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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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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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경제주체간의 계약에 국가권력이 개입하게 된 것은 1919년 바이마르 헌법에서 수정자본주의원리가 도입된 이후이지만,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 국가권력의 개입이 미치지 않는 영역은 거의 없다고 할 정도이다. 7월 15일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 시급(時給) 최저임금을 금년의 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했는데, 이것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대통령선거공약을 달성하기 위한 첫 단계인 셈이다.  1988년 1월 31일 발효된 ‘최저임금법’은 1인 이상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 근로자의 최저임금 결정과정에 국가의 개입을 규정하고, 만일 이보다 저임금을 지급하거나 최저임금을 이유로 종전 임금을 낮출 경우에는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징역과 벌금은 병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사정 대표 27인으로 구성된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의결된 최저임금은 고용부장관의 결정으로 확정되지만, 사실상 노사위원이 아닌 정부대표 위원의 의견으로 결정되는 셈이다.

    매년 8월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도록 한 법규보다 약20일 일찍 확정된 이번 조치는 아직 ‘시급 1만원 시대’를 맞이할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인데도 정부의 무리한 공약 추진이라는 비판과 함께 부작용이 클 것 같다. 돌아보면 성장과 수출위주의 경제경책을 추진하던 1960~70년대에 정부의 기업주를 편애하는 입법과 정책으로 소외받던 근로자들이 1980년대 민주화 이후 봇물 터지듯 거센 요구로 지금까지 정부와 기업은 매년 감당하기 벅찬 곤욕과 노사분쟁을 겪고 있는 사실에서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오랫동안 정부가 기업주에게 더 많은 파이가 돌아가도록 근로자의 몫을 줄인 결과여서 일응 수긍되는 점도 있지만, 그동안 부를 축적하거나 여력이 없는 소규모 영세자영업자에게까지 최저임금위원회라는 중립적 기관(?)의 이름을 빌린 강요는 고려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현실은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회복하지 못해서 기업도산과 금년 6월말 현재 청년실업이 11.1%에 이르고 있으며, 한국경영자총협회의 발표에 의하면 전체 근로자의 13.6%에 달하는 266만3000명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급여를 받고 있고, 이들 저임금자의 98.7%는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근로자의 87.3%는 3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소상공인의 27%는 월 100만원의 영업이익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정부가 적극 개입해서 파이를 나눠준다 해도 근로자 측은 여전히 최저임금이 물가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불만이고, 영세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부담을 반발한다.

    우선, 최저임금법이 적용되는 대상기업을 1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한 소규모 사업자와 근로자사이에 까지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경제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의미는 있을는지 몰라도 너무 무리한 적용범위라고 생각된다. 또, 업종과 업무의 질에 따라 최저임금을 차등 구분하지 않은 채 획일적인 최저임금제의 적용, 그리고 법적 처벌을 무기로 최저임금제의 강제는 소규모 자영업자의 몰락과 그나마 좁은 노동시장을 더 좁힘으로서 오히려 근로자들을 길거리로 쫓아내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 둘째, 정부에서 말하는 최저임금이란 가족수당, 기술․자격수당 등 각종 수당을 제외한 매 시간당 지급하는 임금을 의미하기 때문에 단순 아르바이트 직이 아니라면 1일 8시간 일한다고 할 경우에 8만원을 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최저임금제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들 근로자들이 9급 공무원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게 된다고 비아냥하기도 한다. 따라서 정부가 인식하고 있는 최저임금과 법원이나 사회에서 인식하고 있는 최저임금에 커다란 갭을 메울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

    셋째, 대통령 선거공약의 실현이라는 목표에 급급한 나머지 실업률이 높고, 낮은 물가상승율과 기타 경제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인상률 16.4%는 지나친 측면이 있다. 2008년 법 제정이후 올해까지의 임금인상액과 인상률을 살펴보면, 2009년 4000원, 2010년 4110원, 2011년 4320원, 2012년 4580원, 2013년 4860원으로 전년보다 6.1%, 2014년 5210원(7.2%), 2015년 5580원(7.1%), 2016년 6030원(8.1%), 2017년 6470원(7.3%) 등이었으나, 올해 16.4% 인상은 1988년 최저임금제법 시행이후 처음 1000원 이상 인상했을 뿐만 아니라 연평균인상률 7.4%의 두 곱 이상 오른 최초의 사례이다. 물론, 정부는 최저임금이 확정되자 즉시 지난 5년간 연평균 인상률(7.4%)을 초과한 부분(9%)에 대해서는 3조원의 예산을 지원해주겠다고 발표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일시에 너무 많은 인상률과 함께 그 부족분을 세금으로 벌충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포풀리즘이며, 외환위기 이후 금년 1/4분기까지 20년 동안 은행, 보험, 카드회사, 조선업체 등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무려 168조7천억 원에 이르지만, 거액의 혈세를 공적자금으로 투입했으나, 과연 몇 개의 기업이 회생하고, 또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전혀 회수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지출로 또다시 수렁 속에 발을 담그려 한다고 비판한다.

    넷째,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중 가맹점이 가장 많은 편의점은 3만5000개가 넘는데, 24시간 운영하는 특성상 점포당 평균 5~6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여 약18만 명 이상이 일하고 있다. 이들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수입의 약25%로서 임대료 등을 포함한 영업비 비중과 비슷하지만, 내년부터는 그 비중이 27% 이상으로 커지면서 문을 닫는 편의점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다섯째, 선거공약의 실현이라는 목표에 급급한 나머지 반발이 미약한 영세사업자를 타깃으로 삼으면서 위반한 업주에 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한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한 것 등은 지나친 조치여서 2020년 시급 1만원이란 선거공약 달성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인상률 재조정과 함께 불이행자에 대해서도 벌금이 아닌 과태료로 바꾸고, 그 액수도 크게 낮춰야 한다. 나아가 국가와 사회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의 결정을 현행 고용노동부 산하 위원회가 아닌 대통령이나 국회 소속으로 이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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