일부터 12일까지 대통령비서실장의 대통령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을 방문한 것이 정치권의 핫 이슈가 되고 있다.

    사실 대통령이 직접 외국을 방문하는 대신 특사를 파견하는 것은 세계 각국에서 많이 이용하는 외교방식이다. 그런데, 14년 만에 이뤄진 이번 대통령비서실장의 특사 파견은 출국 다음날에야 언론에 공개되었으며, 방문목적도 불과 한 달 전에 국방부장관이 현지에 파병된 아크(UAE)· 동명부대(레바논) 장병을 격려차 방문했는데도 또다시 장병 격려차 특사를 파견할 만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논란이 시작되었다. 야당은 처음에는 제3국에서 북한대표와 모종의 비밀 회담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더니, 이윽고 MB정부 때 10조에 이르는 UAE의 한국 원전 수주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의 탈 원전정책에 항의하고, 또 MB의 비자금 문제를 수사하면서 자국 왕실의 비밀계좌까지 훑어보는 한국정부에 불만하여 국교 단절까지 거론하며 격렬하게 비난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하여 급파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야당의 의혹제기에 청와대의 애매모호한 태도가 더욱 불을 붙이고 있다. 당초 청와대는 국방부차관과 외교부차관보, 청와대비서실 소속 행정관 2명이 수행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는 국정원 1차장이 추가되고, 수행한 행정관 중 1명은 비서실 직원이 아닌 안보실 소속인 것으로 파악되고, 또 현지 UAE 뉴스사이트인 ‘샤리카 24(Sharjah 24)’의 동영상에 대통령비서실장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왕세제의 면담 자리에 한국이 수주한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총책임자 칼둔 칼리파 알무바라크 UAE원자력공사(ENEC) 이사회의장과 우리 측에서는 MB정부 때 UAE와 원전 수주를 진행했던 한전 해외자원개발자문관이던 국정원 1차장이 배석했다는 점에서 의혹은 더욱 거세졌다. 게다가 대통령특사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는 관련 사진은 물론 발언 내용도 일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야당은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하고 비서실장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비서실장은 이 기간 동안 갑자기 휴가를 내고 국회에 불출석했다. 또, 중동 파견은 급하게 결정 된 탓에 특사단의 비행기 티켓도 일괄 구매하지 못하고 파견단의 자리는 뿔뿔이 배치될 정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탈 원전정책은 원전사고의 위험성이라는 환경보호론자들의 주장과 대통령의 선거공약이지만, 국내의 비등한 반대여론에 못 이겨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가동기간 경과 후에도 수리하여 보통 60년을 사용하는 원전을 우리도 6년 전 7000억 원을 들여 교체한 원전 1호기를 내년에 조기 폐로(廢爐)하고 2029년까지 1차 수명이 만료되는 원전 10기도 모두 폐로하고, 신규 원전 6기 건설은 백지화한다고 수정 발표했다. 그런데, 12월 14일 발표한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은 2030년까지 태양광 33.5GW와 풍력 17.7GW 등 58.5GW의 신재생 발전설비를 짓겠다고 하는데, 발전설비에 약95조~100조원이 투자 되지만 수명은 원전(60년)의 3분의 1인 20년밖에 되지 않아서 원전만큼의 전기를 계속 생산하려면 두 차례나 설비를 새로 설치하는 비용이 수십조 원씩 들어간다. 그러나 조기 폐로를 결정한 월성 1호기 이외에 백지화를 결정한 신규 원전 6기(총 8.4GW 설비)의 건설은 25조원이면 충분하고, 원전을 준공하기만 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동수명은 60년이나 되고 이용률도 80%쯤 되는데 반해서 태양광·풍력의 알맞은 장소가 부족해서 이용률은 15%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우리는 원자로의 설계· 건조와 핵연료들을 모두 국산화에 성공하여 1987년 7월 월성원자력발전소에 적용했고, 2009년 한국표준형 원전을 UAE에 수출하는 등 40년 동안 수많은 원전을 건설 운영하면서 단 한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세계 최고의 원천기술 보유국으로 평가받고 있는데도 원천기술을 포기하고 우리의 자연환경상 적당하지도 않은 신재생 발전설비를 채용한다는 것은 엄청난 국력낭비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자국에서는 탈 원전정책을 취하면서 외국에는 불안한 원전을 판매했다는 UAE의 항의와 단교선언 불사라는 세간의 의혹에도 수긍되는 점을 부인할 수 없고, 만일 진실로 UAE가 국내 기업들에게 원전 공사계약 해지를 통보한다면 국내 원전산업은 치명타를 입게 될 뿐 아니라 75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수주 금액이 날아가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탈 원전정책은 앞으로 원자력연구와 기술개발에 종사하던 수많은 전문 인력들을 길거리로 내쫓고, 월성 1호기 가동중단시점부터 전기부족으로 전력성수기마다 블랙아웃의 위험과 전기 생산을 위한다며 매년 전기요금 인상, 그리고 막대한 신재생에너지 건설비용으로 국민 부담만 크게 늘어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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