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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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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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초순 미국에게 7함대 항공모함기지와 공군기지가 있는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엄포했던 북한은 8월 21일부터 24일까지 연례적인 을지연습 훈련이 끝나자마자 26일 동해안에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하더니, 사흘 뒤인 29일 새벽 5시 57분 평양시 외곽인 순안비행장 부근에서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전문가들은 8월26일 발사한 미사일은 남한을, 그리고 29일  29일 발사한 최대고도 550㎞로 발사후 29분 동안 2700㎞를 날아가 북태평양에 떨어진 화성-12형 미사일은 액체 연료량을 줄여서 2700㎞를 발사한 것이지만 괌까지의 사정거리 2400㎞를 훨씬 능가하는 것이어서 방향만 흑카이도 동쪽으로 바꿨을 뿐 사실상 괌을 겨냥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이렇게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도발을 자행하는 것은 이미 남한은 안중에 없고, 미국과 대등한 지위에서 대화하겠다는 봉남통미(封南通美)정책의 표시다.

    그런데, 8월 29일의 미사일 발사 후 한반도를 에워싼 한․미․일의 반응은 크게 달랐다. 먼저, 일본정부는 미사일 발사 4분 만에 궤도를 추적하기 시작하여 NHK 방송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낙하시점까지 실시간으로 생중계 했으며, 미사일이 날아가는 흣카이도(北海道)의 12개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방송을 했다. 그리고 오전 7시 8분 총리 관저에서 즉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여 총리가 주재하면서 일본 영공을 침범한 심각하고 중대한 도발이라며 즉시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구하는 한편, 오전 9시 30분부터 40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로 대응책을 논의했다. 지난 5월 일본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정보만 전달해왔지만, 앞으로는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탐지한 시점부터 주민들에게 알리겠다고 밝힌 뒤 처음으로 생중계와 함께 피난 경고방송을 한 것이다. 특히 그동안 북한이 과거 일본 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 발사 시에는 사전에 시간대와 낙하 예상해역을 통보했으나 이번에는 전혀 예고가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만일 미사일 궤도를 비행하는 여객기나 낙하지점을 항해하는 선박이 있었다면 엄청난 피해가 벌어졌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정거리가 1000km 내외이면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1000~5000km이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5000km을 넘으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분류하는데, 북한은 구소련에서 전술용으로 개발되었던 사정거리 100km 정도인 스커드 A형 미사일과 700km 정도인 C형을 개량하여 약2000km의 대포동 1호와 3500~ 6000km의 대포동 2호를 개발하고, 핵 기술은 우크라이나에서 빼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북한의 핵기술을 믿고 싶지 않은 입장에서는 정밀도며 대기권재진입기술 등을 트집 잡고 있지만, 이미 소형화․ ICBM급 사정거리 등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다. 즉, 북한이 5월 14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화성-12형(IRBM)은 고각발사로서 비행거리 780㎞, 최고 고도 2110㎞이었지만, 30∼45도의 정상 각도로 발사했다면 최대 사거리는 4500∼5천㎞로 추정되어서 태평양 건너 미 본토 공격도 가능한 거리다. 또, 미․일 양국 정상은 “이번 미사일 발사는 전례 없는 심각한 위협으로서 두 나라가 대북 압력을 한층 강화하고,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는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긴급 소집된 유엔안보리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다.

    그러나 우리정부는 당일 7시에 청와대에서 NSC 회의가 열렸지만, 대통령은 불참하고 안보실장이 회의를 주재했다. 지난 7월 31일 북한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 발사 직후에도 미․일 양국 정상은 52분간 통화했지만, 대통령은 휴가 중임을 구실로 일주일이 지난 8월 7일에야 트럼프와 전화통화를 했다. 8월 26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3발 발사후 열린 NSC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고, 이번 북한의 도발 직후 미국․일본은 물론 러시아까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난하는데도 유독 ‘방사포’라고 추정하는 등 그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도발을 비판하는 성명도 내지 않았다. 물론 대통령의 이런 일련의 자세는 남북대화에 미련을 갖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도 굴하기는커녕 오히려 깔보듯이 포격지점을 적시하면서 ICBM을 발사하고 우리정부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는 상황에서 남북대화를 기다린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게다가 미․일은 이미 수차 북한과의 대화는 없다며 확고한 방침을 밝힌 것과 배치되는데도, 남북대화를 요구하며 잇달아 벌어지고 있는 한반도 사태에도 여유로운 미소를 짓는 제스처, 마치 남의 나라 상황처럼 방관하는 듯한 자세에 국민들의 불안과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참여정부 당시에도 북한의 도발로 야기된 한반도 안보위기에서 미․일 양국은 북한에 호의적인 한국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대북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는데, 혹시 또다시 한반도 문제에 한국이 배제되는 ‘코리아 패싱’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도 있다.

    이런 국민들의 불만을 의식한 듯 정부는 뒤늦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하루 전에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고 했지만, 일본이 미사일 발사과정 생중계며 주민대피 방송 등을 생각하면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다. 또, 지난 8월 24일 사거리 800㎞의 미사일 2발과 500㎞ 탄도미사일 1발 등 3발을 연속 발사한 동영상을 뒤늦게 공개하면서 한․미 미사일지침상 사정거리 300㎞로 제한되었던 탄도미사일을 2012년 800㎞로 늘인 뒤 개발된 500㎞ 탄도미사일은 이미 실전배치하고, 800km 탄도미사일은 이번에 마지막 실험을 했다고 했지만, 북한은 이미 사정거리 300∼500㎞의 스커드미사일 약600기, 사정거리 1300㎞인 노동미사일 약200기를 실전 배치한 상태다.  결국 한미 양국은 미사일 지침을 고쳐서 유사시 북한의 지하시설까지 파괴할 수 있도록 탄두 중량을 1t 이상으로 늘이는 문제를 한국 측이 요구하는 대로 개정하기로 합의했다.

    11세기에 유럽과 아시아가 200년 동안 벌인 십자군 전쟁(1077~1270)에서 창과 칼로 무장한 유럽의 기사단은 총과 화약으로 무장한 아랍에 패하여 중세가 무너졌듯이 대등한 무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역사적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는 대화가 없다고 공언하는데도 매티스 국방장관은 외교적 대화를 추구하겠다며 엇박자를 하고 있는 것은 정치 경험이 없는 기업가 출신 대통령과 정통군인 출신 장관의 인식 차이로서 그 저변에는 말풍선으로 북한이 움츠릴 줄 알았던 트럼프의 오판과 베트남 전과 아프간 전쟁의 늪에 빠졌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장관의 현실주의가 얼버무려진 것이어서, 정부가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한다면 자주국방을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 우선, 정부는 당장 북한의 미사일에 대응하는 실전배치 미사일의 숫자를 대폭 늘리고, 탄두 중량도 대폭 확대 해나가야 할 것이지만, 미국의 전술핵의 재배치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세계 각국에서 한국의 핵기술이라면 18개월 정도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고 평가하는 능력을 발휘하여 핵무기 개발을 선언함으로서 칼에는 칼. 총에는 총으로 대응하는 자주국방을 선언해야 할 것이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 맞장을 뜨자는 북한이 우리정부와 대화에 나서리라 믿는 것은 저자세 외교이자 굴종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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