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권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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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계약 / 계약의 효력 발생 요건 / 가계약금 ] 아파트의 동ㆍ호수만을 지정하는 계약에 목적물만 특정되어 있을 뿐 분양대금의 액수, 목적물의 인도 시기 등 계약의 중요 사항이 정해져 있지 않고 장래에 이를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도 없는 경우, 위 계약을 분양계약이라고 할 수 있는지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5다3443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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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례 해설 ]

    대상 판결의 아파트는 수분양자들이 일명 가(假)계약금을 지불한 이후에 아파트 분양대금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즉, 수분양자들이 동·호수만 지정되고 그 외 어떠한 내용의 조건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가계약금만 지급한 이후, 시행사가 분양 대금을 올리기 위해서 가계약한 수분양자들을 뒤로하고 새로운 수분양자들과 계약을 체결함으로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원론적으로 계약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계약 체결 당시 계약의 중요사항이 확정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지 않는 바, 계약이 성립된 것과 성립되지 않은 상황의 법률적 효력은 극명히 다르므로 이 사건에서도 계약이 체결된 경우라면 시행사가 임의로 계약을 해제하지는 못하였을 것이다.

    대상판결에서는 계약의 기본 법리를 그대로 원용하여 단지 동·호수만 확정되고 기타 분양대금의 액수, 목적물 인도시기 등 중요사항에 관하여 전혀 정하여져 있지 않다면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시공사는 기존 수분양자들에게 가계약금에 해당하는 금원만 반환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 대법원 판단 ]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내용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의사가 합치되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있으면 충분하다. 한편 당사자가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표시한 사항에 대하여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은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51650 판결 등 참조).

    아파트 등을 분양하기로 하는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분양 목적물 외에 분양대금의 액수, 목적물의 인도와 소유권이전등기 시기 등 계약의 중요 사항이 정해져 있거나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아파트의 동·호수만을 지정하는 계약(이하 ‘동·호수 지정계약’이라 한다)에 목적물만 특정되어 있을 뿐 그 밖에 분양대금의 액수, 목적물의 인도 시기 등 계약의 중요 사항이 정해져 있지 않고 나아가 장래에 이를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하여 구속력이 있는 합의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위 계약을 분양계약이라고 할 수는 없고, 나중에 분양계약을 체결한 경우 동ㆍ호수만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을 뿐이다.

    위와 같은 이 사건 동·호수 지정계약의 내용, 체결 경위와 시기, 이 ○○아파트에 관한 정식 분양계약의 체결 시기와 내용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피고는 이 사건 동·호수 지정계약 당시에는 사용승인일 이후에야 계약조건을 변경하여 분양계약을 체결할 의사로 소외인에게 분양계약의 청약을 유인하고 소외인에게 동·호수를 확보해 주기로 한 것일 뿐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피고에게 이 사건 동·호수 지정계약을 통해서 이 ○○아파트 ○○○동△△△호에 관한 분양계약조건을 확정적으로 변경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당시 피고와 소외인 사이에 계약조건 변경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매매의사 합치와 의사표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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