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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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 원전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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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대통령의 취임 5개월이 지났다. 통상 새 정부가 들어서면 여야 간에 허니문 기간이 반년정도라고 하지만,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와 대통령의 독단적인 정국운영으로 허니문은 사라지고 구태의연한 비판의 목소리만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은 취임 이래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과거 적폐 청산, 수능 절대평가, 부동산 정책, 건강보험 개편, 아동수당 및 기초연금 지급 등을 발표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공론화과정을 거친 것인지 여부에 대한 논란도 많지만, 선거에서 얻은 41.1% 지지율의 곱절에 이르는 대중적인 인기에 묻힌 채 실천과정에서 국론은 적잖은 불협화음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정권이 바뀌면 정권의 성향에 따라서 정책이 바뀔 수도 있지만, 하나의 정책을 변경하거나 새로이 시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관성과 형평성을 갖추고, 시행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장단점을 분석하고, 나아가 정책시행에 필요한 재원 확보 방안까지 고려되어야 하는데도 새 정부는 이런 민주적 절차를 소홀이 하고 대통령의 개인적 인기에 편승한 경향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걱정스러운 것이 탈 원전(탈핵)이다.

    대통령과 환경보호주의자들이 탈 원전을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원전사고의 위험성이다. 그 결과 신고리 5.6호기는 공론화 결과를 반영하되 신규 원전 6기 건설을 백지화하고, 2030년 설계수명이 다하는 노후 원전 10기도 가동을 중단한다는 것인데, 솔직히 세계 각국에서 크고작은 원전사고가 많이 발생했지만 우리는 지난 40년동안 단한건의 원전사고가 없던 국가다. 게다가 북핵위기로 나라는 미국의 엄포에도 주눅이 들지 않는 북한에 중․러까지 수수방관하는 상황에서 과연 미덥지 못한 미국의 핵우산에 안주하면서 미국의 값비싼 군구물자나 구입하면서 미국의 배를 불르게 해주고, 적대 국가들로부터는 미제의 앞잡이니 하는 비아냥거림을 받고 살아야 하는지 아니면, 독자적인 핵개발선언으로 자주국방에 나서서 우리의 존재가치를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옳지 않은지 선택할 시점에서 오히려 뒷걸음치듯 탈원전정책을 선언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1980년대 초 독자적인 기술로 연구용 원자로의 설계· 건조와 핵연료를 국산화 한 이래 모든 기기의 국산화에 성공하여 1987년 7월 월성원자력발전소의 핵연료를 전량 국산으로 공급하기에 이르렀고, 한국표준원전설계로 2009년 원자로를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하는 등 40년 동안 수많은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 운영하면서도 단 한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세계 최고의 원천기술 보유국으로 평가받고 있는데도 이런 원천기술을 포기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핵잠수함을 건설하겠다는 것은 우습기조차 하다.  사실 핵잠수함은 같은 연료에서 많은 에너지를 뽑기 위하여 농축률이 훨씬 높은 핵연료를 사용하게 되어 원전보다 더 위험할 뿐 아니라 핵잠수함의 사고로 인한 방사능 피해나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등 비용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원전과 다를 바 없다. 핵잠수함은 내부에 소형 원자로를 장착해서 원전과 같은 원리로 전력을 생산하여 잠수함의 동력을 얻는 구조여서 핵잠수함 건설은 모순을 간과한 것 같다. 또, 핵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구소련)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두 나라 모두 사고는 대부분 핵잠수함에서 발생했는데도 탈 원전을 선언한 정부가 핵잠수함 건설을 검토하겠다는 것은 이만저만한 모순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당장 우리보다 앞서 탈 원전을 선언했던 대만에서 금년 8월 블랙아웃으로 64% 지역의 820만 가구가 정전되어 폭염에 대 소동이 벌어졌는데, 산업 피해는 아직 집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이번 정전사태는 전력수급 예측 잘못과 낮은 전력설비 예비율, 그리고 원전 가동 중단이 원인이라고 한다.

    정권이 바뀌자 하루아침에 원전사고의 위험을 이유로 탈 원전정책을 추진한다면, 부족한 전력생산은 어떻게 할 것인지 당장 내년부터 전기요금 인상을 염려하는 국민들이 많다. 정부의 복안대로 탈 원전을 추진할 경우에는 연간 11조원의 전력생산비가 추가 발생한다는 국회입법조사처의 분석이어서 당장 내년부터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원자력연구와 기술개발에 종사하던 수많은 전문 인력들은 국내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져서 외국을 헤매는 신세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자 국내 여론이 갈라지고, 전문가들은 물론 공학도들까지 탈 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성토가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국 전문가들까지 한국이 원전을 태양광으로 대체하려면 서울 면적의 7배에 해당하는 지역을 태양 패널로 덮어야 한다며, 무리한 신재생에너지 대체로 인한 새로운 환경오염 가능성을 우려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고도화된 핵무기 위협보다 원전의 안전성을 더 걱정하는가라고 되묻기까지 한다.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우리의 동의 없이는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고 말하지만, 이 발언이 북한을 향한 것인지 미국을 향한 것인지도 조금은 애매하다. 북한은 ICBM개발 후 우리는 안중에도 없고 미국과 직접 대화하려고 하는 하고, 믿지 못할 미국은 겉으로는 북한의 핵개발을 용납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비밀협상을 벌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양비론만 펴고 있다. 여기에서 당사자인 우리는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한 채 구걸하듯 남북대화만을 제의하고 있는 초라한 상황에서 방향을 잃고 있다. 추석 연휴 동안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험한 말은 상호 에스컬레이터 작용을 하는데도 정작 우리정부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트럼프의 공갈(?)과 엄포에 김정은이 위협을 느꼈는지, 아니면 김정은의 맞대응에 트럼프는 말풍선 이외에 더 보여줄 것이 없어서인지 소강상태에 들어갔지만, 상황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휴화산 같다.

    그런데, 더욱 걱정스러운 일은 10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국방장관과 북한 문제를 논의한 뒤, 어떤 형태의 북한 공격에도 대응하고 핵무기 위협을 막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준비했다면서 전략폭격기 B-1B 편대가 동해와 서해에서 훈련을 벌이던 그날, 대통령은 청와대 5부 요인 초청 오찬석상에서 ‘최근의 안보 위기상황에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다”고 고백했다는 내용이 대서특필 되었다. 지난 7월에도 G20 회의참석 후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우리에게 가장 절박한 한반도의 문제이지만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해결할 힘이 있지 않고, 합의를 끌어낼 힘도 없다”며 무력감을 토로한 바 있는데, 이것은 마치 참여정부 노 대통령이 몇 차례 공개석상에서 토로한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국가와 국민을 안전하게 지켜주어야 할 대통령의 무기력은 자칫 우리의 생존문제를 제3자에게 맡겨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가능성도 있는데,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한국․일본․남아연방 등은 결정만 한다면 1~2년 안에 핵무장 할 수 있는 국가로 분류하고 있고, 또 국내 과학자들도 6개월 정도면 3400개 이상의 핵개발이 가능하다고 하는 상황에서 우리정부는 미국 군수물자 팔기에 능란한 기업가 출신 트럼프 대통령의 허풍에 놀아나는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 소총을 수천 개 더 보유한다고 해서 대포 한방을 막을 수는 없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지금이 독자적인 핵개발과 함께 핵잠수함 개발을 선언할 최적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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