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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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돗개와 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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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정상회담 차 미국을 방문한 대통령 관련 뉴스 보도를 읽으면서 가슴이 철렁함과 동시에 또 하나의 신용비어천가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에 대하여 불쾌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아래는 국내 주요 신문 및 통신사들이 보도한 기사 그대로의 내용이다.

    ‘워싱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6월 28일 오후 전용기편으로 출국한 대통령은 ‘기내 첫 일정’으로 수행한 청와대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택했다. 기자단의 요청이 있기도 했지만, 역사적인 첫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신의 생각을 한 번 더 밝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데다 언론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려는 평소 대통령의 지론도 반영됐다. 기자단 좌석을 돌며 일일이 악수를 나눈 대통령은 선 채로 20분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질문에 말을 이어가던 중 갑자기 난기류가 발생해 기체가 1분 가까이 흔들렸다. 주변에 있던 참모들은 깜짝 놀랐고, 천장을 짚거나 의자를 붙들고 있어야 할 정도였다.

    대통령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고, 참모들은 대통령이 중심을 잃지 않게 팔 등 신체를 붙잡았다.당시 대통령 옆에는 홍보수석과 대변인, 경호실장, 정책실장, 외교부 장관 등이 서 있었다. 대통령 전용기의 기자석 앞에 선 채로 마이크를 잡은 대통령의 몸이 순간 ‘휘청’했다. 급작스러운 난기류로 기체가 흔들린 탓이다. 불안정한 기류로 기체가 1분 넘게 심하게 흔들렸지만, 젊은 시절 특전사에서 복무하면서 군용 수송기의 거친 비행에 단련된 대통령은 전혀 당황한 기색 없이 말을 이어갔다. 대통령 주변에 같이 서 있던 참모들이 말렸지만, 대통령은 이를 물렸다. 경호실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문 대통령에게 자리로 돌아갈 것을 권유했고, 윤 수석도 간담회를 중단시키려 했지만 문 대통령은 “1분만 더하겠다”며 말을 이어갔다.

    “대통령님! 규정상 앉으셔야 합니다. 청와대 기자단 여러분!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주영훈 경호실장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

    “조금만 더 하겠습니다”(문재인 대통령)

    간담회가 끝나자 참모들은 즉각 회의를 열어 당시 아찔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수행 관계자는 “당시 기체가 흔들린 상황에 많이 놀랐지만, 더 놀란 것은 대통령께서 전혀 당황하지 않던 모습”이라며 “그런 상황에서도 끝까지 언론과 소통하겠다는 대통령을 보면서 ‘외유내강’의 모습을 느꼈다”고 말했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사고는 예고가 없다. 그리고 이처럼 기체가 요동하는 난기류 상황에 경고등이 켜지고 기장의 안내방송까지 있었다면 승객은 당연히 자리에 앉아서 안전벨트를 매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항공법 위반은 둘째치고 이 사실을 목격한 언론들은 대통령의 무모한(?) 행동을 비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특전사 운운하며 아첨하듯 칭송하는 말은 올바르지 못하다. 현 정권은 대통령의 탁월한 능력이나 그의 선거공약이 우월해서가 아니라 직전 정권과 여당의 무능, 부패에 대한 반사효과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리고 41% 지지로 당선된 대통령이 83~4%의 지지를 얻으며 고공행진하는 것은 직전 대통령의 불통, 무능에 기인한 것이지만, 언론들이 정권 실세들을 칭송하는 목소리가 신문, 방송, 잡지에 가득차고 있는 것은 정도를 넘은 것 같다. 물론 새 정권이 출범하는 시기에 덕담으로 한두 마디로 칭송하는 것은 좋지만, 마치 출생할 때부터 비범한 조짐을 안고 태어나 평범한 일반인과 다른 성장을 거쳤다는 등의 미사여구는 당면한 우리의 현실을 타개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마치 500년 고려왕조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건국했던 이성계를 칭송하는 세종의 용비어천가를 빗댄 신용비어천가라느니 문비어천가라는 말도 들린다.

    우리 현대사에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등 살아있는 권력에 굴종하는 언론의 좋은 예는 박정희와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가장 노골화 했으며,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외국 언론들은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혹독한 비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언론들은 한결같이 ‘건국이후 최초의 여성대통령’에만 초점을 맞춰서 보도한 수첩공주의 말로가 어떠했는지 잘 알 수 있다.  새 정부의 국무총리도 인사청문회 장에서 서슬이 퍼렇던 1980년대 현역기자이던 때 신군부 실세인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위대한 영도자’라며 찬양 기사를 썼다고 지적받는 것을 지켜보았다. 총리후보자는 격론 끝에 임명이 되었지만, 노동자연대라는 시민단체에서는 ‘학살자 전두환 찬양한 어용기자- 문재인은 이낙연 총리 지명 철회하라’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렇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회의 목탁인 언론이 최고 지도자의 입에 맞는 언행을 하는 것은 또 하나의 무소불위의 독불장군을 만드는 것은 아닐는지 걱정스럽다. 일찍부터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말해 왔는데도 우리 언론은 잘 감시하는 진돗개가 아니라 어느 때부턴가 잘 길들여진 푸들처럼 변해버린 것에 가슴에 손을 얹고 조용히 반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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