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권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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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합건물 분쟁 / 경비용역계약 / 계약해지 ] 경비 용역 계약의 성질이 위임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여부에 따라 계약 해지가 자유로운지 여부 그리고 그에 따른 손해배상 액수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부산고등법원 창원지원 2016나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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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례 해설 ]

    민법상 위임계약에서는 당사자 간 신뢰가 계약의 중요한 전제이므로, 만약 신뢰가 깨어진 경우에는 더 이상 위임관계가 이어질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신뢰 관계의 파탄을 원인으로 한 자유로운 계약해지가 가능하고, 이에 더하여 해지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손해배상 책임이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에 그 외 다른 계약, 특히 도급계약은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일단 일을 개시한 이후에는 다른 계약 상황과 동일하게 자유로운 해지가 불가능하고, 만약 해지를 하게 될 경우에는 그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이 사건에서도 비록 계약의 명칭이 경비용역계약이고, 더불어 “도급”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고 하더라도 실질은 “위임”계약이므로 자유로운 해지가 가능하며 특별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대상판결이 의미있는 것은 위임과 도급계약을 구분하는 기준에 관하여 설시하고 있는 바, 이와 같은 기준을 특히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이다.

    [ 원고 주장 ]

    도급인은 일방적인 계약해제로 인해 수급인이 입게 될 손해, 즉 수급인이 이미 지출한 비용과 일을 완성했더라면 얻었을 이익을 합한 금액을 전부 배상해야 하는 바, 이 사건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계약으로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인 2016. 7. 1.부터 2018. 8. 31.까지의 예상순이익 합계 7,583만3,041원(원고 소속 경비원들의 직접·간접 노무비의 4%)을 지급해야 한다.

    [ 법원 판단 ]

    1) 원고는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이 도급계약임을 전제로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는 반면, 피고는 위 계약이 위임계약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므로, 먼저 이 사건 계약의 성격에 관해 본다.

    가) 먼저 경비업에 관한 사항을 규율하는 경비업법은 경비업‘각종 경비업무를 도급받아 행하는 영업’이라고 규정하는 등 전반적으로 경비업을 도급으로 파악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계약도 ‘경비도급계약서’, ‘도급인’, ‘수급인’, ‘도급금액’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사실이 각 인정된다.

    나) 그러나 이 사건 계약의 법적 성질은 당사자가 붙인 계약서의 명칭이나 형식, 용어 등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그 계약내용의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인바, 앞서 본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계약은 일부 도급계약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업무를 위탁하고 원고가 이를 승낙한 계약으로 당사자 쌍방의 특별한 대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계약의 목적은 원고가 ‘피고가 위탁한 경비대상시설 및 장소에서의 도난, 화재, 기타 혼잡 등으로 인한 위해발생을 방지’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지만(계약서 제1조), 원고로서는 그 목적 달성 여부를 불문하고 경비업무를 수행하면 매달 일정한 보수를 받을 수 있으므로, ‘어떠한 일의 완성’이라는 도급적 요소보다는 ‘일정한 사무 처리의 위탁’이라는 위임적 요소가 더 강하다.
    ② 이 사건 계약에 따르면 원고는 경비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를 경비원으로 배치해야 하고(제12조), 경비원의 근무태만 등이 있는 경우 경비원을 교체해야 한다(제17조). 또한 피고는 입찰공고나 이 사건 계약에서 원고가 고용해야 할 경비원의 직책 및 인원수, 근무시간까지 정하고 있다(제3조, 제15조). 이와 같이 이 사건 계약은 ‘당사자 사이의 특별한 신뢰관계’를 요구하고 있으며, 일정한 일의 완성을 위해 어떠한 노무를 어떻게 제공하는지가 수급인에게 전적으로 맡겨져 있는 도급계약과 달리 피고가 원고에게 경비업무의 수행방법 등에 관해 광범위한 지도·감독을 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③ 나아가 위임계약상 수임인의 복임권 제한(민법 제682조)과 유사하게 원고는 피고의 승인 없이 계약상 권리·의무를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계약상 업무를 하도급할 수 없다(제11조). 또한 원고는 피고의 요구대로 일일 경비상황 등에 관한 경비근무일지를 유지해야 하고(제14조), 계약상 경비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일체의 권한을 피고로부터 위임받으며(제16조),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경비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해야 하는 바(제19조), 이는 수임인의 보고의무(민법 제683조), 선관의무(민법 제681조) 등의 내용과 유사하다.
    ④ 한편 갑 제1, 2,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비록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가 원고와 피고라 하더라도, 입찰공고 및 낙찰자 선정을 포함한 계약체결 과정에서는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주체였던 B가 그 절차를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바,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계약은 실질적으로 B가 공동주택관리법 제63조에서 정하고 있는 관리주체의 업무 중 ‘공동주택단지 안의 경비’ 업무 수행의 일환으로 체결한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공동주택관리법 제52조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선정하는 주택관리업자의 지위에 관해 민법 중 위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

    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이 도급계약임을 전제로 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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