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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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의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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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3일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일․중․베트남․필리핀 등 아시아 5개국 순방차 13일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목적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결속 강화,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증진, 그리고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을 통한 미국의 이익증대 등 세 가지라고 발표했지만, 사실은 19차 공산당 전국대회를 통해서 ‘현대판 중국황제’의 지위에 올랐다고 평가받는 시진핑의 세계 팽창을 견제하면서 역시 ‘21세기 로마제국의 황제’ 지위를 되찾으려고 하는 미국의 입지 강화를 노린 것이다. 일본에 이어 7일 두 번째 방문지로 서울에 오는 트럼프는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과 8일 국회연설을 마치고 세 번째 방문지 중국으로 간다.

    그동안 트럼프는 중국에 북핵위기 해결에 수차 협력을 요구하면서 만일 효과가 없다면 독자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말풍선만 오갔을 뿐 실천은 없었다. 이제 북핵위기의 현장인 한반도를 직접 찾아와서 어떤 판단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사실 북핵문제에 관해서 한반도를 둘러싼 6국 중 미일은 더없이 공조가 잘 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과 혈맹관계여서 진전이 없다. 또, 정작 당사자인 한국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적 해결을 위한 남북대화’라는 입장이어서 미․일로부터 강한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데, 한국은 중국으로부터도 사드 배치가 자국 공격용이라는 억지 주장과 함께 지난 1년 동안 그 보복조치로 중국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의 막대한 손실과 한국을 찾는 유커(遊客)들의 여행제지로 큰 곤경을 겪었다.

    그런데, 10월 31일 외교부장관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Missile Defense) 체계에 참가하지 않으며 ▶한·미·일 안보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른바 ‘3불(不) 약속’을 표명하자, 중국은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즉시 외무부장관의 발언을 한국정부의 ‘약속’으로 받아들인다고 하며 사드문제를 봉합시켰다. 1년 이상 사드 배치에 집요한 보복을 해오던 중국이 왜 갑자기 한국정부의 ‘사과’도 아닌 국회에서의 발언을 ‘한국정부의 약속’이라며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면서 일방적으로 끝냈으며, 또 그동안 중국 진출기업의 수많은 피해와 철수, 그리고 유커들의 한국방문 저지 등에 따른 막대한 손실에 대한 진솔한 사과나 피해보상에 대한 언급도 없이 스스로 족쇄를 풀었는지도 알 수 없으며, 정부는 어떤 이면거래도 없다고 했지만 그 조짐은 오래 전부터 흘러나오고 있었다. 즉, 9월 20일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한중 외무부장관 회담후 중국은 ‘한국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견지하며 앞으로 전술핵을 배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발표했고, 10월 31일 외무부장관의 국회 발언이 나온 뒤 이내 대통령도 국회에서 비핵화를 재천명하면서 한반도에서 한국의 동의 없는 전쟁을 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은 북한을 향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향한 우리정부의 목소리임이 분명하다. 또, ‘한·미·일 군사동맹’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일본의 군사 대국화 가능성도 경계하면서 중국을 소홀이 하지 않겠다며 ‘미․중 등거리 외교’를 주장한 것 등 한국정부의 속내를 미리 중국에 보여준 결과가 아닌가 싶다.

    북한은 핵보유국을 자처하면서 우리정부는 안중에도 없이 G2인 미국과 직접 대화를 요구하며, 중국과도 맞설 것을 호언장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정부의 이러한 태도는 미국의 세계전략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어서 미국과 트러블이 생길 가능성이 많다. 세련된 정치가가 아닌 트럼프가 한미정상회담에서나 국회연설에서 직설적으로 한국정부의 의도와 정면 배치되는 전술핵 재반입이나 사드 추가배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는 한국에 고가의 전투기, 잠수함 등의 구매를 부추기는 한편 한미FTA 전면 개정을 더욱 강력히 요구할는지도 모른다. 사실 객관적 시각에서 볼 때 성주에 배치한 사드는 수도권 방어에 완벽하지 못해서 트럼프가 평택의 미군기지에 추가배치 혹은 성주에 배치한 사드를 전진 배치하겠다고 할 경우에 보수 세력과 야당은 쌍수로 환영하겠지만, 중국은 즉시 한국의 ‘3불 약속’을 내세우며 우리정부를 윽박지를 것이다. 설령 트럼프가 이런 요구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야당과 대학생들이 정부의 ’3불합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침묵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서 트럼프 방한이후 정국은 시끄러워질 것 같다.

    그동안 우리정부는 부분개정은 할 수 있지만 전면 재협상은 절대 없다고 장담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FTA 파기불사 발표가 나오자마자 급속도로 재협상에 응하고 있는 상황이고, 중국과도 사드 갈등이 일단 봉합되었다곤 해도 그동안 진출기업들의 천문학적 피해에 대해서도 보상이나 사후대책도 없는 끌려 다니는 외교의 민낯만 보여주고 있는데, 이제 트럼프와 중국의 정책을 충실히 따르던지 아니면 우리의 독자적인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정부가 중국과 사드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사과나 유감 표시도 받지 못하면서도 매달린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소련․중국과 수교의 물꼬를 텄던 것을 기억하고, 내년 2월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에 중국이 북한의 참가를 유도하여 ‘북한이 참여하는 평화올림픽’을 만들고, 시진핑 중국주석이 개회식에 참석해서 자리를 빛내주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지켜본바와 같이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중국의 소극적 자세 때문이건 북한의 오만이건 크게 기대할 것이 없는데도, 중국을 통한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간절히 요구할수록 중국의 콧대만 높여줄 뿐이다. 우리는 북한의 자발적인 올림픽에 참가를 반대할 필요가 없지만, 그렇다고 구걸하듯 요청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의 핵개발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한국정부만의 비핵화만을 강요하는 편파적인 시각 아래 자국의 세력 확장에 장애가 되는 한미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반대한다는 점이다. 또, 미국도 아시아에서 지위를 강화하고 중국을 포위하려는 세계전략에 불구하고,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에 개입하지 않으며, 중국과 ‘3불합의’한 한국정부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 뻔해서 우리에게 공격적으로 나타날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실체를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은 자주국방을 위한 핵개발 선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핵개발 선언은 대통령의 기본적인 탈원전 정책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당장 미․중․일의 반발에 부딪히는 상황이지만, 국민의 70% 이상이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고 있으며 야당도 반발하고 있어서 대통령의 뜻대로 실천될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무리한 요구만 일삼는 미국이나 중국에 대해서 우리의 주체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 자국의 핵개발 선언 구실을 찾고 있는 일본은 내심 한국정부의 핵개발 선언을 반길 것이지만, 특히 10월 3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핵전문가 A교수는 우리가 핵개발에 나선다면 6개월 이내에 수소폭탄을 개발했다고 하는 북한의 6차 핵실험수준이 가능하며, 현재 원전에 쌓여있는 약50톤가량의 플루토늄을 재처리하면 핵탄두 10,000발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또, 핵확산방지조약(NPT)을 탈퇴하거나 북한처럼 국제사회에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니, 독자적인 핵개발 선언으로 미․중의 샌드위치 신세에서 벗어나고, 핵우산을 빌미로 무기판매와 FTA 재협상에 공세를 펴는 미국의 오만도 무너뜨릴 일거양득의 묘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중국과 사드 갈등 때문에 인도 등지에서 활로를 개척하겠다고 하던 정부가 사드 갈등이 봉합되자 인도 공략은 포기하거나 흐지부지 될 것인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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