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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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그리고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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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뭄이 심각하다. 사람은 물론 세상의 모든 생물은 물 없이 살 수 없다. 도시에서는 수도꼭지를 틀면 언제든지 물이 콸콸 쏟아지고 있으니 아직 가뭄을 실감하지 못하지만, 전국 방방곡곡은 심각한 가뭄에 한숨소리가 높다. 지난겨울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서 저수지는 진즉에 바닥을 드러내서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져 있고, 모내기를 하지 못한 논에서는 사막처럼 흙먼지만 풀썩이고, 모내기를 마친 논도 제대로 물을 머금지 못한 모들이 발육부진 상태로 있다. 게다가 묘판(苗板)에서는 이앙하지 못한 묘가 늦가을의 갈대처럼 고스란히 말라죽어 있어서 농부가 아니더라도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짠하게 한다.

    사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100~1400㎜로서 크게 부족하지는 않다. 그러나 대체로 여름철에 편중되고, 또 국토의 70%이상이 20%이상 경사지여서 비가 내리면 단시간에 하천을 거쳐 바다로 흘러가는 단점이 있다. 옛날부터 치산치수는 제상학이라 하여 제왕의 최고덕목으로 삼았지만, 물을 가둬서 사시사철 이용할 수 있는 저수지는 삼한시대 김제 벽골제에서 잘 알 수 있다. 정부에서도 상수도, 농공업용수와 발전 기능까지 가능한 대형 댐을 많이 만들고, 4대강 개발이라는 준설과 보설치 공사도 했지만, 그것도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는 6.25. 전쟁과 무분별한 남벌 그리고 땔감으로 벌거숭이산을 만들었고, 비만 오면 벌거숭이산에서 흘러내리는 산사태로 매년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곤 하다가 1960년대 이래 주거환경개선과 지속적인 산림녹화사업으로 이제 벌거숭이산은 사라진지 오래지만, 연례행사처럼 물 걱정을 하는 것은 한 마디로 그동안 정부의 물 관리 정책이 너무 안이하고 소홀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우선 내린 빗물을 가둬두는 노력이 매우 부족했다.

    저수지나 댐에는 맑은 물 이외에 홍수도 많이 저장되는데, 홍수는 토사가 가라앉으면서 저수지 밑바닥에 점점 쌓이게 되어서 저수지나 댐의 실질 저장량은 크게 줄어들지만, 물을 관리하는 당국에서는 갈수기에 토사를 준설하거나 치우지 않은 채 댐 건설 당시의 저수량만을 통계기준으로 삼고 있어서 실제 저수량과 큰 차이가 난다. 또, 예전에는 비가 오면 대부분 땅에 스며들고, 스며드는 속도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릴 때에는 개울을 따라 흘러내리는 등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비가 그치면 축축이 젖은 흙속에서 기어 나와 말라죽은 지렁이들을 숱하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지렁이를 거의 볼 수 없다. 지금 도시나 농촌의 집, 공공도로 심지어는 공원의 산책로까지 대부분 포장되어서 약간의 비만 내려도 스며들 곳이 없는 빗물은 금방 작은 하수구로 빠져나가서 마당의 정원수조차 상수도꼭지에서 틀어주는 물을 받아먹고 사는 실정이다. 게다가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무분별한 택지개발과 도시계획, 그리고 수익성 있다는 골프장 건설에 혈안이 되어서 산과 들을 마구 파헤쳐 수맥(水脈)을 절단하고 수계(水系)를 파괴해버린 우리의 업보도 크다. 그렇게 흙을 밟지 못하고 자연 그대로 두지 못하게 하는 지 모르겠다. 그렇게 절단된 수맥은 영영 다시 회복되지 못하거나 새로운 수맥을 형성하게 되기까지에는 수십 년 내지 수백 년이 지나야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흙과 저수지가 물을 머금지 못하게 되면서 예전에는 어른의 키 2~3배정도인 5m가량만 파면 샘물이 콸콸 솟아났지만, 지금은 보통 5~600m 이상을 파고 있다. 그 결과 도시의 도로나 골목마다 크고 작은 싱크 홀은 곧 파괴된 지하수맥으로서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징벌이라고 생각한다.

    올해의 강수량은 1973년 기상청에서 통계를 시작한 이후 45년 중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한다. 전국적으로 가장 가뭄이 심한 대전 충남의 경우 지난해의 강수량 262.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09.3㎜라고 하며, 다른 지방의 사정도 엇비슷하다. 전국 저수지의 평균저수량도 26.9%에 불과해서 앞으로 이 상태가 일주일이상 지속된다면 식수까지 제한급수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매일 하늘만 바라보고 사는 요즘 기상청의 일기예보는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하고 있다.

    몇 년 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한손으로 꼽을 만큼 값비싼 첨단 관측기구를 도입했다고 대대적으로 자랑했지만, 정작 기상청에서는 그 관측기구를 다룰 줄 몰라서 엉터리 예보만 남발하여 오히려 이전보다 일기예보가 더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며칠 전부터 주말인 23~4일경부터 장마가 시작될 것이라고 하더니, 정작 그날이 다가오자 29~30일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장마전선이 시작해서 대전지방에는 7월 3일께부터 비가 내릴 것이라고 슬쩍 말을 바꿨다. 사실 여부는 7월이 되어야 알 수 있겠지만, 고스란히 열흘 정도 예측이 빗나간 셈이다. 그렇지만, 장마가 시작된다고 해도 장마전선은 물러났다가 북상하기를 반복하면서 비도 평년(158.6㎜)보다 훨씬 적게 내릴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지난겨울부터 지금까지 극심한 가뭄으로 농촌에서는 이앙도 못하고 저수지도 바닥이 난 상황이 내내 현안이었는데도 대통령선거가 끝난 직후부터야 왜 갑자기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으며, 혹시라도 직전의 대행체제에서 감당능력이 없게 되자 적당히 묵살하고 넘긴 것은 아닌지, 또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아서 짐짓 외면하고 있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최근 몇 년 동안 장마철이 되어도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은 채 장마가 끝나고, 장마가 끝난 뒤에 불어오던 태풍도 지난해에는 단 한 차례도 없어서 전국은 일 년 내내 심각한 가뭄을 겪었다. 지난해 장마기간 동안에 전국적으로 내린 평균 강수량은 332.1㎜로 평년(356.1㎜)보다 적었고, 2015년에도 전국 평균 강수량은 239.8㎜에 불과했다.

    겨울철에도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서 ‘겨울가뭄’이라는 용어까지 생겨나기도 했는데, 이것은 한반도 상공이 중국발 황사며 미세먼지로 오염되어 대기의 온도를 높여서 눈이나 비를 막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눈 내리는 겨울에도 각종 에너지를 소비한 열기가 배출된 도시의 하늘에서는 눈이 덜 내리고 덜 춥지만, 농촌에서는 많은 눈이 내리는 현상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이제 정부는 재난지역 선포나 제한급수 같은 발등의 불을 끄는 일도 급하지만, 무분별한 난개발을 가급적 제한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이 일상화된 현실을 인식하고 지역 간 물 수급의 심각한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서 수계(水系)의 상호 연결로서 여유 있는 수자원과 바다로 버려지는 물의 효율적인 배분과 활용을 심각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또, 빗물을 많이 가둬둠으로서 가뭄을 이겨내는 방법이 필요하지만, 당장 불필요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포장한 마당이나 공원 골목길 등 우리주변을 모두 파헤치는 것도 땅을 살리고 가뭄을 해소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메마른 대지는 더 더워져서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데, 어리석은 인간이 저지른 환경재앙으로 인간의 말세가 더 빨리 도래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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