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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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산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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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청에서는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했지만, 열흘 가까이 비소식이 없어서 애태우던 농민들에게 뒤늦게 쏟아지는 장맛비는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지난겨울부터 눈이 거의 내리지 않고, 봄이 되었어도 비도 내리지 않아서 이앙기가 되었어도 모내기를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국민의 66% 이상이 도시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스위치만 켜면 전깃불이 켜지고, 수도꼭지를 틀면 맑은 물이 콸콸 쏟아지는 현실만 바라보면서 정작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물 부족을 실감하지 못했다.

    사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100~1400㎜로서 크게 부족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여름철에 편중되고 있어서 문제다. 또 국토의 70% 이상이 20% 이상 경사지여서 비가 내리면 단시간에 하천을 거쳐 바다로 흘러가기 때문에 물 관리의 지혜가 필요한데도 이것을 소홀이 해서  유엔은 2003년 한국을 ‘물 부족국가’로 낙인찍기까지 했다. 금년 6월 말까지의 강수량은  109.3㎜로서 1973년 기상청에서 통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하며,  전국에서 가장 가뭄이 심한 대전․ 충남의 경우에는 지난해의 강수량 262.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른 지방의 사정도 엇비슷하다. 전국 저수지의 평균저수량도 26.9%에 불과해서 이 상태가 일주일이상 지속된다면 식수까지 제한급수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7월이 되면서 장맛비 덕택에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그런데, 불과 열흘 남짓 사이에 장맛비가 쏟아지면서 일부 지역이긴 해도 가령, 충북 청주 지방은 하루 동안 무려 296mm가 쏟아져 농경지가 침수되고 생명을 잃는 재난이 발생하는 등 이젠 물난리 걱정을 하게 되었다. 이달 하순께 장마가 그치면 또다시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태풍 피해도 미리부터 두렵다.

    이처럼 부족해도 걱정, 많아도 걱정인 비에 대해서 정부는 이것을 천재(天災)로만 책임을 돌린 채 가뭄이나 수해 때마다 긴급재해지역을 선포하거나 재정지원 등의 정책에 급급하고 있으나 보다 긴 안목에서 물 관리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일찍부터 물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은 우리 조상들은 2000년 전인 삼한시대에 김제 벽골제, 제천 의림지 등 저수지를 만들었지만, 현대정부는 개발이라는 이름아래 무분별한 도시화, 산업화의 후유증으로 지하수 고갈을 초래하더니 그 업보를 톡톡히 받고 있는 셈이다. 물론, 역대정부는 상수도는 물론 농공업용수와 발전소 기능까지 가능한 대형 댐을 많이 만들고 4대 강 개발로 준설과 보설치 공사도 많이 했지만, 이것은 하드웨어만 만들었을 뿐 소프트웨어에는 거의 외면해왔다. 무분별한 택지개발과 도시계획, 그리고 수익성 있다는 골프장 건설에 혈안이 되어서 산과 들을 마구 파헤쳐 수맥(水脈)을 절단하고 수계(水系)를 파괴해버린 어리석음을 저지른 것이다. 그 결과 절단된 수맥은 영영 다시 회복되지 못하거나 새로운 수맥을 형성하게 되기까지에는 수십 년 내지 수백 년이 지나야 할 것이다. 예전에는 어른의 키 2~3배정도인 4~5m만 파면 맑은 샘물이 콸콸 솟아났지만, 지금은 보통 5~600m 이상을 굴착해야만 지하수 구경을 할 수 있을 만큼 수맥이 깊어졌다. 또, 요즘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도시의 크고 작은 싱크 홀(Sink hole)은 곧 파괴된 지하수맥으로서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징벌이다. 농촌이나 어촌에서는 이런 싱크홀 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사실이 그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1970년대부터 자연보호운동을 전개했지만, 한번 훼손된 자원은 복원되지 않는다는 엄중한 법칙을 깨닫지 못하고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삼은 어리석음을 반성해야 한다. 또, 정부의 물 관리 정책도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 저수지나 댐에는 장마나 태풍으로 홍수도 많이 저장되고, 물이 침전하면서 저수지 밑바닥에 토사가 점점 쌓여서 저수지나 댐의 실질 저장량은 크게 줄어드는데도 당국에서는 떠내려 온 부유물 제거에만 급급하고 댐 건설 당시의 저수량만을 통계기준으로 삼는 것은 물 관리의 기초인 실제 저수량과 큰 갭이 있다. 과문한 탓인지 몰라도 아직까지 정부에서 갈수기에 댐이나 저수지의 토사를 준설했다는 뉴스는 듣지 못했다. 게다가 예전에는 비가 오면 대부분 땅에 스며들고, 스며드는 속도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릴 때에는 개울을 따라 흘러내리는 등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평소에도 그만큼 대지에 물이 많이 젖어있어서 지금보다 덜 더웠지만, 지금은 도시나 농촌의 주택이며 아파트, 도로는 물론 심지어 공원의 산책로까지 대부분 포장되어서 약간의 비만 내려도 스며들 곳이 없는 빗물은 금방 하수구로 빠져나가버린다. 이제 공원은 물론 마당의 정원수조차 대부분 상수도 꼭지에서 틀어주는 물을 받아먹고 사는 실정이다.

    이렇게 온 세상을 콘크리트 포장이나 아스팔트, 대리석 등으로 흙을 덮고 있다 보니, 세상은 태양의 복사열로 더욱 뜨거워서 낮에도 무덥고 해가 진 밤에도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熱帶夜)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물이 가득 찬 논이 많은 농촌에서는 도시보다 한결 시원하고, 겨울철에 각종 에너지를 소비한 열기가 배출된 도시의 하늘에서는 눈이 덜 내리고 덜 춥지만, 농촌에서는 많은 눈이 내리고 더 추운 현상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정부는 당장 불필요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포장한 마당이나 공원, 골목길 등을 모두 걷어내어 숨쉬지 못하고 죽어버린 땅이 빗물을 빨아들이고 다시 살아나게 해야 한다. 그래서 비가 그치면 축축이 젖은 흙속에서 기어 나와 말라죽은 지렁이들을 구경하고 싶다. 또, 기후변화로 가뭄이 일상화된 현실을 직시하고 지역 간 크고 작은 저수지를 많이 만들고, 심각한 물의 수급균형을 위해서 수계(水系)의 상호 연결로서 여유 있는 수자원이 바다로 버려지는 낭비를 막아야 한다. 어리석은 인간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대지는 더 더워져서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인간이 저지른 환경재앙으로 인간의 종말이 더 빨리 도래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치산치수는 권력이 아니라 인간의 슬기로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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