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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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무사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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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맞은 정기국회가 12월 8일 본회의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여야는 고질적인 당리당략으로 헌법상 명시된 예산안의 국회의결을 또 넘겼지만, 다행히 나흘 후에 통과시킴으로서 혹독한 비난은 면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 정기국회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사항이라고 한다면 정기국회 마지막 날 변호사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별도의 시험 없이 세무사 자격을 자동적으로 부여한다는 규정 삭제를 내용으로 하는 세무사법개정안을 재석 247명 중 찬성 215명, 반대 9명, 기권 23명으로 통과시켰다는 점일 것이다. 세무사법개정안은 정부에 이송되어 대통령의 공포절차를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안은 변호사출신인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구을)이 초선이던 2004년 17대 국회 때부터 제출했던 의안으로서 변호사 업계의 반발과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이 대거 포진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지연작전으로 3번이나 폐기된 끝에 이번에 의결된 것인데, 국회선진화법 적용으로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직접 본회의에 상정되어 여야 간 합의로 처리된 첫 사례가 되기도 했다. 즉, 국회법 제86조 제3항은 법사위가 이유 없이 법안이 회부된 날로부터 12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지 않을 경우 심사법률의 해당 상임위원장은 간사와 협의하여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부의를 요구할 수 있는데, 이 법안은 지난해 11월 30일 국회 기획재정위를 통과하여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간 뒤 같은 해 12월 법사위 법안심사2소위(위원장 김진태)에 회부됐으나 1년이 경과하자 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이 지난 달 17일 국회의장에게 서면으로 본회의 직권상정을 요구했다. 그러자 국회의장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 국회선진화법 규정을 적용하여 본회의에 상정한 뒤 개정안을 통과시킴으로서 내년 1월 1일부터는 변호사자격을 취득하더라도 세무사자격을 인정받을 수 없다. 그러나 소급입법이 아니기에 기존에 변호사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세무사자격이 유지되며, 앞으로 변호사가 세무사자격을 취득하려면 일반인과 똑같은 과정을 거쳐야 된다.  변호사업계와 세무사업계 간의 갈등은 2003년 12월에 개정된 세무사법에 따라서 2004년부터 변호사자격을 취득한 18,100여명이 세무사자격은 인정되지만 세무사로 등록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고, 이러한 세무사법 제6조의 위헌여부에 대하여 현재 헌재의 심판(2015헌가19)이 진행 중인데, 만일 헌재가 위헌결정을 내린다면 2004년 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들도 모두 세무사로 등록하여 세무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이번 법률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또다른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세무사법개정안의 국회통과 후 변호사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앞으로 세무사 업계에서 조세소송 공동대리권까지 요구할 수도 있다면서 세무사법 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기하자느니, 연 250시간 집체교육과 6개월간 변리사 사무실에서 현장연수를 받으면 변호사에 변리사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의 변리사법을 참고하여 변호사가 일정시간 교육을 이수하면 세무사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세무사법개정 입법을 추진하자는 의견, 그리고 포괄적인 법률사무만 취급할 수 있다는 현행 변호사법을 개정하여 ‘변호사는 세무대리를 할 수 있다’는 명시적인 근거 규정을 신설하자는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변협은 법안 통과 직후 성명을 내고 “개정안은 변호사제도의 근간을 훼손하고, 국민의 선택권을 박탈하며, 로스쿨제도의 도입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변호사에게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다른 직역에서도 폐지 움직임이 가속될 전망이다. 즉, 행정사에게 행정심판 대리권을 허용하는 행정사법개정이 지난해부터 추진되었다가 변호사들의 반발에 좌초되긴 했지만, 현행법상 변호사에게 변리사 자격을 자동으로 주도록 규정한 변리사법도 특허침해소송을 변리사도 대리할 수 있게 하자는 변리사법개정안과 근로감독 과정에서 노무사가 진술을 대리할 수 있는 노무사법개정안 등이 국회 계류 중이다. 또, 공인중개사 등 인접직역에도 변호사의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는데, 12월 13일 서울고등법원은 중개금액에 무관하게 일정액의 보수만 받는 이른바 ‘복덕방 변호사’ A변호사에게 공인중개사법위반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변호사 업무영역에 대한 인접직역의 갈등을 지켜보는 법무사로서는 한동안 법무사들에게도 소송대리권을 달라느니, 최소한 일본의 법제처럼 소액사건의 소송대리권을 인정해달라는 입법청원을 벌이기도 했지만 모두 좌절되었는데, 차라리 변호사의 등기신청대리권을 제한하던지 현행처럼 등기신청대리를 인정하되 법무사에게도 외국의 비즈니스 로이어(Business Lawyer)처럼 공증업무를 부여하여 법조 일원화를 추진하는 것이 어떨는지 싶다. 또, 변호사업계에서는 무엇보다도 변호사의 숫자가 부족해서 각종 전문자격사가 생긴 것이 아니라 고도로 발달한 산업사회의 요청에 의해서 복잡다기한 업무영역의 세분화로 창출된 직역이라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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