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권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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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급인이 완성되어 인도받은 목적물에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하자보수나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곧바로 보수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33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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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례 해설 ]

    수급인이 공사대금을 청구할 경우, 도급인이 목적물에 하자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공사대금의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도급인의 손해배상 청구권과 수급인의 공사대금 청구권은 동시이행관계에 있어 일정부분은 거부할 수 있으나 문제는 하자의 다액과 상관없이 잔대금 전부의 지급을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법원은 이에 대하여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청구권과 공사잔대금 청구는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기는 하지만 동시이행관계는 동액에 한하여 적용되어 거부할 수 있는 잔대금은 손해배상 액수에 상응하는 금액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였다.

    더 나아가 하자가 발생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고 하자보수 청구권을 행사할 것인지 아니면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청구를 행사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결정한 다음 비로소 지급 거절을 할 수 있다고 판시함으로서 도급인에 대하여 다소간의 의무를 부담하였다.

    [ 법원 판단 ]

    1.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이유와 원심판결에 기재된 이유를 합쳐보면, 원심은 원고가 1988.4.27. 피고와 간에 피고소유의 대지상에 이 사건 건물을 공사대금 27,600,000원에 건축하기로 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10.7. 위 건물을 완공한 뒤 피고에게 인도한 사실, 피고가 위 공사대금 중 금 5,590,000원을 아직까지 지급하지 않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건물의 지붕 및 벽면에 누수가 심하고 타일 및 바닥공사가 부실하며 현관문이 부착되지 않는 등 그 보수공사비용으로 금 10,536,900원이 들 정도로 하자가 심하므로 원고가 이를 보수하여 주기 전에는 위 공사잔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취지의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판단하기를, 건축공사 도급계약에 있어서 특별한사정이 없는 한 도급인의 공사대금지급의무와 수급인의 하자보수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전제하고 나서, 이 사건 건물을 완공한 후 1년도 지나기 전에 천정과 벽에 심한 누수현상이 나타나고 욕조의 타일이 떨어져 나갔으며 벽면 곳곳에 균열이 생기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수리하는 데에 상당한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되는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원고가 위 하자를 보수해 줄 때까지 원고에 대하여 위 공사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어서 원고가 하자보수공사를 해주려고 하였으나 피고 측의 반대로 그 공사를 하지 못한 것이라는 원고의 재항변에 대하여 판단하기를, 피고가 위 건물의 1층 스라브 난간. 보일러실 내외벽. 전면벽. 작은 방벽. 주방벽 등에 물이 새고 벽면 곳곳에 균열이 생기는 등 중요한 하자가 발생하자 원고에게 이를 고쳐달라고 요구하였던바, 원고가 이를 보통 있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저 목수를 보내어 대충 고쳐주었을 뿐이고 그 이후에도 위의 하자가 보수되지 아니하여 원고에게 제대로 고쳐달라고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여전히 그 하자가 경미한 것이어서 간단히 조치하면 된다고 하면서 목수. 미장공 등을 보내었던 것이기 때문에 피고로서는 원고의 이런 태도로 보아 위 건물의 하자가 피고의 요구대로 제대로 보수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그 보수를 반대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보수공사를 하지 아니한 책임이 피고에게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판단한 끝에, 원고의 이 사건 도급보수지급청구를 전부 기각하였다.

    2. 도급계약에 있어서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은 수급인에 대하여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민법 제667조 제1항), 그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바(같은조 제2항), 이들 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급인의 보수지급청구권과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음은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다(같은조 제3항, 당원 1987.9.22.선고 85다카2263판결, 1989.12.12.선고 88다카18788판결 등 참조).

    그러나 도급인이 인도받은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것만을 이유로, 하자의 보수나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막바로 보수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는 것인바(당원 1965.4.6.선고 64다1802판결 참조), 도급인이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려면 그 하자가 중요한 경우이거나, 중요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하지 아니할 경우이어야 하고(같은조 제1항 단서), 도급인이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수급인이 그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그 손해배상의 액에 상응하는 보수의 액에 관하여만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을 뿐, 그 나머지 액의 보수에 관하여는 지급을 거절할 수 없는 것이므로(당원 1990.5.22.선고 90다카230판결 참조), 도급인이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것을 이유로 삼아 보수의 지급을 거절하기 위하여서는 먼저, 그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인지, 아니면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인지, 또는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아울러 청구하는 것인지를 명료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은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관한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판단하고 있으나, 원고가 하자를 보수하려고 하는 것에 피고가 반대하였음은 원심도 인정하고 있는 바이므로(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볼 때, 피고가 원고의 하자보수를 거부한 이유가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발견할 수 없지만,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피고가 원고의 하자보수를 거부하고 있음은 명백하다), 피고가 이사건 변론에서도 여전히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있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고 있는 것인지, 그런 것이 아니라 원고의 하자보수를 거부하고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는 것인지, 그 태도가 반드시 분명하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먼저 피고에게 이 점을 석명하도록 한 다음, 만일 피고가 여전히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고 있는 것이라면, 보수하여야 할 하자의 종류와 정도를 특정함과 아울러 그 하자를 보수하는 적당한 방법과 그 보수에 요할 비용 등에 관하여 심리하여 봄으로써(원고의 주장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서 이 사건 건물에 있는 하자가 중요한 것인지, 또는 그 하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더라도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하지 않는 것인지의 여부도 가려보아야 할 것이다), 과연 이 사건 건물에 있는 하자가 그 보수에 요할 비용 등에 비추어 신의칙상 보수지급청구를 전부 거절할 만한 정도의 것인지의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고, 만일 피고가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자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는 것이라면, 원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의 액을 확정함으로써 원고의 보수지급청구권의 액과 비교하여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인정되는 범위를 밝혀보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건물의 하자를 수리하는 데에 상당한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는 막연한 이유만으로 원고의 이 사건 도급보수지급청구를 전부 기각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도급계약에 있어서의 하자보수청구권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석명권의 행사를 게을리 한 채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논지들은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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